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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을 선도하는 유기농산물의 불편한 진실기사100자평(0) 페이스북 트위터 요즘 싸이 공감 조선블로그 MSN 메신저스크랩메일인쇄입력 : 2012.08.16

화이트보스 2012. 8. 16. 11:52

웰빙을 선도하는 유기농산물의 불편한 진실

입력 : 2012.08.16 09:19

‘웰빙’바람이 드세다. 높아진 소득수준으로 자연스럽게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며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제품 가격은 물론 원산지, 칼로리, 영양소 함유량까지 꼼꼼히 체크한다. 농산물을 고를 때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유기농산물을 선호한다. 가공되지 않은 제품이기 때문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주부들의 무한신뢰를 받는 유기농산물은 단순히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일까. 그리고 정말 안전한 것일까. ‘유기농’이라는 세 글자를 믿는 사람은 많은 반면에 정작 유기농산물의 재배방법과 안전성에 의구심을 품는 사람은 적다.

‘유기농산물’은 2~3년 동안 화학비료, 유기합성농약, 가축사료첨가제 등 합성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물과 자연광석, 미생물 등과 같은 자연 재료만을 사용해 얻어진다. 이러한 원료를 가공해 만든 식품이 ‘유기농 가공식품’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지난해 5월 스페인산 유기농 오이에서 발견된 장출혈성대장균(EHEC)때문에 3000여명이 감염, 24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미국에서도 콜로라도산 멜론이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돼 72명이 감염, 16명이 사망했다. 그 전에는 살모넬라균에 의한 토마토 식중독이 발생해 맥도날드와 월마트에서 토마토 사용과 판매를 전면 중단한 사례도 있다. 유기농산물도 완벽한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다.

농산물에 남아있는 잔류농약과 중금속이 논란을 일으키면서 화학적 위험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유기농산물에 대한 소비가 늘었다. 하지만 유기농산물에도 생물학적, 물리적 위해 요소는 늘 존재하고 있다. 화학적 위험에서 자유롭다고 해서 안전한 식품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국에서 실시된 식품원인 질병 조사에 따르면 식품오염의 90%는 세균이고 6%가 바이러스, 3%가 화학물질로 생물학적 위해 요소에 의한 위험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농산물은 재배방법에 상관없이 생물학적 위험요소에 취약하다. 식중독균이 늘 존재하는 토양과 오염된 농업용수, 야생동물의 분변오염 등에 항상 노출돼있다. 유기농산물의 문제점은 화학비료 대신 가축분뇨 등 유기비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생물학적 위험에 대해 일반 농산물보다 더 큰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위험요소는 화학이나 물리적 위험요소와 달리 살아있는 생물에 의한 위험요소이므로 시간 경과에 따라 위험성이 배가된다. 게다가 유기농산물에 대한 무조건 적인 맹신으로 조리 및 보관 시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다. 일반 농산물이었다면 깨끗이 세척해 사용할 것도 유기농산물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이런 부주의가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소비자가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생산부터 유통까지의 과정은 생산자와 정부의 몫이다. 생산자는 철저한 환경관리로 생물학적 위험을 차단하는데 힘써야 하고 정부는 관련 법규를 강화해 관리 및 감독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소비자는 유기농산물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구입 및 섭취요령에 대한 지식을 갖춰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 한다. 일련의 과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진정한 ‘웰빙’이 이루어 질 것이다.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정재균 PD jeongsan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