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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비례후보 강종헌, 서울대 의대 간첩단 사건으로 체포돼…"

화이트보스 2012. 5. 14. 16:49

통진당 비례후보 강종헌, 서울대 의대 간첩단 사건으로 체포돼…"

  • 조호진 기자
  • 입력 : 2012.05.14 14:58 | 수정 : 2012.05.14 16:06

    강종헌씨
    부산 미국문화원 방화사건의 김현장씨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 18번으로 배정된 강종헌씨는 "평양에서 제대로 밀봉교육(密封敎育·간첩을 양성하고자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한 채 이뤄지는 교육)을 받고 남파됐던 핵심 분자"라고 말했다.
    김현장씨는 14일 인터넷신문 조갑제닷컴에 게재한 ‘못 잊을 나의 친구 종헌에게’라는 공개 편지를 통해 이렇게 밝히고, 강씨에게 “너의 조국(북한)으로 돌아가라”고 주문했다.
    김씨가 북한의 간첩교육을 받은 핵심분자로 지목한 강종헌씨는,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의 의결대로 만약 현재의 비례대표 후보자 14명 전원이 사퇴할 경우, 19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입성하게 된다.

    ◆대전·대구 교도소에서 함께 지낸 친구 사이
    김현장씨는 강종헌씨와 1980년대 대전과 대구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같이 했다. 김현장씨는 1982년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의 주모자로 인정돼 법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재일교포였던 강종헌씨는 당시 서울대 의대 재학 중 '서울대 의대 간첩단 사건으로 체포돼 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돼 7년간 복역하다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었다.
    김씨와 강씨 모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얻어 수감생활 중 속마음을 털어놓는 친구로 지냈다.

    ◆“종헌아! 어서 너의 조국으로 돌아가라”
    김씨는 "종헌아! 어서 빨리 너의 모든 행동을 멈추고 너의 조국(북한)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이것은 정말 너를 사랑하는 친구의 마지막 충고"라며 "자네의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 나는 내 조국을 지키고자 자네의 고법 재판의 증인으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말한 강씨의 고법 재판은 강씨가 간첩이었다고 판결한 재판에 의문을 표시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과거사위)'의 결정에 따라 열리는 재판을 말한다. 과거사위는 강씨의 간첩 행적이 당시 고문으로 조작됐다는 의견을 개진했고 강씨는 2010년 서울 고법에 자신이 사형으로 선고받은 간첩사건의 판결을 재심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수감 시절, "강씨가 '1심 재판정을 선전의 장소로 활용하고자 평양에 들어가 간첩 교육을 받고 김일성을 봤다고 사실대로 진술했지만, 2심에서는 북한 체류 기간에 일본에 있었다는 거짓 알리바이를 만들고 1심 진술은 고문으로 조작됐다고 진술했다'는 얘기를 교도소 수감 시절 자신에게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친구에 대한 최소의 도리로 생각해 옥중에서 자네(강종헌)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발설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강씨가 13년의 형기를 마치고 출소했지만, 주체사상을 버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김일성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너(강종헌)는 김일성이 영도하는 북한이 조국이라는 신념으로 살아왔다"며 "13년의 옥살이에도 김일성에 대한 (너의) 충성심은 너의 육신을 불태우고도 남을 정도로 뜨거웠다"고 회상했다.

    ◆“평양에 있는 너의 지존에게, ‘지구상 조롱거리가 된 점’ 꼭 전해라”
    김씨는 "평양에 계시는 너(강종헌)의 지존과 너를 파견한 상부조직에 이 말을 꼭 전해달라"며 "북한의 정치 체제는 이 지구상에서 지탄을 받고 있고 때로는 조롱거리가 되어 있지 않으냐? 도대체 그 체제에 무슨 희망이 있다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김씨는 "나는 자네(강씨)가 속한 조직의 힘을 알고도 남는다"며 "어떤 보복도 달게 받아들일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