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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고 막고 '소통' 하겠다는 安

화이트보스 2012. 9. 15. 11:42

가리고 막고 '소통' 하겠다는 安

  •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 배성규 기자
  • 입력 : 2012.09.15 03:18

    어디를 가든 철저히 보안 사후 취사선택해 언론 공개
    5·18 묘역 비공개 방문 때 경호원들, 사진촬영도 제지… 안철수 뒤늦게 촬영 응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4일 대선 출마 선언 장소를 물색하고 출마 회견문 작성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출마 준비에 착수했다. 유민영 대변인은 "내·외신 기자 200~300명이 자리할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며 "이벤트나 지지자 배석 없이 안 원장의 생각을 국민에게 보고하는 담백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 원장은 이날 출마 의지를 밝힌 뒤 10월쯤 구체적 비전과 공약, 선대위 구성을 밝히는 정식 출마선언식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원장이 이날 광주 5·18 국립묘역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그의 경호원이 취재진의 사진 촬영을 제지하는 일이 벌어졌다. 안 원장은 이날 오전 언론에 알리지 않은 채 유 대변인 등 4~5명의 수행·경호원만 데리고 1시간가량 참배했다.

    묘역관리 직원의 제보로 일부 언론사 취재진이 뒤늦게 묘역에 도착, 안 원장이 묘역을 걸어나오는 장면을 찍으려 했다. 그러자 일부 경호원이 사진을 찍지 말라면서 손으로 카메라를 막았다.

    안 원장 측은 "개인적인 일정으로 조용히 다녀오려 했던 것인데 기자들이 사진을 찍으니 경호원들이 초기에 과잉 대응한 것 같다"며 "그러나 안 원장이 즉시 사진 촬영에 응하고 취재진과 인사까지 나눴다"고 했다. 고의로 막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안 원장은 공인(公人)인데 경호원의 사진 촬영 제지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14일 광주 5? 묘역을 찾아 참배했다. 안 원장의 묘역 방문 소식을 들은 사진기자들이 촬영에 나섰으나 수행원들이 비공개 일정이라며 사진기자의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막고 있다. /뉴시스
    안 원장이 그동안 보여온 소통방식을 놓고도 '불통(不通)' 논란이 일고 있다. 안 원장은 지난 7월 19일 정치대담집 출간 이후 외부 일정을 철저히 보안에 부친 채 비공개 행보를 해왔다. 지방 방문과 외부 강연, 영화 관람 등을 한 뒤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선별적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13일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회동도 몇 시간 후에 공개됐다.

    안 원장은 본인의 대선 출마 문제에 대해서도 함구로 일관해 왔다. 대선 출마 준비 작업에 대해 측근 인사들조차 "안 원장이 나중에 밝힐 것"이라고만 말해왔다.

    안 원장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그동안 강조해온 '소통'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는 "그의 소통 방식은 쌍방향 소통이라기보다는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하는 일방적·선별적 소통에 가깝다"고 했다. 박성희 이화여대 교수도 "대중들에게 각인돼 있는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정보 통제'를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고 했다.

    그러나 안 원장이 출마 결심을 늦추다 불통으로 비쳤다는 관측도 있다. 안 원장 측 관계자는 "일정을 공개하면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몰려 만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없게 된다"며 "대화는 사라지고 이벤트만 남게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안 원장은 떠들썩한 이벤트를 싫어하는 성향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