월급도 못주는 지방자치구

월급도 못주는 지방자치구 상당수 구청 재정 바닥…단체장들 방만경영 논란
기사입력 2010.12.03 15:45:47 | 최종수정 2010.12.04 10:33:25

부산시 사하구청은 올해 퇴직하는 공무원 10여 명에게 지급할 13억여 원의 퇴직금을 마련하지 못해 내년 초에 지급할 예정이다. 사하구청은 사실 올해 내내 직원 월급을 주는 데도 쩔쩔맸다. 대전 동구청은 직원들의 12월 월급을 주지 못할 뻔했다. `2010년 정리추경안`에 6급 이상 직원들의 12월분 임금 13억여 원을 포함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치구청의 재정난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성남시 모라토리엄 선언이 엄살을 떤 것이라면 자치구는 이미 부도상태나 다름없다`는 자조섞인 말까지 나온다. 우선 부동산 경기 침체로 광역단체가 자치구에 지원하는 재정교부금 및 보조금이 크게 줄고 있다. 이에 따라 퇴직금을 제때 주지 못하고 월급과 각종 수당의 예산을 세우지 못하는 자치구가 허다하다. 특히 자치구민 생활과 밀접한 청소대행비, 사회복지 예산 등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행정마비` 상황까지 우려되고 있다. 단체장들의 방만한 구정 운영 탓도 크다.

최근 `월급 지불 유예 논란`을 빚은 대전 동구청은 재정자립도 12.2%로 전국 꼴찌 수준이지만 청사 건립 등 `감당하지 못할`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면서 재정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많다.

광주광역시는 자치구들이 공무원 임금과 청소대행비 등을 지급하기 어렵게 되자 재정교부금과 보존금 200억원을 긴급 편성해 나눠줬다. 광주의 한 구청장은 "매년 구비와 매칭펀드 형태로 세워지는 사회복지 예산은 급증하는데 자치구 세수는 증가하지 않아 이 상태로는 도저히 살림을 꾸려나갈 수 없을 지경"이라면서 "연말만 되면 광역단체에 손을 내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동구청은 내년 예산안 1424억원 중 120억원을 세우지 못했다. 소방도로와 노후 하수도 교체사업 등 필수사업 예산 57억원이 빠졌다. 여기에 직원 월급 40억원, 사회복지 예산(매칭펀드) 7억원, 국ㆍ시비 보조사업 예산(매칭펀드) 8억원, 청소대행경비 8억원도 마련하지 못했다. 세수가 마련되지 않으면 내년 9월부터는 관내 청소를 못하게 된다. 국ㆍ시비에 구비가 포함되는 매칭펀드 사업은 단 한푼도 반영하지 못해 지원받은 예산을 모두 반납할 형편이다.

[조한필 기자 / 박동민 기자 / 박진주 기자 /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