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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증후군(症候群)

화이트보스 2012. 9. 21. 16:09

안철수 증후군(症候群)    2012/09/20 14:47 추천 3    스크랩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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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권에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비유하자면 아마추어 바둑 선수가 프로 기전에 참가한 꼴이라고나 할까. 아무리 기존 정치권에 국민이 실망하고 있다고 하여도 그래도 일국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 일개 서생(書生)이 도전장을 내 밀었다. 처음 안철수가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을 때 한 편의 개그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가 출마선언을 하고 선거 캠프를 차리게 되니 개그가 현실이 되었다. 무시하기에도 부담이 가고 그렇다고 심각하게 고려하기에는 뭔가 부족한 듯한 이런 현상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을까? 장난 삼아 내뱉은 말을 어떤 알 수 없는 사회과정을 통해 현실이 된 것 같다.


안철수 본인은 대선후보가 된다는 것을 거의 믿지 않고 있었던 듯하다. 그러나 어떤 드러나지 않은 배후세력이 있어 안철수를 계속 언론에 띄웠다. 본인은 출마한다 하지 않는다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가운데 모든 주요 일간 신문에는 유력 대선주자와 한 개인 안철수의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그 가상대결의 수치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었다. 국민은 허공에 뜬 신기루를 붙잡는 것 같은 허황한 선택을 하였다고 생각되지만 그렇게 나타난 수치는 그 허상이 실상인 것과 같은 인식을 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온 것 같다. 누가 우유부단한 안철수를 대선 출마 선언을 하게 만들었을까? 이 의문은 계속 남는다.


안철수의 출마 선언을 읽어 보면 아마추어 냄새가 풀풀 난다. 중대한 사회문제에 대해 초등학생이 작성한 답안을 보는 듯하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쓰여 있는 원론적인 이야기로 출마선언을 하였다. 그래도 본인은 당당하게 선거캠프를 차리고 있다. 이 웃지 못할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과연 한국사회가 정상적인지 의문을 가지게 만들고 혹시나 안철수가 대통령에 당선은 되지 않더라도 선거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이다. 단지 기성 정치권에 대한 염증으로만 해석하기에 난감한 측면이 있다.


안철수는 출마선언에서 자신이 결심을 굳히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했다. 만약에 본인 스스로 대선에 참여할 결심을 하고 있었다면 굳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에 출마를 결심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그는 별로 출마할 생각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누군가가 끈질기게, 사실은 한국의 주류언론이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여론조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안철수가 그렇다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결심해야 하겠다는 심리적 변화를 갖게 만들었다고 보인다. 그 과정에 안철수가 “중산층이 무너지고 저소득층이 너무 고통 받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듯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연민의 정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는 “제가 희망을 드린 것이 아니라 제가 오히려 그분들께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라고 출마결심 배경을 설명한다. 결국 이 사회의 저소득층의 아픔을 보고 출마할 결심을 하였다는 이야기다. 본인의 화려한 경력과는 대조적인 감정이입의 결과로서 이 사회의 지식인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약자에 대한 연민의 정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는 만난 사람들이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는 것에 자극을 받은 것 같다. 사람들이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무시하고, 서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했다"고 말했다고 인용함으로써 기성정치권에 실망한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정치권에 뛰어든다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런데 기성 정치권에 실망한 것은 국민들의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안철수의 말대로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는 말이 맞는다. 그렇다고 아무나 정치에 기웃거리지도 않거니와 더더구나 대권에 도전하지는 않는다. 현실정치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는 어디까지나 현실이다. 조직이 있어야 하고 돈이 있어야 한다. 조직과 돈이 있다고 하여도 하루아침에 정치권에 뛰어 들어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과거 정주영 회장의 예가 증명한다. 그런데 안철수는 순진한지 아니면 확실한 계획이 서 있는 것인지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결심하였다. 더럽혀진 기존 정치권을 쇄신하기 위해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을 느낀 것 같다.


그러나 사명감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 명확한 노선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실시할 정책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런 구체적 대안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나서기를 꺼린다. 자신이 그 정도의 무게를 가지고 있는지 평가할 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까닭은 주변에 자신보다 나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안철수는 선뜻 출마선언을 했다. 용기는 가상하나 그러나 그가 어떤 대안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우리가 모른다. 아직 안철수는 습자지에 글씨연습을 하고 있으면서 작품을 국전에 출품하려는 의욕만으로 우선 출품 신청부터 한 것 같다. 그래서 안철수 자신도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고 한다. 이정도의 고민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초등학생 수준밖에 안 된다고 말해야 할텐데, 그러나 고민을 했다니 다행이다. 그러나 고민도 고민 나름, 초등학생도 나름대로 심각한 고민을 하고 대학생도 나름대로 심각한 고민을 하며, 어른도 나름대로 심각한 고민을 한다. 고민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그가 성숙한 고민을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안철수가 고민한 결과 내린 결론이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고 합니다”라는 말로 표현이 되었다. 아직 연습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먼저 본선부터 참가하고 보겠다는 말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며 어떤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복안도 서지 않았지만 먼저 대선부터 참가하고 그 문제는 생각해보겠다는 자세다. 대단한 배짱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배짱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철부지인지 분간이 안 되는 대목이다.


