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안함 사건 1주기인 26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46 용사 추모식이 엄수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빈들과 악수하고 있다. / 신종현 기자
1주기 추모식 참석.46용사 묘역 참배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 1주년인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1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 대통령은 추모식에 앞서 현충원 내 보훈가족쉼터에서 천안함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일일이 악수하며 위로했고, 아버지를 잃은 어린 자녀들은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청와대 천안함 유족 초청 행사에서 1억원을 성금으로 냈던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와 목숨을 잃은 46용사의 묘역을 매일 수습하는 고(故)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씨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일부 유족은 이 대통령을 보자 그동안 애써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다”면서 “세월이 가도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윤씨에게 “지난번 청와대에 와서 보내주신 돈으로 무기도 샀다”면서 “가족들 모두 한이 맺혔을 텐데 어머니가 거꾸로 나에게 용기를 주셨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윤씨가 “아들의 원수를 갚아 달라”고 하자, 이 대통령은 “이 사람들(희생자)이 죄가 있느냐. 우리가 못 지켜준 것으로, 다 우리 잘못”이라면서 “앞으로는 진짜로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유족들과 함께 천안함 46용사와 구조작업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의 묘역을 참배해 이들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젊은 나이에 숨진 장병의 묘비를 일일이 돌며 어루만지고, 유족들이 올려놓은 가족사진을 비롯한 유품을 보면서는 아무 말 없이 짧은 탄식을 내뱉았다. 이 대통령은 민평기 상사의 묘비 앞에선 어머니 윤씨가 “피눈물 흘리는 줄 알겠죠”라고 눈시울을 붉히자 “어머니, 아버지가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 너무 속상해 말고...”라며 다독였다.
한 준위의 묘비 앞에는 초등학교 교사가 된 아들 상기씨와 함께 섰다. 이 대통령은 “당시 날씨도 차고, 어렵다고 했었는데 자기 후배를 건지려고 그런 것”이라면서 “우리의 영웅이었다”고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관련 희생자의 묘역을 참배한 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사망한 해병대원들이 묻힌 곳도 찾았다. 이 대통령은 고(故) 서정우 하사와 고(故) 문광욱 일병의 묘역에 헌화하고, 묘비 사이에 세워진 ‘여기 연평도 포격전 참전 해병 고이 잠들다’라고 적힌 표지석을 쓰다듬으며 애도를 표시했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추모식은 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요인과 전사자 유가족, 천안함 승조원, 정당 및 각계 대표, 군인, 시민, 학생 등 4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추모영상물 상영, 헌화ㆍ분향, 추모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악수로 인사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