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원 중단 상태서 아동 등 심각한 영향 받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전직 국가수반(首班)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 회원 3명이 26~28일 방북 중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외에도 후계자 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카터 전 대통령은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 회견 등을 통해 "이번 방북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북한의 초청을 받아 가는 것이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면담 여부는 아직 통보받지 못한 상태"라며 이같이 밝혔다.
- ▲ 북한 초청으로 북한 식량지원과 인권,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6일 방북하는‘디 엘더스(The Elders)’가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그로 브룬트란트 전 노르웨이 총리, 마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AFP 연합뉴스
카터 전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 북한은 절대 미리 누구를 만날지 알려주지 않고 항상 자기들이 결정해 왔기 때문에 현재로는 알 수가 없는 상태"라고 말해 북한이 이번 만남을 주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한국이 현재 북한에 식량지원을 중단한 상태에서 아동, 임산부 등 식량 부족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는 북한 사람들이 있다"는 말로 북한의 식량난 책임을 한국에 돌렸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2년 동안 핵 실험, 미사일 발사,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UEP) 시설 공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도발한 것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카터 전 대통령은 28일 북한 방문을 마친 후 서울을 방문, 기자회견을 열고 방북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정부는 카터 전 대통령 일행이 모두 국가수반 출신임을 고려, 외교·통일부 장관이 면담키로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만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에 방북하는 엘더스 회원은 카터, 마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 그로 브룬트란트 전 노르웨이 총리,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