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2.11.01 23:06
LA타임스가 독자들에게 물었다. "어떨 때 뉴스를 이웃에게 전파합니까?" 응답자 47%가 "이 뉴스가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라고 했다. 돈을 내고 온라인 뉴스를 읽는 첫째 이유도 "좋은 탐사 보도를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아침마다 신문 일곱 개를 읽는다. 그는 신문에서 영감을 얻어 책을 쓴다고 했다.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올봄 미국 남동부 신문 63개를 사들인 뒤 편집국장들에게 편지를 냈다. "주민들이 자기 지역에 관심이 없어질 때 신문에도 흥미를 잃을 것입니다." 시대가 변해도 자기가 사는 곳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지 않듯이 신문에 대한 독자의 관심도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말이다. 그는 워싱턴포스트 지분 23%도 갖고 있다. "신문이 사양산업이라면 절대로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미 ABC협회가 올 4~9월 613개 신문의 온라인 유료 구독자를 포함한 구독 부수를 조사해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늘어난 229만부로 1위를 차지했다. 3위 뉴욕타임스는 40%나 늘었다. 두 신문은 유료 온라인과 모바일 신문에 구독자가 몰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종이 신문 구독은 약간 줄었지만 온라인 구독이 그 네 곱절이나 불었다. 언론 시장이 어렵다고들 하지만 내용이 좋은 신문은 되레 역풍을 타고 부력(浮力)을 얻는다.
▶언론학자들은 "언제 사람들이 뉴스를 읽으려고 지갑을 열 것인가"라고 묻는다. 미국 뉴스마케팅협회는 '퀄리티(quality) 저널리즘'이 지갑의 열쇠라고 했다. 독자들은 좋은 콘텐츠에 기꺼이 돈을 낸다. 뉴욕타임스가 무료 제공 콘텐츠 숫자를 초기 20개에서 10개로 줄이자 오히려 유료 독자가 늘었다. 한때 무료·유료 뉴스를 적절히 섞어놓는 '유료화 장벽(paywall) 전략'이 독자들을 떠나게 할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어느새 좋은 열매를 맺고 있다.
▶우리도 90년대 중반 인터넷 문화가 싹틀 때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 유통구조가 제대로 틀을 잡았어야 했다. 이젠 몇몇 '공룡 포털'이 헐값에 뉴스를 사들인 뒤 광고를 얹어 공짜로 뿌리는 환경이 돼버렸다. 그래도 신문 독자들은 그대로다. 아니 더 활동적이다. 매일 250만명의 독자가 온라인으로 조선일보를 찾아온다. 중요한 것은 신문이 좋은 뉴스를 골라 시대를 뚫어보는 통찰을 담아내느냐 여부다. 신문은 라디오 시대를 넘고 TV 시대를 이겨냈듯이 새로운 환경에서도 계속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