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1.12.12 03:03 | 수정 : 2011.12.12 03:26
대의원에 지문 날인 받자 여성 당직자 뺨 후려치기도… 통합 찬성·반대파 곳곳 몸싸움
1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서 야권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 간 몸싸움이 곳곳에서 벌어진 가운데 한 당원이 한 당직자의 얼굴을 가격하고 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11일 오후 2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는 시작부터 끝까지 폭력 사태로 점철됐다. 의결정족수 해석 문제를 두고 3시간여 논란 끝에 이석현 전대의장이 단상에 올라 결과 발표를 하려던 오후 9시 45분. 전당대회장 모습은 조직폭력배의 패싸움을 연상시켰다. 통합 반대파 대의원과 참석자 100여명이 발표를 막기 위해 단상을 점거하러 일제히 올라갔고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이들을 막았다. "이석현 개XX 나와" "다 죽여버려" 하는 욕설과 함께 곳곳에서 주먹질과 발길질이 이어졌고, 술에 취한 일부 참석자가 의자를 집어 던졌다.
당직자들의 보호 속에 단상에 오른 정장선 사무총장이 회의 결과를 빠른 속도로 읽어나갔고 이석현 전대 의장이 "시민통합당, 한국노총 등 시민사회 민주 진보 세력과 통합을 의결한다"고 선포할 때까지 10여분간 집단 몸싸움은 계속됐다. 막걸리병·물병이 날아들었고 몸싸움을 막기 위해 중간에 끼여있던 여성 당직자들은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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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야권통합을 위한 민주당 임시전당대회가 열린가운데 일부 당원들이 결과발표가 늦어지자 단상쪽으로 향하다 제지를 받자 몸싸움을 하다 넘어지고 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반대파 대의원들은 "당을 팔아먹는 XX들은 죽여야 한다" "한나라당 출신 손학규를 데릴사위 데려왔더니 당을 팔아먹었다"며 통합 찬성파 대의원들과 곳곳에서 부딪쳤다. 전당대회 사회를 맡은 김재윤 의원은 행사장에 들어가려다 일부 대의원에게 뒷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오후 3시쯤에는 '대의원증 위조' 공방이 벌어졌다. 몇몇 당직자가 불참한 대의원들의 대의원증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을 대리 참석시키거나 대의원증을 위조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통합 찬성파가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대의원증을 외부로 반출했다는 얘기였다. 이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최광웅 조직 사무부총장은 통합 반대파를 피해 인근 경찰차에 스스로 들어가 신변 보호 요청을 했다.
- 11일 저녁,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무슨 일이? 김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