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核 없는 북한은 다이아몬드 없는 콩고… 北, 첫 6자회담부터 비핵화 의도 없었다"

화이트보스 2013. 7. 15. 13:01

核 없는 북한은 다이아몬드 없는 콩고… 北, 첫 6자회담부터 비핵화 의도 없었다"

  • 워싱턴=임민혁 특파원
  • 입력 : 2013.07.15 02:58

    '6자회담 10년' 첫 수석대표 美 켈리 前 동아태차관보
    "中, 北에 덜 관대해지긴했지만 큰 틀 정책 변화 기대 힘들어"

    
	2003년 8월 시작된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첫 수석대표를 맡았던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11일 워싱턴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03년 8월 시작된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첫 수석대표를 맡았던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11일 워싱턴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임민혁 특파원
    2003년 8월 시작된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첫 수석대표를 맡았던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지난 10년간의 6자회담은 실패였다"며 "북한이 처음부터 비핵화 의도가 없었다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켈리 전 차관보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6자회담 10년'을 앞두고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북한은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어떤 것을 받더라도 만족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핵 없는 북한은 '다이아몬드 없는 콩고'"라고 했다. 그는 "(핵이 없으면)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외부로부터 식량·돈·에너지 지원을 받아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시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빠른 핵개발 속도를 예측했느냐"는 질문에 "많은 미국인이 간과한 것이 북한 사람들도 '한국인'이라는 거다. 매우 똑똑하다는 얘기"라며 "리비아 같은 나라와 비교해보면 북한은 훨씬 열악하고 제한된 조건에서 훨씬 많은 것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북한은 켈리 전 차관보가 2002년 10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처음으로 우라늄 농축 사실을 인정했다. 켈리 전 차관보는 당시 상황에 대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는 클린턴 행정부 때부터 제기됐던 것이고 그러다가 2002년 미 정보 당국이 이 문제가 실험실 수준이 아니라 광범위한 스케일로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이라고 했다.

    켈리 전 차관보는 "당시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북의 핵위협을 과장했다'는 얘기도 있다"는 질문에 "네오콘들이 북한과 협상을 반기지 않은 것은 맞지만, 우라늄 농축 문제는 이와 별개"라고 했다. 이어 "그리고 부시 전 대통령은 이 문제가 나오기 전까지 정책 검토를 통해 북한과 대화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며 "외교적으로 정제되지 않은 '악의 축' 발언 때문에 모든 사람이 '미국이 이라크처럼 북한을 군사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부시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고 했다.

    켈리 전 차관보는 "앞으로도 아마 북한 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북핵 관련 이해 관계자들을 모두 참여시키는 6자회담의 틀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군사 옵션이 불가능하고 경제 제재도 실패한 가운데 유일한 수단인 '외교'를 계속하는 게 헛된 노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10년 전 중국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그런 생각은 많이 없어졌다. 과거처럼 북한에 관대하지 않다는 것은 맞는다"며 "하지만 큰 틀의 정책 변화가 있었다는 건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