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7.15 03:01
중국의 성장률 하락은 세계경제 침체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 경제 내부의 부실(不實) 때문이다. 중국은 정부 감독과 규제를 받지 않는 비제도권 금융, 이른바 '그림자 금융' 규모가 28조위안으로 GDP의 54%에 이른다. 고도성장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그림자 금융을 이용해 과잉 투자에 나선 결과다. 그러다 세계경제가 가라앉고 임금이 올라 경기가 나빠지면서 중국 금융산업을 지배하는 그림자 금융이 부실해질 위험이 커져 중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 취임 이후 경제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태양광업체인 국유기업이 파산하는 데도 예전처럼 구제에 나서지 않았고,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칠 충격을 감수하며 그림자 금융을 잡으려고 돈줄을 죄고 있다. 중국 경제가 더 튼튼해지려면 경제 구조조정을 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성장률은 당분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금융 시스템이 불안해지면서 세계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IMF는 최근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 일본의 아베노믹스와 함께 중국을 세계경제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 경제의 위기와 변동은 언제든 한국 경제의 위기와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한국의 성장률은 0.4%포인트, 수출 증가율은 1.7%포인트 둔화한다는 분석도 있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대외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해 외부 충격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서둘러 보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시장에 균형 있게 진출하는 다변화·다각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에 대한 압도적 의존은 경제뿐 아니라 비(非)경제 분야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