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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개켜는 대권잠룡들-野<2011

화이트보스 2010. 12. 26. 10:52

기지개켜는 대권잠룡들-野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새해를 맞는 야권 잠룡들도 대선 고지를 바라보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가 대여 강경 투쟁을 계기로 한나라당 출신이란 `꼬리표'를 떼고 당에 착근하고 있는 가운데 정세균, 정동영 최고위원은 정책 능력과 조직 기반을 다지면서 언제든 경쟁에 뛰어들 기세로 정국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민참여당의 유시민 정책연구원장도 잇단 정책 발표를 통해 몸풀기에 들어간 모양새고, 다른 잠재적 주자들에 대한 진보진영내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선 민주당 안팎에서는 예산무효화 장외투쟁이 정리되는 시점에서 손 대표 등 `빅3'의 주도권 경쟁이 가시화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손 대표는 취임 100일째를 맞는 신년 1월10일쯤 연두 기자회견을 갖고 당의 개혁과 변화에 대한 구체적 대안과 비전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대권후보 손학규'로서 시동을 거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를 통해 10.3 전당대회 승리 직후 10%대까지 치솟았다 다시 한자리대로 주저앉은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느냐도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손 대표가 제색깔 내기를 시도하면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도 대권행보에 나서거나 최소한 본격적인 손 대표 견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햇볕정책 등 정체성이 걸린 정책 현안을 두고 손 대표에게 잇따라 견제구를 날렸던 정동영 최고위원은 복지와 평화를 두 축으로 선명성 경쟁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 이후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경력과 개성공단 등의 업적을 부각시키며 남북문제에 대해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0.3 전당대회에서 3위에 그친 뒤 와신상담해온 정세균 최고위원도 신년 초 대선정책 구상을 맡을 독자 싱크탱크를 출범하는 등 재기의 날갯짓을 시작한다.

   야권의 한 축인 친노(親盧) 세력과 지지 내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점은 그만의 프리미엄으로, 이는 향후 대권 가도의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당내 지지세 확대와 함께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와 지지율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 원장은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고정 지지층을 기반으로 보폭 넓히기와 함께 외연 확대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보육수당 도입, 임대주택 확대 등 분야별 릴레이 정책 토론회를 열고 있으며, 새해 벽두 외부 강연 일정도 줄줄이 잡혀 있다.

   2월쯤에는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펴내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국가의 모습과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80년대 운동권 출신 40대를 뜻하는 486 거물들이 경쟁에 가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광재 강원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중 일부도 차기를 노릴 후보군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는 '차차기'를 노리지 않겠느냐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지만 기존 후보군의 지지도가 전혀 상승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세대교체의 깃발을 들며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맥락에서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도 무시못할 잠재적 주자로 분류되고 있다.

   야권의 불모지인 영남출신에 지방대 출신이란 핸디캡이 같은 영남에다 상고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오버랩'되며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이른바 '노무현 학습효과'인 셈이다.

   실제 과거 노무현 후보와 거의 흡사한 정치적 자산을 가진 후보로서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을 분리시키고 텃밭인 호남과 충청권 표를 엮어 수도권에서 승부를 걸면 여권의 어느 후보와 붙어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하는 견해가 적지 않다.

   김 지사 외에 친노 쪽에선 서울시장 후보였던 한명숙 전 총리와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이름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특히 문 전 비서실장의 경우 본인이 정치할 의사가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대권의 방향타가 돼온 부산 출신인 데다가 사시 출신의 엘리트이고 도덕적 이미지를 갖춰 가장 잠재력있는 대안 후보로 여겨지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후보군을 이룬 여권의 상황이 야권과 연동될 수도 있다.

   박 전 대표가 독주체제를 갖추면 김두관, 문재인 등 `영남 후보론'이 뜨고, 김문수 경기지사가 부상하면 지지층과 이미지가 겹치는 손학규 대표가 득세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민노당 등 군소 야당과 친노세력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도 야권의 `도토리 키재기' 식 경쟁구도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