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4.30 11:41 | 수정 : 2013.04.30 11:43
평양 당 간부는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개성공단이 지속적으로 커지면서 남한 사회에 관심을 두거나 동경심을 갖는 근로자가 늘어나는 것이 김정일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면서 “김정은은 ‘기회를 보다가 공단을 과감하게 폐쇄해 버리라’는 김정일의 생전 유훈을 집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간부에 따르면 2007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확대 계획이 발표된 이후 “몇 년 동안 개성공단이 잘 운영되면서 주민 생활이 눈에 띄게 좋아져 모두 다 환영하는 분위기”라는 해당 책임일꾼의 보고를 받은 김정일은 “정신이 덜 들었구나, 당 정책을 전혀 모르면서 까불어댄다”며 다음날 그를 해임·철직(撤職)했다.
이 소식은 2008년 초 당 및 내각 간부 뿐만 아니라 일부 주민에게도 알려졌고 “개성공단이 향후 김정일의 결심에 따라 언제든지 폐쇄될 수 있다”는 소문이 당시 돌기도 했다는 것이 이 간부의 전언이다.
그는 “김정일은 늘 당 간부들에게 ‘개성공단에 절대로 기대를 걸지 말라’고 강조했다”면서 “개성공단 문제는 한갓 남북관계를 상징하는 선전수단으로만 활용돼 온 것이며, 이번에 남한은 북한의 올가미에 걸려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데일리NK는 전했다.
청진 소식통도 “개성공단을 통해 철천지원수인 남조선 주민이 한 동포라는 주민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고 지난 수년 동안 이러한 인식은 북한 전국에 퍼지기 시작했다”며 “주민 인식이 달라져 동경하는 사람이 부쩍 늘면서 ‘언제든지 폐쇄해 버린다는 당 중앙의 계획이 있다’는 당 간부의 말을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소식통은 “당 간부는 27일 실시된 강연회서 ‘개성공단 중단은 남측 정부의 최고 존엄 모독에 대한 응당한 징벌이며, 남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지 않으면 개성공단이 재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