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내수기업 고르면 돈 벌 것"


입력 : 2013.02.07 15:36
[중국증시 高手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지난 5년간 중국경제 급성장해왔지만
성장과실, 투자·일자리 늘리는 데 집중
앞으론 주주 몫 늘리는 환경 조성될 것
지난 5년간 중국 경제는 연 7% 이상 성장해 왔지만, 중국 증시는 맥을 못 추고 떨어지기만 했다. 투자자들은 '도대체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졌다. '경제가 성장하면 주가도 올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상식에서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포기하진 않았지만, 매년 연말이 오면 부진한 수익률로 가슴을 쳐야만 했다. 급기야 지난해 11월 상하이종합지수가 2000 밑으로 추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연초부터 중국 증시가 강하게 치고 올라오면서 '바닥론'이 솔솔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는 정말 다른 걸까?
4일 머니섹션 M이 서울 강남 파이낸스센터 21층에서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을 만났다. 강 회장은 1990년대 말 1억원의 종잣돈으로 주식 투자에 나서 156억원을 만들어 낸 전설의 투자 고수로 유명하다. 그는 2002년부터 중국 상하이에 현지법인을 두고 중국 투자를 해왔다. 지금도 매일 상하이에서 보내오는 보고서를 읽고, 적어도 3개월에 한 번씩은 중국 현지를 방문해 투자 기회를 찾는다. 지금 같은 때 중국 시장에 대해서 물어볼 수 있는 증권가 최고의 고수라고 말할 수 있다. 강 회장은 지난 2007년 상하이 증시가 6000을 넘어섰을 때 "중국 경제성장 전망만 보고 중국펀드에 투자했다간 낭패 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이패드와 아이폰, 그리고 코카콜라를 들고 나타난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질문은 하나인데 답변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10여분이나 쉬지 않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대답은 길고 빨랐지만, 마지막엔 핵심 포인트를 차근차근 요약해줘서 마치 선생님에게 개인 과외를 받은 것처럼 머릿속에 쏙쏙 들어왔다.
- ▲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은 1시간여 진행된 인터뷰 내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답변을 이어갔다.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매우 독특했다. 그는 "사람들은 주식 투자에 무슨 비법이 있는 줄 알지만 그렇 지 않다"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된다. 길바닥에 답이 있다"고 했다. / 허영한 기자
"나는 중국 경제와 주가 흐름은 다르다고 수차례 얘기해 왔다. 주식시장은 경제가 거래되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과연 경제가 좋으면 주가도 덩달아 뜰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바로 중국이 보여줬다. 중국의 GDP(국내총생산)는 2007년 말 27조 위안이었고 작년 말엔 52조 위안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상하이 증시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27조 위안에서 17조 위안으로 줄었다. GDP는 2배 늘었는데 주가는 40% 정도 하락한 것이다."
―중국 증시가 부진했던 이유는 뭔가.
"중국 경제는 급성장했지만 주주(株主)에게 돌아갈 몫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무실 임대료가 올랐다거나 비싼 이자 비용을 낸다거나 혹은 종업원 인건비가 올라서 중국 경제 성장의 과실은 주주에게 오지 않았다. 그러니 주가는 내려가게 되어 있던 것이다. 한국에서 외환위기 이전을 떠올려 보라. 고성장 시기였지만 주가는 별로 오르지 않았다. 기업이 이익을 내도 채권자가 20%대 고금리로 이자 비용이라며 수익을 챙겨갔다. 그러다 우리 경제는 성장이 점차 둔화되면서 주주의 몫을 제약했던 요소가 사라지고, 그 과정에서 주주의 몫은 커지게 됐다. 경제 성장과 주주의 몫은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경제성장과 주가가 따로 움직인다니 의외다.
"그동안 투자자들이 잘못 알고 있었을 뿐이다. 성장과 주가는 본질적으로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주주에게 돌아갈 몫을 줄여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는 데만 써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경제구조의 질서를 바꾸기 시작했다. 즉 수출에서 내수로, 투자에서 소비로 전환하는 것이다. 공장만 마구 지어대던 '투입경제'에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초점을 맞춘 '효율 경제'로 방향성을 틀고 있다."
―주주의 몫이 늘어난다는 얘긴가.
"그동안 주주의 몫을 억제해 왔던 변수들은 높은 금리, 비싼 임대료, 급속도로 진행된 인건비 상승 등이었다. 여전히 중국의 비용 구조는 주주 이익에 반하는 구조지만 점차 주주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최근 임대료가 떨어지기 시작하는 게 대표적이다. 또 산업적인 측면에선 과점 기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 10년간 중국 경제는 그 어떤 산업군에서도 과점적인 이익을 차지하는 회사가 나오지 않았다. 철강 1등 기업인 바오산 철강의 시장점유율은 13%, 브랜드가 널리 알려진 칭다오 맥주조차도 점유율은 12%에 불과하다. 그러나 산업 과점화가 이뤄져 1등 기업에 집중되면 가격을 올릴 지배력이 생기고, 이 과정에서 주주의 몫이 늘어 주가가 오를 여지도 생긴다."
―중국 증시는 이제 달라진 것인가.
"기업 가치 재편이 시작된 만큼, 앞으로 중국 증시에 기대해도 된다. 다만 한국의 주가지수가 외환위기를 전후로 해서 500~1000대에서 2000대로 올랐던 것과 같이 증시가 전반적으로 한 단계 올라서는 현상이 나타나기에는 갈 길이 멀다. 그러므로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에서 1등 기업을 골라내야 한다. 주목해야 할 산업군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중국 내수시장에서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한 회사여야 한다. 둘째, 한국의 삼성전자나 현대차처럼 해외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 셋째, 미국의 애플과 같이 소비자 지향적인 혁신기업이어야 한다."
최근 美증시 급등은 中소비 활황 덕분
중국기업과 경쟁하는 기업株 사지말고
中소비자 지갑 여는 회사 주식을 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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