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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못말리는 ‘해삼 사랑’…멕시코어장 씨마른다

화이트보스 2013. 3. 21. 11:52

중국인 못말리는 ‘해삼 사랑’…멕시코어장 씨마른다

기사입력 2013-03-21 10:02:00 기사수정 2013-03-21 10:02:00

유카탄 어민들 남획 열풍…당국 마약단속 하느라 '방치'

중국인들의 유별난 '해삼 사랑'에 지구 반대편의 멕시코 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

중국에서 해삼이 비싼 값에 팔리기 시작하자 멕시코 유카탄 반도 어민들이 해삼을 경쟁적으로 남획하는 이른바 '해양 골드러시(maritime gold rush)'가 벌어지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21일 보도했다.

해삼은 정작 멕시코에서는 수요가 없지만 중국에서는 0.5㎏당 약 300달러(약 33만원)의 높은 가격에 팔린다.

해삼을 채취해 시장에 내다파는 어부들은 운이 좋으면 하루에 8천700페소(약 78만원)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해삼 채취가 무분별하게 이뤄지면서 유카탄 수역의 해삼 개체수는 지난 2009년 2만t에서 현재 1천900t 수준으로 급감했다.

멕시코 당국은 해당 수역에서 해삼 채취를 무기한 금지했지만 어부들이 이를 제대로 지키기 않고 순찰도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오히려 암시장이 번창하는 양상 이다.

별다른 소득원이 없는 어부들은 한밤중에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나가 몰래 해삼을 채취한다. 당국이 마약 밀수를 감시하느라 불법 해산물 점검을 소홀히 하는 틈을 노린 것이다.

이후 해삼은 중개상들을 거쳐 멕시코 북부 항구를 통해 중국으로 불법 유통된다. 당국이 마약 밀수를 감시하느라 불법 해산물 유통을 소홀히 하고 있는 틈을 노린 것이다.

주민들은 해삼 채취 금지조치를 지키려는 이들과 불법 조업을 하는 이들로 갈라지며 내분을 빚고 있다.

해삼 소유권을 주장하는 이웃 마을 간의 적대감도 깊어져 폭력사태로 번지기까지 했다.

당국은 유카탄 수역에 해군을 배치하고 해삼 운반경로를 추적하고자 고속도로에 무려 15개나 되는 검문소를 설치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어부들은 경쟁자들이나 순찰선을 피하기 위해 훈련도 받지 않고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직접 바다에 뛰어들어 해삼을 채취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유카탄 반도 도시 셀레스툰에서는 2009년 이래 어부 30여명이 잠수병으로 목숨을 잃기도 했다.

불법 조업으로 주변 환경도 몸살을 앓고 있다.

생태 보호지역인 셀레스툰 국립공원에서는 플라스틱 봉투와 맥주병, 담뱃갑 등이 해안선을 따라 널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지역 어부인 로만 아구스토 플로레스는 "우리는 스스로 모든 걸 망쳐버렸다"며 자조했다.

무리하게 해삼을 채취하다 남편을 잃은 블란카 메제타는 "아이들이 아빠에 대해 물을 때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