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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북한人權 고발' 행사 난장판 만든 민노총

화이트보스 2011. 8. 23. 14:37

대학생 '북한人權 고발' 행사 난장판 만든 민노총

입력 : 2011.08.22 23:27 / 수정 : 2011.08.23 05:56

 

지난 20일 밤 민노총 시위대가 대학생 단체들이 북한인권 고발 영화를 상영하던 서울광장에 몰려가 행패를 부리는 바람에 행사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국대학생포럼·북한인권학생연대·LANK(한동대 북한인권및개발법률협회) 등 7개 단체 400여명은 이날 낮부터 시민들이 북한에 보내는 편지 낭독, 탈북민의 연주와 노래공연, 북한인권 사진전을 가진 후 저녁 8시 10분부터 북한인권을 고발한 미국인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틀었다. 그런데 오후 5시부터 서울 상공회의소 앞에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등을 주장하며 집회를 한 민노총 시위대 4000여명이 집회 후 소공로·을지로 등을 누비며 도심 교통을 마비시키다가 서울광장으로 몰려왔다. 민노총 시위대는 대학생들 행사장 옆에 별도 무대를 차려놓고 스피커 볼륨을 최고로 올려 운동가요를 틀어댔고 영화 스크린 쪽으로 생수통을 던지거나 대학생들에게 "(아르바이트비로) 10만원 받고 왔냐?", "너희들 어용이지? 안전 보장해줄 테니 집으로 돌아가라"며 얼굴에 물을 끼얹기도 했다. 밤 11시 15분엔 대학생들 행사장으로 전기를 공급하던 전력선을 누군가 칼로 끊어 행사가 중단됐다.

대학생 단체들은 지난 6월 22일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서울시에 제출해 정식 승인받았고 52만원의 광장 사용료도 냈다고 한다. 민노총은 서울광장에서 집회허가를 받지 않은 채 대학생들이 두 달 전부터 준비한 북한인권 고발 행사장에 떼거리로 밀고 들어가 난장판을 만들어버렸다. 불법 집회가 합법 행사를 망가뜨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것이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은 종북(從北) 단체들 기세에 눌려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자유롭게 비판하는 북한의 참담한 인권 상황에 대해서 말도 못 꺼내는 나라가 돼버리는 건 아닌지 황당하기만 하다. 민노총은 합법적인 행사를 훼방이나 놓고 다니면서 김정일 정권 사수(死守)단체 역할이나 하려면 간판에서 '민주'라는 단어부터 떼어내야 할 것이다.

경찰은 당시 6000명이 인간띠를 만들어 서울광장을 반으로 갈라 민노총과 대학생 단체들이 충돌하는 걸 막았을 뿐 민노총의 행패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고 한다. 불법 시위대가 활개치고 다니면서 합법 행사장을 묵사발로 만드는 현장을 이 나라 경찰이 구경만 했다는 얘기다. 경찰이 합법을 지켜주지 못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불법마저 방관해버린다면 그런 경찰은 공권력(公權力)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

[오늘의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