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4.09 09:28
이코노미스트지는 ‘김씨 왕조 숭배의 이면(Inside the cult of Kim)’이라는 평양발 기사에서 “김정은이 미국과 남한에 대한 전쟁 위협을 연일 고조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평양 시민들은 전쟁보다는 곧 다가올 봄을 준비하느라 더 바빠보였다”고 전했다.
긴장 기간이 지속되면서 평양의 주요 도로에는 워싱턴 상공 위로 미사일이 떨어지는 포스터가 나붙고 뉴스는 연일 선전 선동을 계속했다. 하지만 이는 B-2 폭격기와 F-22 랩터 전투기를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시킨 미국과 남한에 대한 대응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북한 당국은 자신들의 핵무기를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삶(life)’과 같은 존재로 묘사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무장된 국가이지만 평양에서 볼 수 있는 총이라고는 오직 풋내기 사관 후보생이 들고다니는 나무총이 유일했다. 군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은 전투기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 평양 공항 근처 도로였다. 여단 규모의 군인들은 그곳에서 저마다 삽을 들고 땅을 판 뒤 나무와 봄꽃을 심기에 바쁜 모습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또한 평양에서는 미국과 남한을 향해 연일 계속되는 위협과 선전 선동이 오직 젊은 독재자 김정은을 두려움 없는 장군으로 묘사하려는 국내 소비용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보도했다. 평양 시내에 롤러 스케이트장을 만드는 김정은의 리더십은 칭송되지만 4명 중 1명꼴로 전국의 아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리는 사실은 전혀 거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또한 110만명의 북한 병력 중 4분의 3이 휴전선 100km 이내에 배치돼 있고 장사정포를 비롯한 1만여개의 대포가 서울을 향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남한과 미국의 정보 당국은 아직까지 군의 특이동향을 포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평양 입장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다름 아닌 국제 사회의 제재로 인한 경제적 변화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 조치가 가해지자 외국인들이 자주 찾던 고급 술집과 커피숍에는 제복 차림의 북한 고위층 인사들만 찾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농부들이 맨손으로 언땅을 파고 아낙들이 손수레를 끌고 종자를 운반하는 뒤로 외국인 투자자의 포르쉐가 질주하는 곳이 평양의 모습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