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방에 들어선 순간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다. 작아도 너무 작다. 호텔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다. 규모만 보면 호텔이라기보다는 차라리 고시원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폼나게 떠나온 해외여행이건만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인가 싶기도 하다. 호텔이라면서 코딱지만 한 객실이 있는 이곳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코트호텔의 세미더블 객실 -
일본 3대 미인 온천이라고 하는 우레시노의 카스이엔 료칸에 이어 후쿠오카에서 두 번째 밤을 보낸 숙소는 코트호텔(Court Hotel)이라는 곳으로 정확한 이름은 코트호텔 하카타 에키마에(COURT HOTEL HAKATA EKIMAE)다. 하카타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큰 길가에 있고 여행사에서 받은 문서에 사진으로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 작아도 있을 건 다 있다는 -
우리가 선택한 객실은 세미더블이었고 3,000엔을 추가하면 칸데오 테라스 슈페리얼트윈으로 변경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어차피 여행지에서 잠만 자게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기본형을 유지한 것이었는데 막상 객실에 도착하고 보니 깜짝 놀랄만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던 것이다. 더블 사이즈 침대 하나 달랑 있고 작은 화장대가 그 옆에 딸려있는 그야말로 코딱지만 한 방이었다.
- 모든 게 작은 코트호텔 세미 더블 객실 -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작은 방 안에 있을 건 다 있다는 점이었다. 침대와 화장대는 물론이고 옷장과 TV, 냉장고도 갖추고 있었다. 화장대에는 알람시계와 컵, 그리고 전기포트와 주전자까지 있어서 마치 소꼽장난 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특히 전기포트는 손바닥보다도 작았고 주전자도 미니어처처럼 보일 정도였다. 첫인상은 실망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신기한 생각으로 바뀌고 있었다.
- 옹기종기 모여있는 욕실과 화장실 -
방이 얼마나 작은가 하면 침대와 화장대 사이가 대략 1미터 정도쯤 되어 보였고 옷장 문을 열면 침대 끝에 닿을랑 말랑 했다. 게다가 화장실은 그야말로 초미니 사이즈였다. 심지어 비대를 조작하기 위한 버튼이 변기에 달려있지 않고 앞쪽 벽에 붙어있을 정도였다. 어떻게 이렇게 비좁은 공간에 이런 시설을 갖춰놓았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호텔이 아니라 소형 컨테이너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 복도에 수북이 쌓여있는 세면도구들 -
어쨌든 밤 8시 가까이에 들어와서 다음날 오전 9시에는 나갈 테니 그야말로 잠만 자면 될 일이었다. 더 좋아봤자 돈만 아깝지 소용도 없다는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못 견딜 것도 아니었다. 더구나 저가여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랬다. 물론 전날 숙소였던 우레시노의 카스이엔 료칸과 비교하면 천국과 지옥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천국에서만 지낼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 1층 로비와 인터넷PC -
욕실에 기본적인 세면도구가 있지만, 복도에 추가로 면봉과 면도기, 머리빗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더 필요하면 가져가라는 의미겠으나 여행자를 시험에 들게 만드는 장치이기도 하다. 1층 로비에는 인터넷PC가 두어대 있는데 이용요금이 10분에 100엔이다. 한 시간만 써도 600엔으로 만원에 육박한다. 무제한 데이터 로밍의 가격이 하루 9천원인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후덜덜 한 수준이다.
- 코트호텔과 하카타역 -
코트호텔의 강점은 기차여행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카타 역에서 가까우므로 시내여행이 아니라 기차여행을 주로 할 생각이라면 역까지 왔가갔다 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입지여건도 없을 듯하다. 특히 JR레일패스의 경우 3일권으로 모든 기차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낮에는 기차타고 다니다가 저녁에 들어와서 잠만 자고, 다음날 다시 기차 타러 가면 된다.
☞ 죽기 전에 한번쯤 꼭 타봐야 하는 환상특급 유후인노모리
☞ 잊을 수 없는 첫경험, 카스이엔 료칸 화실 다다미방
'풍수기행 >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쟁땐 총알받이… 평시엔 멸시” 오키나와 분노로 들끓어 (0) | 2013.05.24 |
---|---|
오사카성 꼼꼼히 걸어보기 '나시노마루 정원' (0) | 2013.05.07 |
내 마음을 빼앗은 다케토미 섬, 그곳의 매력은?기사100자평(0) 크게 작게요즘싸이 공감조선블로그MSN 메신저입력 : 2013.04.20 10:14 (0) | 2013.04.21 |
명승 센간엔의 아름다운 정원, 가고시마(6) (0) | 2013.04.08 |
아름다운 자연과 온천의 고향 이즈(伊豆) (0) | 2013.04.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