첫번째 안철수가 하고자 하는 일은 선거과정의 쇄신이다. “저는 선거과정에서 어떤 어려움과 유혹이 있더라도 흑색선전과 같은 낡은 정치는 하지 않겠습니다” 라는 말로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흑색선전이 대선의 주된 문제는 아니다. 그 정도의 이유라면 공정선거 캠페인 정도 벌이면 될 일이다. 그러면서 제안을 하였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께 제안합니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 국민들을 증인으로 선의의 정책 경쟁을 할 것을 약속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래야 결과에 모두 승복할 것이며 사회 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정도면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나 먹혀들 공약이다. 그리고 정책 경쟁뿐만 아니라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도 있어야 하고 이념 검증도 있어야 한다. 선의의 정책경쟁을 하자는 것은 한 마디 하고 넘어갈 정도는 되어도 그것이 대통령 선거에 나서야 할 정도의 큰 사회적 문제는 아니다. 국민이 어차피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안철수는 “저는 정치경험뿐 아니라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언뜻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그 말은 아직 별로 내세울만한 일을 한 것이 없습니다 라는 고백으로 들린다. 초등학생의 도덕성을 검증하면 별로 나무랄 것이 없을 것이다. 아직 세상에 나가 일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의 잘못을 들춰내려고 해도 별로 없을 것이다. 한 일이 없으니까. 안철수도 그 부류에 속할 뿐이다. “빚진 게 없는 대신,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을 하지만, 선거에 임하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빚을 지게 되는 만큼, 이 말은 빌 공자, 공약(空約)에 불과하다.


한국정치에 대한 평가도 허접한 수준이다. “이제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바꿔야 합니다.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 시스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 시스템, 계층 간의 이동이 차단된 사회시스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기득권 과보호구조, 지식산업시대에 역행하는 옛날 방식의 의사결정구조, 이와 같은 것들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습니다. 이상 이대로는 안 됩니다. 민들은 이제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이 평가를 보면 대한민국이 지금 저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 은 착각을 하게 된다.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적 경제 강국이며 민주국가다. G20멤버다. 좌파들의 불평불만만을 그대로 되뇌이고 있다. 지금 한국정치의 심각한 문제는 종북좌파의 파괴적 반역행위로 인해 한국사회가 혼란해진 것이지 국가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좋은 제도를 가지고 있다. 이 근본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종북좌파의 단골 메뉴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면 바로 반역집단을 처단하여 사회혼란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위에 인용한 문제들은 내용이 없는 공허한 말들뿐이다.


그리고 안철수가 출마선언을 통해 내 놓은 진정한 정책 공약은 다음과 같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습니다. 새로운 정치가 들어서야 민생경제 중심 경제가 들어섭니다. 대한민국은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합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성장동력과 결합하는 경제혁신을 만들어야 합니다. 평화체제는 역시 안보와 균형을 맞출 때 실현가능합니다. 제 정책비전과 구상의 구체적 내용은 앞으로 선거과정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얼마나 허접한 공약인가? 아직도 습자지에 글씨연습을 하고 있다는 고백일 뿐 왜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설득력이 없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성장동력과 결합하는 경제혁신을 만들어야 한다든가 평화체제는 역시 안보와 균형을 맞출 때 실현가능하다는 말은, 그야말로 초등학생 답안 수준이다. 좌와 우를 무조건 결합하면 정답이 될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 있다. 그것도 구체적 정책이나 비전의 제시는 없는 공허한 말 한 마디로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설득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정도의 판단수준을 가지고 있다면 안철수는 출마선언을 통해 자신은 절대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국민에게 보여준 것이다.


안철수, 그의 출마선언을 듣고도 그가 왜 대통령이 되기로 결심했는지 또 되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저 남들이 나가라고 하니 나가기는 해야 하겠는데 그래도 아무리 머리를 짜봐도 번듯한 공약하나 제대로 낼 수 없는 능력을 가졌다면 더 이상 등 떠밀려 수모를 당하지 말고 또 국민을 욕보이지 말고 자신 사퇴하기를 바란다. 국민들의 수준이 안철수의 수준보다 더 높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아주 사유능력이 박약하다면 아마 이런 기본적인 이치도 깨닫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면서도 마치 자신이 열심히 몸부림 치면 빠져 나올 것 같은 착각에 빠질 것이다. 안철수를 띄우기 위해 어떤 담합을 언론계에서 한 것 같지만 이제 언론도 제자리로 돌아가기 바란다. 그리고 안철수를 내밀어 무슨 덕을 볼까 하고 희망을 가진 사람들도 더 이상 국민 피곤하게 만들지 말고 부디 본업에 충실하게 살아가기 바란다. 국민에게 신기루 같은 허상을 내던지고 선택하라고 하는 오만한 짓은 이제 그만 두면 좋겠다. 모두들 족한 줄 알면 이 정도에서 그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안철수 증후군으로 표현되는 한국사회의 병리현상은 이제 이 정도에서 제발 치유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