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의 재발견/겨례의 지도자

수준 높아진 朴대통령 '패션외교'…英 여왕과 대결?

화이트보스 2013. 11. 11. 21:55

수준 높아진 朴대통령 '패션외교'…英 여왕과 대결?

  • 노자운 기자

  • 입력 : 2013.11.11 17:21

    박근혜 대통령이 6박8일간의 서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9일 귀국한 가운데, 이 기간 박 대통령이 선보인 다양한 의상도 화제다. 박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 벨기에의 국가 원수와 정·재계 인사를 만난 자리에서 10벌이 넘는 다양한 의상을 국가와 장소,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英 왕실 관복색 ‘로열블루’…브로치·목걸이로 화려함 더해

    박 대통령은 이달 4일 밤(현지 시간) 국빈 자격으로 영국을 방문했을 때 푸른색 계통의 의상을 주로 입었다. 파란색은 영국 왕실의 관복 색으로 많이 사용되는 ‘로열 블루’를 떠올리게 하는 색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영국의 노동당, 자민당 당수를 접견했을 당시 군청색 재킷으로 단정하고 격식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은 영국의 노동당, 자민당 당수를 접견했을 당시 군청색 재킷으로 단정하고 격식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청와대
    박 대통령은 영국 버킹엄궁에서 야당인 노동당·자민당의 에드 밀리반드, 닉 클레그 당수를 접견했을 때 차이나칼라(옷깃이 목을 둘러싼 형태)의 원 버튼(단추가 한줄로 달린 형태) 군청색 재킷을 입었다. 깃을 세운 차이나칼라 재킷은 칼라를 아래로 접은 것보다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주는 동시에 목의 주름을 자연스럽게 가릴 수 있는 기능성도 갖춘 옷이다. 박 대통령이 평소 즐겨 입는 형태의 재킷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이 이날 선보인 재킷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라인으로 제작됐으며, 심플한 검은색 브로치와도 조화를 잘 이뤘다는 평가다.
    영국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긴 군청색 코트를 입고 있다. 맨 오른쪽은 윌리엄 왕세손. /청와대
    영국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긴 군청색 코트를 입고 있다. 맨 오른쪽은 윌리엄 왕세손. /청와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에든버러 공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할 때 착용했던 롱코트 역시 군청색을 띤 차이나칼라 원버튼 코트였다. 이에 평소 즐겨 입는 회색 정장 바지와 굽이 낮은 구두를 매치해 전체적인 색상에 통일감을 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장대의 군복 색깔이 군청색 혹은 푸른 빛이 감도는 진회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의 옷이 전혀 튀지 않고 잘 어울려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춰 최대한 격식을 갖춘 듯한 인상을 준다”고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왼쪽에서 두번째)의 환송을 받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청와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왼쪽에서 두번째)의 환송을 받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청와대
    박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와 작별 인사를 나눌 때도 옅은 파란색 재킷과 군청색 바지를 입어 로열 블루 색상으로 코디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때 박 대통령은 브로치 대신 두줄로 만들어진 진주 목걸이를 착용해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신 브로치를 착용하지 않아 ‘투머치(too muchㆍ과하다는 뜻)’ 패션을 피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튤립의 꽃잎과 같은 모양의 노란색 재킷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 왼쪽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청와대
    튤립의 꽃잎과 같은 모양의 노란색 재킷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 왼쪽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청와대
    박 대통령은 반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를 만났을 때는 로열 블루가 아닌 밝은 노란색 재킷을 택했다. 노란색은 보통 젊음과 희망을 상징하는 색상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입은 이 재킷은 튤립의 꽃잎 모양과 흡사한 곡선형 칼라가 특징이다. 은색 단추가 부채꼴의 브로치와 어우러져 박 대통령이 유럽 순방 기간 입은 재킷 중 가장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이 영국에서 입은 한복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박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국빈 만찬에서 주황색 저고리와 옅은 분홍색 치마를 착용했다. 고름에는 노란색과 분홍색을 적용했고, 분홍색 치마에는 노란색, 파란색과 보라색, 빨간색 꽃무늬를 수놓았다.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 박근혜 대통령, 에딘버러공(왼쪽부터). 박 대통령이 이날 입은 한복에 대해서는 패션 업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청와대
    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 박근혜 대통령, 에딘버러공(왼쪽부터). 박 대통령이 이날 입은 한복에 대해서는 패션 업계의 의견이 엇갈린다. /청와대
    이에 대해 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박 대통령이) 보여줬던 우아하면서 세련된 한복 패션과 달리, 색상이 너무 화려해 살짝 촌스러운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반면 K스타일리스트는 “영국 여왕은 옷 전체가 레이스로 이뤄진 하얀 드레스에 장갑, 왕관과 목걸이, 귀걸이까지 착용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줬는데 초대받은 박 대통령이 화려한 패션을 선보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佛 만찬서는 둥근 넥라인 재킷·플레어스커트로 여성스러움 강조

    박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을 당시 연보라색 재킷을 착용했다. 보라색 계통은 예로부터 ‘황제의 색’으로 잘 알려진 색이다.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을 강조하고 싶을 때 의도적으로 많이 선택하는 색상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밝은 빨간색 차이나칼라 재킷으로 진취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왼쪽)이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밝은 빨간색 차이나칼라 재킷으로 진취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박 대통령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얼라이언스 회장을 만났을 때는 선명한 빨간색의 차이나칼라 재킷을 입었다. 빨간색은 보통 진취성과 열정을 상징하는 색상으로 잘 알려졌으며, 한편으로는 프랑스 삼색기 중 한 가지 색으로 ‘박애’를 상징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은 반면 장마르크 에로 총리와의 만찬 자리에서는 카리스마보다는 부드러움과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재킷과 스커트를 착용했다. 격식을 갖춘 차이나칼라 대신 목선이 비교적 많이 파인 둥근 넥라인(목선)의 회색 재킷과 같은 계통의 플레어스커트(단이 퍼져 주름이 생기는 스커트)를 입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도 광택이 있는 플레어스커트를 입은 적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필립 드 벨쥐끄 벨기에 국왕(왼쪽)의 모습. 박 대통령은 이날 하늘색과 은색을 매치한 우아한 원피스로 호평받았다. /청와대
    박근혜 대통령과 필립 드 벨쥐끄 벨기에 국왕(왼쪽)의 모습. 박 대통령은 이날 하늘색과 은색을 매치한 우아한 원피스로 호평받았다. /청와대
    박 대통령은 또 7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라켄궁에서 필립 드 벨쥐끄 국왕을 만났을 때도 은색과 하늘색이 섞인 원피스로 여성스러움을 드러냈다. 광택이 들어가 별도의 장신구 없이도 적당히 화려하며, 치마에 주름이 많이 잡혀 걸을 때마다 하늘하늘하게 나풀대 마치 이브닝드레스와 같은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다.
    • Your browser does not support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