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경제협력 성장의 기회로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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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llp@chosun.com
입력 : 2013.05.26 11:15
#지난해 8월 대만중앙은행과 중국 인민은행은 ‘화폐청산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국간 무역거래에서 대만달러와 중국 위안화를 결제수단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 위안화를 대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에 양국간의 실질적인 화폐통합이 이뤄졌다는 게 국제금융계의 시각이다. 중국과 대만은 지난 2010년 6월 양안(兩岸)경제협정(ECFA)을 체결한 지 2년만에, 1987년 양안 경제협력을 시작한 지 25년만에 경제통합의 길에 접어들게 됐다.
지구촌 유이(有二)의 분단 국가 한국·북한과 대만·중국은 엇갈린 길을 가고 있다. 한국과 북한은 북핵·북한 미사일 도발 등으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는 위기를 맞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폐쇄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져 있다. 이와달리 대만과 중국은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양안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대만, 兩岸 경제통합으로 15억명 거대시장 진출 모색
싱가포르, 홍콩과 함께 80년대 눈부신 경제적 도약을 한 신흥경제국(NIES)의 네마리 용으로 손 꼽혔던 한국과 대만은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잠재성장률이 4~5% 수준으로 떨어지는 공통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정치적 민주화로 근로자 임금이 크게 상승했고 인구 2000만~4000만명 규모로 내수시장이 협소했기 때문에 성장여력 확충에 한계가 있었다.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고령화도 급속하게 진행 중이다.
이같은 성장정체기를 극복할 가장 극적인 수단으로 대두된 것이 바로 통일이다. 2000년대 초부터 화해협력 정책의 일환으로 남북 경제협력 확대를 추진했던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A전자 방식의 윈윈시스템 구축을 장려한 것도 북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경제계 내부의 동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08년 집권한 마잉주 총통의 대만 국민당 정부가 민진당 정부 10년동안 중단됐던 양안 경제협력 협의를 재개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비롯됐다. 인구 2300만명에 불과한 대만경제가 중국과의 차이완(chiwan) 경제권 형성을 통해 인구 15억6000만명 규모의 거대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을 펼친 것이다.
양안 경제통합 움직임으로 대만은 중국 본토 내륙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지난 2000년 261억달러였던 대만의 대(對) 중국 수출액은 2011년 937억달러로 급증했다. 대만은 일본, 한국에 이어 대 중국 수출규모가 많은 3대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투자액도 같은 시기 26억달러에서 135억달러로 늘어났다. 대만 자본이 투자기회를 찾아 중국 본토로 넘어오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대만의 거시경제 지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07년까지 연 평균 5%(2002년 이후 5개년) 성장을 했던 대만 경제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0.7%(2008년), -1.8% 성장에 그쳤지만 양안 경제협정 체결 후에는 10.7%(2010년), 4.0%(2011년)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 “올해 남북 경제통합하면 2050년에는 세계 8위 경제대국 가능”
이런 대만 경제의 성과는 우리 경제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남북간 경제협력이 내수경제 활성화라는 우리의 숙원을 어느 정도 해소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남북한 경제통합을 가정했을 때 2050년 통일한국은 인구 7350만명(세계 26위), 생산가능인구 58%, 명목 GDP(국내총생산) 6조560억달러(세계 8위), 1인당 GDP는 8만6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통일 초기 막대한 비용이 들겠지만 통일로 인해 늘어난 인구와 낙후된 북한 경제를 재건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력과 내수경제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개성공단 잠정폐쇄 등 최근의 남북경협 중단 사태가 오래 지속될 수록 남북경제공동체 형성을 통한 내수경제 확대라는 경제적 편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정치·군사적 긴장상태와 별개로 경제협력은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995~1996년 대만 해협 미사일 위기로 인한 긴장기에도 양안간 수출입액은 1994년의 165억달러보다 많은 200억~220억달러를 기록했다”면서 “이런 사례는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 [新성장시대] 한반도 공동체 상생 3大 분리 원칙 필요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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