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3.09.13 03:21
2007년 3월부터 작전에 투입된 독도함은 배수량 1만4000t, 폭 31m, 길이 199m로 헬기·전차·상륙장갑차·공기부양정을 탑재할 수 있어 해군 기동전단의 기함(旗艦) 역할을 맡아왔다. 대한민국 해군의 심장이 멈춰버린 것이다. 화재로 망가진 발전기 2대는 수리에 한 달쯤 걸리고, 침수된 2대는 부품을 외국에서 들여와야 해 내년 4월쯤에나 수리를 마칠 수 있다고 한다. 한국 해군의 중추 함정을 정상 복귀시키는 데 여덟 달 걸린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국군의 날에 동원되는 퍼레이드용(用) 함정이지 유사시 적(敵)을 상대할 실전용 함정이라고 할 수 없다.
북한은 2010년 11월 연평도 도발 때 170발의 포탄을 쏘아댔다. 우리 군은 당시 연평도에 분당 6발씩 쏠 수 있다는 K-9 자주포 6문(門)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80발밖에 대응 사격을 하지 못했다. 6문 중 3문은 망가져 쓸 수 없었고, 나머지 3문도 한 번 쏘고 나면 포신이 뜨거워져 평균 1분 30초에 한 발씩밖에 쏘지 못했다. 대(對)포병 탐지레이더도 고장 나 K-9이 쏜 80발 중 50발은 엉뚱한 데로 날아갔다.
중국은 작년 9월 배수량 6만7000t의 항공모함 랴오닝호(號)를 배치했다. 1920년대에 이미 미국·영국에 이은 세계 3위의 항공모함 전단을 태평양에 띄웠던 일본은 지난달 유사시엔 즉각 항공모함으로 개조할 수 있는 배수량 2만7000t의 준(準)항모 이즈모호(號)를 진수(進水)시켰다. 우리 해군의 최신예 유도탄 고속함인 한상국함은 2010년 최종 시험평가에서 갈지(之)자로 운항하며 국민에게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을 보여줬다. 이것이 우리 해군의 정직한 실상(實相)이다.
독도함 사건이 한국 방위 산업의 실상을 보여줬다. 실상을 덮어서는 안 된다. 실상을 바로 봐야 헤쳐나갈 길도 뚫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