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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박근혜 비난 말라' 속뜻은?

화이트보스 2012. 6. 1. 11:21

안철수 '박근혜 비난 말라' 속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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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이야기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안철수 원장이 다시 강연정치를 재개했습니다.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정치부 강상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Q. 안철수 원장이 모처럼 공개석상에서 마이크를 잡았는데요. 어떤 점 눈에 띄었나요?

A. 자신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이 일단 눈에 띕니다. 종북 주사파 문제 같은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는 것도 변화된 모습입니다. 여전히 정치 참여를 '가능성'의 문제로만 남겨놓은 건 변화하지 않은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Q. 비전은 뭐라고 정리할 수 있을까요?
A. 안 원장 자신은 복지, 정의, 평화라는 세 단어로 자신의 비전을 제시했는데요. 그 얘기를 들어보면 관통하는 지향점이 있습니다. 복지에서 강조한 건 실패에 대비한 안전망이었어요. 정의에서 강조한 건 패자부활전에 대한 보장이었어요. 평화에서 강조한 건 남북관계가 아니라 우리 내부의 공존이었어요. 그러니까 안 원장의 비전이란 쓰러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회, 쓰러지면 서로 일으켜주는 사회, 공동체 사회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전략적인 변화도 있었나요?
A. 변화라기보다는 가려져 있던 전략이 모습을 드러내는 중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먼저 안 원장의 얘기를 잠깐 들어볼까요?

[녹취] 안철수 /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굉장히 민망하게 여야 간에 서로 상대방의 유력한 정치인을 두고 한쪽에서는 10년째 어느 분의 자녀라고 공격하고 한쪽에서는 지난 5년 10년 내내 좌파세력이라고 싸잡아서 공격하고 이런 것들이 강한 표현으로 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보면 좀 두루뭉술하게 말했는데, 박근혜 위원장을 두고 독재자의 딸이라고 비난하는 건 온당하지 않다는 거죠. 안 원장과 가까운 분 얘기를 들어보면 안 원장이 평소에도 주변에 이런 얘기를 많이 했다는데요. 박근혜 위원장이 단지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로 정치권에 무혈입성했다면 그건 비난받을 수 있어도, 박 위원장은 그 뒤로 10년동안 자신의 성과를 보여줬는데 자신의 원칙을 보여줬는데, 여전히 아버지로 그 사람을 규정하는 건 부당하다는 거죠. 비난하려면 그 사람의 비전이나 정책으로 말하자는 건데. 이 말을 들으면서 '참 안철수스럽다'는 생각이 든 게, 누굴 두고 무슨 얘기 하는지 뻔히 아는데 '박근혜'라는 이름도 '독재자'라는 단어도 등장하지 않아요. 좋은 말로 참 신중하구요. 나쁜 말로는 몸 많이 사려요.

Q. 보수 진영 끌어안기인가요?
A. 반드시 그렇진 않습니다. 박근혜 위원장을 독재자의 딸이라는 이유로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말이지, 박 위원장에 대한 비판 자체가 안된다는 뜻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들으셨다시피 결론은 양비론입니다. 현재 정치는 구태정치라는 겁니다. 이걸 얼핏보면 여야 사이의 중립지대 구축이지만 크게 보면 낡은 정치 대 새 정치의 구도입니다.
현재 대선판은 박근혜 대 반박근혜의 구도로 짜여져 있는데 이렇게 되면 승패를 떠나서 싸움의 주인공은 박근혜 위원장이죠. 이걸 구 정치 대 새 정치 구도로 갖고 가면, 안 원장이 싸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죠.

Q. 그러면서도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내놨는데요.
A. 일단 안 원장 얘기 먼저 들어볼까요?

[녹취] 안철수 /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북한이 보편적인 인권이나 평화 문제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유독 이 문제가 안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국민에게 받아들여지기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건 사상의 자유와 별개의 문제입니다. 국가경영에 참여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솔직하게 밝히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3대 세습이나 북한 인권 문제만 나오면 입을 다물어버리는 게 종북 주사파들의 행태인데, 아주 따끔한 일침을 놔준거죠. 그동안 안 원장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단호한 입장을 보인 적이 있었던가 싶기도 한데. 통진당 문제에 이런 입장을 밝힌 건, 자기 변호의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부친 안영모 원장이 신문인터뷰 과정에서 '빨갱이가 어디 있냐'는 안 원장 발언을 소개해서 논란이 됐는데, 그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차원입니다.

Q. 그런데, 안 원장은 언제까지 강연정치만 계속할까요?
A. 어제 부산대 강연에 참석한 사람이 5천명이거든요. 그런데 못들어가고 돌아간 사람이 역시 5천명이에요. 청중 동원력 하나는 대단한데, 문제는 이제 강연정치가 더이상 신선해지지 않고 있어요. 특히나 강연이라는 방식이, 청중을, 그것도 대학생들을 앞에 앉혀 놓고 말하다 보니까, 자신의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기엔 다소 미흡한 면도 있단 말이죠. 안 원장으로선 여러모로 새로운 정치방식을 모색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 새로운 방식이 뭐냐. 그건 모릅니다. 안철수 원장 같은 정치를 우리가 과거에 본적이 없잖아요. 본인이 새로운 방식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면, 또 뭐가 새로운 방식을 찾아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