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고령화에 대한 준비

102세 작곡가·104세 판사 美 노익장들 "나는 멋진 현역"

화이트보스 2011. 4. 1. 22:31

102세 작곡가·104세 판사 美 노익장들 "나는 멋진 현역"
기사입력 2011.03.10 17:17:31 | 최종수정 2011.03.10 17:47:2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미국을 주름잡는 노익장들 (하) 90~104세 ◆

"80세를 넘어 90세, 100세에도 뛴다."

워싱턴포스트 웹진 슬레이트(www.slate.com)에 따르면 90세가 넘는 나이에도 현역으로 뛰며 미국 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노익장`이 수두룩하다. 이들 특징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책을 펴내고 방송을 진행하며 오랜 경험과 지혜로 세상 사람들 눈길을 사로잡는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새로움을 찾아 끊임없이 일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급 오디오기업인 하먼인터내셔널 창업자로 유명한 시드니 하먼은 92세인 지난해 8월 워싱턴포스트에서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를 사들여 주간지 발행인으로 변신했다.

영화계 산증인 엘리 웰라치는 올해 96세다. 그럼에도 그는 80세 이후 15개 영화에 출연했고 2006년 자서전을 펴냈다. 그는 "지속적인 활동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며 "늙었지만 훌륭하다는 평판을 듣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올해 92세인 미국 포크음악계 대부이자 반전가수인 피터 시거는 89세에 그래미상을 받았다. 특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피날레를 장식했고 1만5000명이 운집한 가운데 90회 생일 축하 콘서트를 열어 놀라운 열정을 선보였다.

`20세기 음악의 혁신자`로 통하는 작곡가 엘리엇 카터는 올해 102세를 맞았다. 지난 20년간 70여 곡을 썼지만 90세 이후 무려 40곡 이상 곡을 썼다. 101세에도 `세월이 어쨌기에(What

are years)`를 작곡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90세인 모던 재즈피아니스트 에이브 브루벳은 지난해 1959년에 내놓았던 앨범 `타임아웃(Time Out)` 업데이트판을 50주년을 기념해 내놓았다. 이 앨범은 최초로 100만장 이상 팔린 재즈앨범이다. 90세 생일을 기념해 열린 콘서트에서는 수준 높은 선율을 선보였다.

레이건 대통령 주치의 출신으로 미국 공중위생국 장관을 지낸 에버렛 쿠프는 95세 나이에도 전국을 누비며 금연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부의 보건정책을 비판하며 오바마 행정부를 고발하기도 했다.

보험업체이자 투자은행인 아메리칸파이낸셜그룹 칼 린드너 회장은 91세이던 지난해 3000만달러를 기부해 미국 신시내티에 정신건강 센터인 `린드너 희망센터`를 설립했다.

94세 건축가인 I M 페이는 91세 나이에도 카타르 소재 이슬람 예술 박물관을 설계하는 등 전 세계를 돌며 건축설계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올해 104세인 웨슬리 브라운은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판사로 임명돼 올해 49년째 재판업무를 맡고 있는 미국 최고령 현직 판사다. 미국 캔자스주 연방지법 판사로 기력이 달려 산소탱크에 의지한 채 재판기일이 짧은 형사사건을 주로 맡지만 판단력과 논리력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존 폴 스티븐슨은 1975년 대법원 판사로 임명된 이래 90세인 지난해 6월 은퇴했다. 91세 나이에도 강연과 투고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으며 일주일에 몇 차례씩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93세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아이젠하워 대통령부터 조지 W 부시 대통령까지 조언자로 활동했다. 가끔 설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91세인 앤디 루니는 CBS 간판프로그램 `60분(Minutes)` 진행자로 미국에서 가장 유머감각이 뛰어난 사람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주 평균 시청자 수가 1320만명에 달했다. 2009년에는 `지혜와 위트의 60분`을 펴냈으며 요즘도 매주 1편씩 칼럼을 쓰고 있다.

"유대인은 이스라엘을 떠나야 한다"는 말실수로 물러난 백악관 브리핑룸의 `살아 있는 전설` 헬렌 토머스 기자도 올해 91세다. 비록 아쉽게 은퇴했지만 그녀는 천직을 68년이나 지킨 베테랑 기자였다.

올해 97세로 운명한 전설적인 보디빌더 잭 라레인은 95세에 11번째 책 `영원히 젊게 살기`를 펴냈다. 매일 채소와 과일만 먹은 보디빌더로 알려져 있다.

이들 노익장은 `멈추지 않는 도전`으로 인생을 아름답게 탈바꿈시켰다. 뒤로 물러나 세월을 관망하지 않고 계속해서 `아름다운 도전`을 만들어갔다.

[최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