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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가 위험하다`

화이트보스 2011. 3. 15. 15:54

도쿄가 위험하다`(종합)

2호기 격납용기 손상, 방사능 누출 우려
원전 부근서 북동풍 불어, 10시간내 도쿄로

이데일리 | 임일곤 | 입력 2011.03.15 12:59 | 수정 2011.03.15 14:01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광주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15일(현지시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와 4호기에서도 연쇄 폭발이 발생, 방사성 물질이 대량 유출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총리가 원전 주변 주민들에게 실내 대피를 촉구한 가운데, 방사능 물질이 바람을 타고 10시간 안에 도쿄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경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폭발이 일어났으며, 오전 9시38분경 4호기 원자로가 있는 건물 4층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밝혔다.

도쿄전력측은 4호기 화재에 대해 "수소폭발인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며 "연료가 손상돼 수소가 발생할 경우 폭발할 수 있지만 아직 어떤 폭발인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에다노 유키오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수소폭발이 맞다고 확인했다.

이에따라 지난 12일 후쿠시마 제1원전 1호기 폭발과 전일 3호기가 수소 폭발로 건물 지붕과 외벽이 날라간 데 이어 이날 세 번째, 네 번째 연쇄 폭발이 발생했다.

원자로가 차례로 폭발되면서 방사선 물질 누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번 2호기 폭발 직후 방사능량은 법적 허용치를 초과했으며 2호기의 격납용기도 손상됐다. 격납용기는 원전에서 사고가 날 경우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설비다. 이 설비가 손상됐다는 것은 방사선 누출 가능성이 큰 것을 의미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호기 폭발 이후인 오전 8시31분경 원전 정문 모니터링 지점에서 시간당 8217 μSv(마이크로시버트) 방사선량을 측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번 지진 후에 측정한 방사선량 중 최고치다. 또한 일반인들의 연간 피폭한도인 1000 μSv 보다 8배 높은 수치다.

간 나오토 총리는 이날 오전 11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2호기 원자로 폭발로 인해 노심용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원자로 냉각장치가 정지되면서 내부 열이 상승해 연료인 우라늄을 용해함으로써 하단부가 녹는 현상을 말한다.

방사선 물질 누출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바람도 북쪽에서 남쪽으로 불고 있어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는게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는 오전 8시 현재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바람이 불고 있다. 기상청은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남쪽으로 약 50㎞ 떨어진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는 오전 8시 현재 초속 1.5m의 북동풍이 관측되고 있다. 또한 북쪽으로 떨어진 센다이시에서도 북동풍이 관측되고 있다.

문제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지 않고, 더욱 세차게 불 경우 일본 수도인 도쿄 지역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쿄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남서쪽으로 240km 떨어져 있어, 방사능 물질이 바람을 타고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도쿄 주재 프랑스 대사관 관계자는 이번 폭발로 약한 수준의 방사선 물질이 바람을 타고 10시간 안에 도쿄에 도달할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실내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간 총리도 원전 주변에서 방사선 물질 측정치가 높아지고 있으며, 원전 30km 지역의 주민들은 실내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인근 지역 주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조용히 실내에서 머물기를 당부했으며, 정부는 방사선 누출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쿄에서는 이날 오전 방사성 물질이 평소보다 높게 측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도 정부는 이날 오전 7시경 도내 대기 중에 떠도는 부유물을 관측한 결과, 핵 반응 생성물질인 요오드와 세슘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방사선량은 전날 정상 수준보다 23배 높은 시간당 0.809 μSv(마이크로시버트)로 관측됐다.

일본 정부는 각 지방 정부에 방사선량을 측정할 것을 지시한 상태다.



▲ 일본 내 방사능 피해 우려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