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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우리 수돗물 세계 톱 수준… 옥상 저수조 반년마다 청소를"

화이트보스 2013. 8. 23. 11:18

전문가 "우리 수돗물 세계 톱 수준… 옥상 저수조 반년마다 청소를"

  • 정리=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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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08.23 03:03

    [어떤 물이 안전한가] [3·끝] 조선일보·TV조선 공동 기획

    - 정수기는 관리를 잘해야
    수돗물 소독제 걸러내는게 목적, 국내 생수 미네랄 적은건 사실

    - 전문가들에 "어떤 물 마시나"
    1명, 냉장고에 하루넣은 수돗물… 또 다른 1명은 끓인 수돗물
    1명은 "여러종류 생수 다 마셔"

    어떤 물이 좋은 물이며, 어떻게 먹어야 안전하고 건강에 좋을까. 윤성택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고동욱 한국상하수도협회 사무총장, 신호상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 등 물 전문가 3명이 22일 이 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다. 윤 교수는 전 세계 생수 4000여종을 분석했고, 고 총장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 출신이다. 신 교수는 수질 분야를 전공했다. 이들은 "수돗물은 성인들이 하루 2L씩 마시는 음용수로 손색이 없다"며 "다만 한 번 끓이거나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마시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수돗물, 그냥 마셔도 문제없어"

    고동욱 어떤 종류의 물을 마신다고 해도 갑자기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수돗물은 '관리가 가장 잘된 물'이다.

    윤성택 우리나라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문제없다는 데 동의한다. 그러나 좋은 물을 따질 때 미네랄 측면도 봐야 한다. 미네랄이 풍부한 물을 마시는 게 중요하다.

    
	물 전문가인 고동욱 한국상하수도협회 사무총장, 신호상 공주대, 윤성택 고려대 교수(사진 왼쪽부터)가 22일 서울 고려대 과학도서관에서 어떤 물을
    물 전문가인 고동욱 한국상하수도협회 사무총장, 신호상 공주대, 윤성택 고려대 교수(사진 왼쪽부터)가 22일 서울 고려대 과학도서관에서 어떤 물을 어떻게 마셔야 안전하고 건강에도 좋은지 토론하고 있다. /이명원 기자
    신호상 우리나라 수돗물은 정수 처리 과정에서 여러 화학약품을 써서 염소 냄새가 나고 '소독 부산물'의 안전성 논란도 나온다. 그런데 이번에 조선일보가 의뢰해 나온 국립환경과학원 수질 검사 자료를 보면 모든 수돗물의 유해 성분 측정치는 기준치 아래였다. 걱정을 안 해도 될 정도란 얘기다. 다만 소독 부산물 등 유해 성분은 적게 나올수록 좋다. 수돗물은 끓여도 소독 부산물 성분이 다 날아간다.

    우리 수돗물은 세계적으로도 '톱 브랜드'다. 우리 정수 기술은 세계 1~2위를 다툴 정도다. 예전에는 수돗물을 끓여 먹으라고 권유했지만, 최근엔 끓여 먹지 않아도 될 정도로 안전하다. 소독 부산물도 계속 관리하기 때문에 인체에 전혀 무해할 정도다. 염소 냄새가 싫다면 수돗물을 냉장 보관할 때 냄새가 상당 부분 줄어든다.

    "정수기는 방식에 따라 장단점"

    수돗물은 끓이는 게 더 안전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수돗물을 끓이는 걸 번거롭게 여겨 정수기나 생수가 나왔다. 정수기는 수질 기준에 합격한 수돗물을 또다시 거르는 것이다. 수돗물의 소독제 성분 등을 거르는 게 주(主) 목적인 셈이다. 역삼투압 방식은 소독제 성분이나 병원균을 걸러내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정수 시간이 길어 미생물이 증식하고 미네랄까지 같이 거르는 것이 단점이다. 중공사막 방식은 미네랄은 거의 통과시키지만 질산성 질소 등은 걸러내지 못하는 게 단점이다.

    정수기는 특히 관리를 잘해야 한다. 정수기는 괜히 돈을 들여 미네랄을 줄이는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다.

    전 세계 생수 4000여종을 분석해 본 결과, 한국 생수는 미네랄 함량이 가장 적은 그룹에 속한다. 그러나 좋고 나쁜 생수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미네랄이 높아도 '비소' 같은 미네랄 성분은 없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건강하고 안전하게 물 마시는 방법 정리 표
    특히 생수는 미네랄 성분에 따라 몸에 맞는 사람이 다르다. 예컨대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에너지 대사에 필요한 마그네슘 성분이 많이 든 물이 좋다. 칼륨과 나트륨 성분은 어느 한 성분만 지나치게 높지 않고 균형이 맞는 물이 좋다. '바나듐'이란 성분은 당뇨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희귀 미네랄이다. 우리나라 삼다수 제품에 바나듐 성분이 들어 있고, 심혈관계 질환에 좋은 규소 등도 들어 있다. 에비앙은 칼슘이 높아 임산부 등에게 좋은 편이다. 불소 이온은 적절하게 들어 있으면(1PPM 이하) 치아 건강에 좋다. 우리나라 생수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이처럼 생수별 특징이 제각각이라 어떤 게 더 낫다고 하긴 어렵다.

    "소비자도 물관리 관심 가져야"

    한국 생수는 깐깐한 '먹는 샘물 기준' 때문에 더 좋은 생수가 나오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국내 생수는 지표수(상수도) 기준과 유사하게 기준을 만들면서 경도(硬度·높을수록 미네랄 많은 것) 수치까지 낮추었다. 국산 생수의 기준을 완화해야 더 좋은 생수가 나올 수 있다.

    생수를 팔 때 각각의 물 특징을 제대로 알리고, 어떤 성분이 많은지 표시 성분을 나타낼 수 있게 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먹는 샘물 표시 기준'에 따라 성분 표시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물이 마치 '의약품'인 것처럼 "어떤 성분이 많다"고 지나치게 광고하는 것은 제한해야 할 부분이다.

    사람들이 생수나 정수기 물과 비교해 수돗물을 불신하는 이유 중 하나는 녹슨 수도관이나 아파트 옥상 등에 있는 저수조 때문이다. 특히 집으로 이어지는 내부관망에 녹이 슬거나, 저수조 청소가 불량하면 오염 물질이 섞일 수 있다. 소비자들도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아파트 옥상에 저수조가 있다면 반상회 등에 나가 "6개월에 한 번 이상 청소하도록 확인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주로 어떤 물을 주로 마시느냐는 질문에)

    집에서는 주로 수돗물을 먹는다. 냉장고에 하루 정도 넣었다가 먹는 식이다. 그러나 외부에 나갈 땐 당연히 생수도 마신다.

    수돗물을 끓여 먹을 때가 많다.

    생수를 사 먹는다. 생수별로 어떤 성분이 많이 들었는지 잘 알고 있지만, 사실 한 브랜드 생수만 사 먹지 않고 그때그때 달라진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