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와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시구자로 마운드에 올랐다.
박 대통령의 이날 시구는 경호 관계상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도 경기 시작 10여분 전에 알려졌을 정도로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다. 시구자 이름을 알리는 전광판에 '대통령 박근혜'라는 문구가 뜨자 관중들은 물론 선수들까지도 놀란 표정이었다.
경기 전 구본능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와 비공개 환담을 가진 박 대통령은 삼성 쪽 게이트를 통해 두산 마스코트 철웅이, 삼성 마스코트 볼레오의 안내를 받으며 경기장에 입장했다.
박 대통령은 '2013 Korean series'라는 글자가 새겨진 남색 한국시리즈 기념점퍼에 연한 카키그레이색 바지, 흰색 운동화를 착용했다. 시구를 위해 특유의 올림머리 대신 뒷머리를 조금 묶고 나타난 점도 눈에 띄었다.
-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모자를 쓰고 있다. 2013.10.27. bjko@newsis.com 2013-10-27
박 대통령은 관중들의 박수 속에 마운드에 올라 주심으로부터 공을 건네 받은 뒤 시구를 했다. 박 대통령이 던진 공은 큰 포물선을 그리며 두산 포수 최재훈 선수 앞에 떨어졌고 미소 속에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퇴장 중에 삼성 류중일 감독과 악수를 나눈 박 대통령은 관전을 위해 언북중학교 야구단원들과 함께 VIP석에 앉았다. 박 대통령은 'K'라고 새겨진 파란색 국가대표 야구모자를 쓰고 태극모양 부채로 햇빛을 가리며 경기를 지켜봤다.
박 대통령의 한국 프로야구 시구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이번이 다섯 번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에 시구를 한 바 있으며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년과 1995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연이어 시구를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대전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시구를 했는데 당시 경호원이 심판 복장을 하고 2루심 대신 시구 자리에 함께해 관심을 끌었다.
- 【서울=뉴시스】홍찬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 대 두산의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다. 2013.10.27. mania@newsis.com 2013-10-27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2008년 프로야구 개막전의 깜짝 시구자로 나설 계획이었지만 사전에 정보가 새나가면서 경호상 문제로 취소됐다.
또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9월 시구가 아닌 관전을 목적으로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을 찾았다가 4회가 끝난 뒤 '키스타임' 때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카메라에 잡히자 즉흥적으로 키스를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은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전인 1958년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 한국 대표팀의 친선경기에서 시구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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