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합창단의 애국가 선물
기사입력 2013-03-19 03:00:00 기사수정 2013-03-19 03:00:00

▷캐나다 런던은 영국 런던과 동명이시(同名異市)다. 인구 47만 명으로 캐나다에서 열 번째로 큰 도시다. 200여 개의 공원이 있을 정도로 자연경관이 뛰어나 ‘숲의 도시’로 불리며 세계 수준의 극장을 보유한 예술도시이기도 하다. 아마빌레 합창단은 이곳에서 1985년 결성됐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이 있는 런던 주민 300명이 오디션을 거쳐 합창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성화가 런던에 도착했을 때 환영 공연을 했으며 각종 국제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마빌레는 음악용어로 ‘우아하고 사랑스럽게 연주하라’는 뜻이다.
▷세계로 생중계되는 시상식에서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다른 나라 국가를 그 나라 말로 부르기도 어렵거니와 50개국 200명의 참가 선수 중 누가 시상대에 오를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1월부터 맹훈련에 돌입한 아마빌레 합창단은 한국 일본 이탈리아 러시아 중국 등 우승 후보국으로 대상을 좁혀가며 대회를 준비했다. 이 합창단의 리사 매크라켄 매니저는 “노래에 깔린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가사를 번역해 공부하고 현지어에 능통한 교수를 찾아가 배웠다”고 말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국가의 선수가 금메달을 딸 경우 녹음한 음악을 트는 대안도 준비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올라가고 합창단원 50명이 우아한 목소리로 애국가를 부르자 담담한 표정으로 시상대에 섰던 김연아 선수도 이내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그는 “전광판을 통해 외국 사람들이 한국말로 직접 부르는 걸 보고 놀랐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라서 더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된 갈라쇼에서 캐나다 가수의 노래 ‘올 오브 미’ 공연으로 화답했다. 만국공용어인 음악으로 선수와 관중에게 깜짝 선물을 안겨준 아마빌레 합창단원은 이번 대회의 숨은 주인공이었다. 합창단 홈페이지에는 감사와 감동을 전하는 한국인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다. 다음에는 어떤 깜짝 스타가 빙판과 경기장에서 관중의 마음을 뜨겁게 해줄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박용 논설위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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