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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고속도로 女운전자 실종 ‘영구미제?’

화이트보스 2013. 8. 10. 10:46

남해고속도로 女운전자 실종 ‘영구미제?’

기사입력 2013-08-10 10:05:00 기사수정 2013-08-10 10:05:00

지난 5월 남해고속도로 순천방면 문산나들목에서 발생한 사고차량 모닝. 진주경찰서 제공 ⓒ News1


폭우가 쏟아지던 남해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낸 뒤 수많은 미스터리를 남기고 사라진 여성 운전자 실종사건이 영구 미제로 남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사건 발생한 지 두달 반이 지난 현재 심증(心證)은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뚜렷한 물증을 밝혀내지 못해 수사 경찰이 속을 태우고 있다.

지난 5월27일 오후 8시5분께 진주시 문산읍 남해고속도 순천방면으로 운행하던 강모(55·여·진주)씨의 모닝 차량이 문산나들목 부근에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고속도로 순찰대는 사고 직후 강씨의 차량 뒤를 따르다 사고를 목격한 다른 운전자로부터 신고를 받고 저녁 8시 20분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강씨는 견인차 4대가 도착한 시간까지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현장에서 바람처럼 사라졌다.

경찰은 모닝 운전자 강씨의 실종사건 발생 후 진주경찰서 형사과 2개반을 전담팀으로 구성해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2차 사고를 낸 운전자에 의한 유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다 지난 7월초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를 확인했다.

강씨보다 불과 몇분전 비슷한 장소에서 사고를 내고 갓길에 있었던 BMW 승용차에 타고 있던 여자의 머리카락이 강씨의 부서진 모닝차량 앞 유리창에 박혀있던 모발과 같은 것으로 DNA조사 결과 밝혀진 것이다.

이에 따라 어떤 경우에도 BMW승용차가 실종사고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돼 있을 것으로 보고 이 차량 운전자와 옆에 타고 있던 아내를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력을 집중했으나 이들은 모든 정황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BMW승용차에 의해 강씨가 유기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차량 내부에서 발견된 혈흔과 머리카락에 대한 DNA조사 결과 이는 강씨가 아닌 차량 운전자 아내의 것인 것으로 확인돼 결정적 물증 확보에 실패했다.

사고 당시 출동한 4대의 견인차량 운전자 등 목격자들을 상대로 최면수사를 통해 나타난 일치된 사실은 BMW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성(운전자 아내)이 사고 당시 고속도로 위에 드러누워 있었다는 점이다.

또 도로에 누워 있던 여성의 옷차림과 BMW에 동승했던 여성의 옷차림이 모두 일치한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몇분전 사고로 도로에 드러누워 있던 BMW 탑승 여자가 강씨의 모닝승용차에 받힌 사실이 분명해 보이지만 그 뒤의 사건 구성이 안갯속이다.

경찰은 BMW 운전자, 견인차 기사 등 3명을 상대로 벌인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강씨를 보았는가?’란 질문에서 ‘보지 않았다’고 답을 했지만 모두 거짓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공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지만 이 또한 심증일 뿐이어서 관련자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지 못하고 있다.

거짓말 탐지기는 증거로 채택되지 못할 뿐 아니라 정황상 증거로 용의자를 기소했다가 실종자 강씨가 나타나기라도 한다면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경찰은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직후부터 한달여 동안 수색견과 함께 연인원 1350명을 사건현장 인근은 물론 대전통영간고속도로, 남해고속도로 등에서 수색을 벌였지만 실종자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 최근에는 헬기를 지원받아 저공비행을 하면서 날개의 회전력에 의한 풀숲을 헤쳐 보기도 했지만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이 지연될 뿐 반드시 이번 사건을 해결하겠다. 목격자들의 제보를 당부드린다"며 사건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경남 진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