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3.02 03:03
3·1절 기념식장 설전→청와대가 나서 기자회견→곧바로 받아친 야당… 온종일 '정부개편 난타전'
[정부 개편 장기표류 우려]
청와대 "野도 ICT 공약… 화끈하게 도와달라"
민주당 "야당·국회를 손톱 밑 가시로 생각하나"
정부 조직 개편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與野) 간 갈등이 1일 청와대가 직접 나서면서 '정부·여당 대(對) 야당'의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임시국회가 5일까지 열리기 때문에 막판 타협 가능성이 남아 있기는 하나, 현재는 서로 "타협은 없다"를 외치는 국면이다. 정치의 완전 실종 상황이다.
◇靑 "화끈하게 도와달라"
1일 3·1절 기념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대기실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 등이 마주 앉았다. 행사에 앞서 차 한잔 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정부 조직 개편안의 조속한 처리가 절실하다. (야당이)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문 비대위원장은 "(상황이) 미안하긴 미안한데, 대통령이 여당에 재량권만 주면 오늘이라도 통과된다. 거의 다 합의가 됐는데 대통령이 원칙대로 하라고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더 이상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만남이 끝난 뒤 새누리당에선 "문 비대위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송구스럽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문 비대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송구스럽다'는 얘기를 한 건 배석했던 다른 국회 고위 관계자"라고 했다. 대기실 주변에서 여러 명이 지켜본 만남을 두고도 서로 말이 엇갈린 것이다.
◇靑 "화끈하게 도와달라"
1일 3·1절 기념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 대기실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 등이 마주 앉았다. 행사에 앞서 차 한잔 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정부 조직 개편안의 조속한 처리가 절실하다. (야당이) 도와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문 비대위원장은 "(상황이) 미안하긴 미안한데, 대통령이 여당에 재량권만 주면 오늘이라도 통과된다. 거의 다 합의가 됐는데 대통령이 원칙대로 하라고 하면 아무것도 못한다"고 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더 이상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만남이 끝난 뒤 새누리당에선 "문 비대위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송구스럽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문 비대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송구스럽다'는 얘기를 한 건 배석했던 다른 국회 고위 관계자"라고 했다. 대기실 주변에서 여러 명이 지켜본 만남을 두고도 서로 말이 엇갈린 것이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3·1절 기념식이 열린 세종문화회관에 나란히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정부 조직 개편안에서 직접 챙긴 건 통상 기능의 산업통상자원부 이관과 방송 업무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두 가지"라며 "그런데 (박 대통령이) 오전 문 비대위원장과 만나고 난 뒤 현 상태로는 더 이상 진전이 있을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청와대가 여론전에 직접 나섰다며 강력 반발했다. 윤관석 원내대변인은 국회 회견에서 "청와대가 직접 나섬으로써 그동안의 여야 협상안들이 원점으로 돌아갈 위험에 처했다"며 "그러지 않아도 식물화된 새누리당이 (대통령의 뜻을) 중계방송할 여지조차 없애버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청와대가 직접 나선 데 대해 "야당을 손톱 밑 가시로, 국회를 손톱 밑에서 뽑아내야 할 가시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조금 후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여의도 당사 회견에서 "민주당이야말로 입장 정리를 내부에서 해야 한다"고 했다.
◇"靑 소통하라" "발목 잡지 말라"
이날 상황은 152석의 여당과 127석의 야당이 충돌로만 치닫는 '정치 실종'의 민얼굴이었다.
여야는 그동안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3명씩 참여하는 '6인 협의체', 2명씩 인원을 늘린 '10인 협의체' 등을 통해 지난달 26일까지 14차례가량 협상했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지난달 말부터는 '물밑 협상'으로 전환했으나 핵심 쟁점에서 번번이 협상이 어그러졌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불통에서 소통의 리더십으로…"라고 했고,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발목 잡기를 하지 말아야…"라고 했다.
이번 임시국회는 5일까지다. 만약 이 기간 내에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정부 조직 개편 협상이 장기화하고, 박근혜 정부의 정상화도 미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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