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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다윗'에게 길을 묻다

화이트보스 2013. 4. 25. 10:34

삼성 '다윗'에게 길을 묻다

  •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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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4.24 22:01

    [이스라엘 경제 분석… 사내 통신망에 소개]

    -창조경제와 코드 맞추기
    朴정부 경제 모델 이스라엘에… 삼성, 벤치마킹조사단 파견

    삼성그룹이 24일부터 사내 인터넷 통신망에 '삼성, 이스라엘에 창의성을 묻다'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날은 '위기가 키워낸 소프트웨어 경쟁력'이라는 주제로 이스라엘 경제의 원동력인 청년 창업가와 소프트웨어 기업체를 소개했다. 25일과 26일에는 '천재는 태어나지만, 천재적인 사고는 길러진다', '이스라엘, 삼성을 말하다'를 각각 소개할 예정이다.

    삼성이 갑자기 이스라엘에 관심을 갖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박근혜 정부와 무관치 않다. 이스라엘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모델 국가다. 삼성은 최근 새 정부의 창조경제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벤치마킹 조사단을 보냈고, 이 조사를 바탕으로 시리즈를 시작한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는 새 정부의 방향을 이해한다는 점뿐만 아니라,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고민 중인 삼성 입장에서도 꼭 필요한 조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다윗'에게 길을 묻다 - 일러스트
    삼성은 이스라엘의 인구는 800만명에 불과하지만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을 64개나 갖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우리나라 기업은 겨우 9개뿐이다. 삼성은 "이스라엘에서는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매년 500개 이상의 새로운 벤처기업을 만든다"며 "여기저기서 한꺼번에 피어나는 봄꽃들처럼 이스라엘 경제가 활력으로 가득 차 있을 수 있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삼성은 특히 이스라엘의 소프트웨어 산업에 주목했다. 바이오농업을 개발하는 에보젠이라는 회사를 다녀온 뒤, 이곳에서는 분자생물학자·로봇공학자·컴퓨터 프로그래머·정보처리 전문가가 함께 일한다고 소개했다. 식물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사람(생명과학 분야 전문가들)과 그 질문을 수치로 변환시켜 해결할 줄 아는 사람(컴퓨터 전문가들)이 함께 일하는 구조다. 다양한 소프트웨어 산업의 융합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샘솟는 원천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열과 성을 다해 뽑고 육성하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연결된다.

    그렇다면 이스라엘의 소프트웨어 산업이 튼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은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에 답이 있다고 봤다. 이스라엘은 인구 1만명당 과학기술자 수가 140명으로 2위인 미국(83명)을 크게 앞선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R&D(연구개발비) 비중도 4.68%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삼성은 "기초과학의 든든한 뒷받침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산업은 모든 분야와 창의적으로 결합해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저력은 어떤 위기 속에서도 돌파구를 찾아내고 유연하게 대처해 온 소프트웨어 정신에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