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 후폭풍] 20대 취업, 30대 보육, 40대 노후… 어느 하나 희망이 안 보인다
큰 기대, 큰 분노 - 청년 일자리 300만개 창출, 사교육비 절반으로 축소… 복지 확대 등 약속했지만 팍팍한 삶 안바뀌어 배신감
그들만의 잔치 - 30대기업 매출 50% 늘었지만 실질 청년실업률은 20% 넘어, 비정규직 임금 정규직의 절반… 피부로 느끼는 경제성장 없어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다가 이번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범야권 박원순 시장을 찍은 20~40대는 "현 정부의 무능에 배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약속한 것도 제대로 안 했을 뿐 아니라, 그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제 대통령' 믿었는데, 배신"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생활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당 부분의 책임이 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학교 3학년 이모(25)씨는 "대학교 입학할 때 400만원 대출받고, 지금껏 3번 학자금대출을 받았다"며 "돈이 없어 어학연수는 꿈도 꾸지 못하고 '스펙(취업을 위한 학점 등 조건)' 경쟁에서 떨어져 취업도 쉽지 않아 앞날은 생각하기조차 싫을 정도로 불안하다"고 했다.
회사원 조모(34)씨는 "맞벌이를 하는데 13개월 된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 아내가 아이 때문에 휴가를 냈다가 대리 승진에서 탈락하고 울었다"며 "'아이 키우는 걱정 없애주겠다'고 말하더니 도대체 이게 뭐냐"라고 했다.
인천 의 아파트를 전세 주고 서울 은평구 빌라에 전세 살고 있는 강모(47)씨는 "인천의 전셋값은 그대로인데, 서울의 전셋값은 올라 최근에 대출만 5000만원을 받았다"며 "인천의 아파트만 팔렸으면 빚은 안 지는데, 손해를 보고 팔겠다고 해도 매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 '경제 대통령'을 믿고 뽑았는데…, 집값이 오르지는 않아도 거래는 되도록 해줘야지"라고 했다.
◇고민 해결을 약속했던 MB
유권자들이 이런 생각들을 하는 이유는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이런 문제 해결을 약속했던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선 공약집을 보면 이런 20~40대의 불안을 의식한 공약들이 담겨 있고 이를 "국민 성공시대의 개막"이라고 했다. 20대에게는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취업 걱정을 없애주겠다고 했고, 신혼부부에게 보금자리 주택을 제공해주겠다고 했다. 30대에게는 각종 임신검사부터 불임치료, 분만비용, 예방접종, 진료비, 보·교육비 등을 국가에서 지원해 아이 키우는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40대에겐 공공택지 공급을 늘려 아파트 분양원가를 20% 낮추겠다고 했다. 임기말까지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직업훈련·고용·복지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해 명예퇴직 등으로 생기는 노후불안을 덜어주겠다고도 했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워낙 기대가 높았다가 (공약이) 지켜지지 않으니 정권에 대한 실망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했다.
◇말잔치로 끝난 '국민 성공시대'
출범 당시 걸었던 '국민 성공시대'란 구호는 '친서민 중도실용'(2009년)을 거쳐 '공정사회'(2010년), 공생발전(2011년)으로 진화했지만 국민의 체감 행복도는 오히려 떨어졌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대학생들에게 "상황 탓 하면서 좋은 직장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고 중소기업에는 "경쟁력을 갖추라"고 해, 불만을 더 키웠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구호도 상위 30대 기업의 매출은 50%가 늘었지만 고용은 10% 늘어나는 데 그쳐 "대기업 프렌들리"라는 말을 들었다. 구직 단념자와 주당 36시간 미만 일하는 불완전 취업자를 감안하면 실질 청년실업률은 20%를 넘는다. 그나마 일자리를 구한 청년층도 절반가량이 음식점·도소매업·교육서비스 등 저임금 업종에 종사한다. 시간당 비정규직 임금은 8236원으로 정규직(1만2878원)의 57.2%에 불과하다.
