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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포용의 리더십' 그토록 어려운가기사100자평(152) 크게 작게요즘싸이 공감조선블로그MSN 메신저입력 : 2012.06.08 22:57 | 수정 : 2012.0

화이트보스 2012. 6. 9. 19:03

박근혜, '포용의 리더십' 그토록 어려운가

입력 : 2012.06.08 22:57 | 수정 : 2012.06.09 04:22

새누리당 정몽준 전(前) 대표와 이재오 의원이 대선 후보 경선 룰을 바꿔달라는 자기들의 요구가 묵살되고 있는 데 항의하며 8일 당 소속 의원 연찬회에 불참했다. 이들은 또 다른 경선 주자인 김문수 경기지사와 함께 대선 후보 경선을 보이콧할 가능성까지 흘리고 있다.

집권당 공천을 받아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경선에 들어가기도 전에 그만둘지 모른다는 말부터 꺼내는 건 상식 밖이다. 이들의 요구는 대의원 20%, 당원 30%, 일반 국민 30%, 여론조사 20% 비율인 현행 경선 룰을 원하는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로 바꾸자는 것이다. 당헌상 오는 8월 21일까지 마치도록 돼 있는 경선 시기를 뒤로 더 늦추자고도 하고 있다.

이들은 완전국민경선제로 가는 것이 정치 개혁이고 당의 경선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솔직히 새누리당 경선이 흥행이 안되는 게 경선 룰 때문이란 주장은 근거가 박약하다. 5년 전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는 바로 현행 룰 아래서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펼쳤다. 현재 국민 상대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 지지도는 절반에 육박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1~2%대에 머물러 있다. 정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非朴)' 주자들은 어떻게 하면 박 전 대표의 독주를 막을 실력을 보여주어 경선판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경선 불참' 운운하며 여차하면 판을 깨버리겠다는 식으로 가면 '떼쓰기'로 비칠 뿐이다.

친박(親朴)과 당 지도부가 비박 측 요구를 깔아뭉개는 듯한 태도로 일관하는 것 또한 정상이 아니다. 박 전 대표는 "선수가 룰에 맞춰야지 선수에게 맞춰 룰을 바꾸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평소 원칙을 중시해온 박 전 대표는 현행 룰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라고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필요하면 룰은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룰의 변경 여부는 정치의 원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당 지도부는 "시간이 촉박하다"며 11일 당 경선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겠다고 한다. 비박 주자들이 뭐라 하든 경선 일정을 밀고 가겠다는 것이다. 아무리 비박 쪽의 세(勢)가 약하다고 하더라도 이런 일방통행은 곤란하다. 지금은 '총화 단결' 구호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할 시대가 아니다. 다수파의 리더십은 소수파에게 숨 쉴 공간을 열어주며 조직의 화합을 이끌어낼 때 비로소 더 빛난다. 경선 룰은 박 전 대표나 비박 주자들이나 자기주장만 100% 관철하겠다고 목을 맬 사안이 아니다. 당의 압도적 대주주인 박 전 대표가 먼저 나서서 절충점을 찾는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