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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금이 대거 몰려온다>“중국어 못하면 물건 못팔아요”

화이트보스 2011. 6. 14. 14:00

중국 자금이 대거 몰려온다>“중국어 못하면 물건 못팔아요”

명동 가보니… 中관광객 밀물·日 관광객 썰물

문화일보 | 박정경기자 | 입력 2011.06.14 12:11

 




"환잉광린! 구커 웨이왕 푸우"(歡迎光臨, 顧客爲王服務 : 어서오세요, 손님을 왕처럼 모시겠습니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대형 화장품 매장 입구. 점원이 유창한 중국어로 인사를 하자 지나가던 5명의 중국인이 가게 안으로 발길을 옮겼다. 상하이(上海)에서 왔다는 양양(34)씨와 친구들은 20분이 넘게 점원의 설명을 듣고 각자 5~6개의 상품을 구매했다. 가게 매니저 김모(여·30)씨는 "올해는 일본인보단 중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어 하루 평균 중국인이 50명 이상 방문한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은 일본인 관광객보다 씀씀이가 큰 편이라 친절하게 설명하면 가격에 개의치 않고 풀세트로 구매해 매우 중요한 고객"이라고 말했다.

인근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 역시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백화점 명품 가방 매장에서 막 쇼핑을 마치고 나온 대학생 릴리(22)씨는 올 들어 벌써 두번 째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백화점에서 명품가방, 한국 화장품, 가전제품, 옷 등을 다양하게 사간다"며 "백화점에 중국인 통역이 있어 쇼핑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5월까지 중국인들이 카드로 결제한 금액이 52억2600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해 카드 매출액 34억8000만원을 훨씬 웃도는 액수로, 전년 동월과 비교했을 때도 159.5%로 성장한 수치다.

명동 일대 상점과 백화점은 이 같은 중국인 특수를 매출로 연결시키기 위해 중국어 간판을 새로 만들거나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 채용 등 갖가지 전략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M브랜드 화장품 가게 점원은 "매장 직원의 반절이 조선족"이라며 "중국어 실력이 출중하고 중국 손님들 비위를 맞출 수 있는 사람을 찾다보니 조선족을 채용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한 커피 전문점에서 만난 아르바이트생 김모(23)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어만 하면 됐었는데 요즈음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져 중국어가 필요하다"며 "손님들에게 인사하고 주문받는 정도만이라도 중국어로 하기 위해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소들도 중국인 고객 맞이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소공동 롯데백화점은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중국어 통역을 8명으로 늘렸고, 핫라인을 구축해 콜센터에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관광공사 중국팀 관계자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는 89만명으로 일본인 관광객 수 138만명보다는 적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중국인 관광객 수는 9% 늘고, 일본인은 5% 감소했다고 밝혔다.

박정경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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