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 24일 울진원전의 방폐물을 처음으로 방폐장 내 인수저장시설에 반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의원ㆍ시민단체, 인수저장시설서 저지 시위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 원전도입 30여년만에 역사적인 첫 운영을 시작했다.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은 24일 울진 원전의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1000드럼을 경주 방폐장에 처음으로 들여왔다.
◆방사성 폐기물 1000드럼 첫 반입…일부 시민 반발로 한때 반입 지연
이날 공단이 방폐물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경주 시의원과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이 방폐물이 보관될 인수저장시설을 버스로 막아서며 시위를 벌여, 반입이 2시간 넘게 지연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인수저장시절에 드러눕는 등 몸싸움을 벌이는 이들도 있었다.
정오 무렵부터 특수 저장용기 125개에 나눠 실린 폐기물 1000드럼이 차례로 인수저장시설에 반입되며, 시위는 일단락됐다. 이날 전용선박 편으로 해로를 통해 운송된 울진 원전의 방폐물은 인수저장시설에 2012년 말까지 보관된 후, 지하처분장이 완공되면 그곳으로 옮겨져 최종 처분될 예정이다.
이번 방폐물 반입으로 경주시 특별지원금 3000억원 가운데 남아 있는 1500억원은 경주시 특별회계로 이체되고, 드럼 당 63만7500원의 반입 수수료가 지급된다. 반입수수료의 75%는 경주시에 귀속되고, 25%는 공단이 지역발전사업비로 사용한다.
- ▲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조감도
◆원자력발전 도입 30여년 만에 독립된 시설 갖춘 첫 방폐장
이날 방폐물 1000드럼의 반입으로 지난 1978년 4월 국내 최초 원전인 고리 1호기가 가동에 들어간 지 32년 만에 독립된 시설을 갖춘 방폐장이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지난 32년간 한국은 20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8기를 건설하고 있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운영능력을 보유하는 국가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동안 쏟아냈던 원전 방폐물들은 그동안 각 원전의 임시저장시설에 보관됐다.
민계홍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이사장은 “경주 방폐장에 중저준위 폐기물이 도입됨에 따라, 원전의 안전한 운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울진과 월성의 임시저장고는 이미 포화 상태고 우리 인수저장고보다 더 열악하기 때문에, 경주 인수저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안전성에서도 훨씬 낫다”고 말했다.
경주 방폐장은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다. 방폐물 영구보존 시설인 지하처분장이 현재 건설 중인 상태다. 방폐물 인수 및 보관용으로 지어진 인수저장시설은 방사선 누출을 차단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인수저장시설 내의 방사선은 흉부 엑스선 단층촬영검사 때(연간 6.9밀리시버트)보다 낮은 연간 6밀리시버트 이하로 관리된다”며 “외부에는 환경방사선감시기 6대가 설치돼 방사선량을 지역 주민들이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안전성 염려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