이남영 세종대 교수(정치학)는 "일반 국민이 보기엔 피부로 느껴지는 경제성장도 없었고, 이른바 '고소영' 내각으로 대표되는 구태 정치만 남아있었다"며 "현 정부에 대해 '갑갑하다'는 젊은 세대의 평가가 10·26 서울시장 선거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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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하는 투표? 퇴근 후 직장인들 투표소 몰려
◇"'경제 대통령' 믿었는데, 배신"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생활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진 상당 부분의 책임이 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학교 3학년 이모(25)씨는 "대학교 입학할 때 400만원 대출받고, 지금껏 3번 학자금대출을 받았다"며 "돈이 없어 어학연수는 꿈도 꾸지 못하고 '스펙(취업을 위한 학점 등 조건)' 경쟁에서 떨어져 취업도 쉽지 않아 앞날은 생각하기조차 싫을 정도로 불안하다"고 했다.
↑ [조선일보]
↑ [조선일보]투표장에 달려온 2040 - 서울시장 보궐 선거일이었던 지난 26일 20~40대 유권자들은 새벽부터 투표소로 몰려들었다. 오전 8시쯤 서울 노원구의 한 투표소에 출근하기 전에 투표를 하려는 시민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인천 의 아파트를 전세 주고 서울 은평구 빌라에 전세 살고 있는 강모(47)씨는 "인천의 전셋값은 그대로인데, 서울의 전셋값은 올라 최근에 대출만 5000만원을 받았다"며 "인천의 아파트만 팔렸으면 빚은 안 지는데, 손해를 보고 팔겠다고 해도 매수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 '경제 대통령'을 믿고 뽑았는데…, 집값이 오르지는 않아도 거래는 되도록 해줘야지"라고 했다.
◇고민 해결을 약속했던 MB
유권자들이 이런 생각들을 하는 이유는 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이런 문제 해결을 약속했던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선 공약집을 보면 이런 20~40대의 불안을 의식한 공약들이 담겨 있고 이를 "국민 성공시대의 개막"이라고 했다. 20대에게는 3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취업 걱정을 없애주겠다고 했고, 신혼부부에게 보금자리 주택을 제공해주겠다고 했다. 30대에게는 각종 임신검사부터 불임치료, 분만비용, 예방접종, 진료비, 보·교육비 등을 국가에서 지원해 아이 키우는 걱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40대에겐 공공택지 공급을 늘려 아파트 분양원가를 20% 낮추겠다고 했다. 임기말까지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고, 직업훈련·고용·복지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해 명예퇴직 등으로 생기는 노후불안을 덜어주겠다고도 했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사회학)는 "워낙 기대가 높았다가 (공약이) 지켜지지 않으니 정권에 대한 실망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했다.
◇말잔치로 끝난 '국민 성공시대'
출범 당시 걸었던 '국민 성공시대'란 구호는 '친서민 중도실용'(2009년)을 거쳐 '공정사회'(2010년), 공생발전(2011년)으로 진화했지만 국민의 체감 행복도는 오히려 떨어졌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대학생들에게 "상황 탓 하면서 좋은 직장만 기다려서는 안 된다.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고 중소기업에는 "경쟁력을 갖추라"고 해, 불만을 더 키웠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구호도 상위 30대 기업의 매출은 50%가 늘었지만 고용은 10% 늘어나는 데 그쳐 "대기업 프렌들리"라는 말을 들었다. 구직 단념자와 주당 36시간 미만 일하는 불완전 취업자를 감안하면 실질 청년실업률은 20%를 넘는다. 그나마 일자리를 구한 청년층도 절반가량이 음식점·도소매업·교육서비스 등 저임금 업종에 종사한다. 시간당 비정규직 임금은 8236원으로 정규직(1만2878원)의 57.2%에 불과하다.
이남영 세종대 교수(정치학)는 "일반 국민이 보기엔 피부로 느껴지는 경제성장도 없었고, 이른바 '고소영' 내각으로 대표되는 구태 정치만 남아있었다"며 "현 정부에 대해 '갑갑하다'는 젊은 세대의 평가가 10·26 서울시장 선거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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