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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투성이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한다면서 국방부·합참에 전담부서 하나 없다니

화이트보스 2013. 12. 7. 13:54

허점투성이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한다면서 국방부·합참에 전담부서 하나 없다니

  • 박휘락·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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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3.12.06 23:17 | 수정 : 2013.12.07 06:07

    
	지난 3월 7일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스커드, KN-02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 차량들의 열병 사진.
    지난 3월 7일 《노동신문》 1면에 실린 스커드, KN-02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탑재한 이동식 발사 차량들의 열병 사진.

    남북한 긴장이 극에 달해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은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까. 일부 학자들은 “북한이 핵미사일로 위협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하며 즉답을 회피한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첫째는 미국의 확장억제 또는 핵우산에 의존하는 것이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면 미국이 그들의 강력한 핵 공격력으로 북한을 초토화시킨다고 위협하고, 이것이 실제로 시행될 것임을 적극적으로 과시해 북한으로 하여금 믿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실제로 공격했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이 약속한 대로 핵보복을 가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해 노벨 평화상까지 받았고, 중국과의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핵보복을 미 의회나 국민들이 동의해 줄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실제로는 미국이 핵 보복을 가하더라도 북한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핵미사일로 공격해 버리면 어쩔 수가 없다. 또한 한국이 핵공격을 받아서 수백만의 국민이 사망한 상태에서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해 보복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둘째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실제 발사할 것이라는 ‘명백한 징후’가 발견될 경우 한국의 공군기나 미사일로 발사하기 직전의 북한 핵미사일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것은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으로서 현재 한국 합참에서 공언하고 있는 사항이고, 국제적으로도 용인되는 방책이다.

    세 번째는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비행해 오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interception)하는 방법이다. 이것은 항공기에 대한 방어를 미사일에 적용하는 개념으로서, 가능하기만 하면 정당하고 위험도가 낮은 방법이다.

    그러나 음속의 5~10배로 비행하는 북한의 핵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한다는 것이 기술적으로 쉽지 않고, 핵미사일 탄두 자체를 직접적으로 타격해 공중에서 파괴시켜야 하는데(직격파괴·영어로는 hit-to-kill이라고 함), 한국은 현재 그러한 무기체계를 구비하지 못하고 있다.

    ◇ 서울 방어 위해 PAC-3 서둘러 도입해야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경우 한국이 노력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면서 현실적인 조치는 미국의 확장억제 또는 핵우산에 의존하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 함께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대규모 응징보복을 감행할 것임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인 계획과 능력을 구비하고 있음을 과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평시부터 북한 핵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작성하고, 연습해 두어야 할 것이다.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와 한미연합사 해체는 재검토해 연기할 필요가 있다. 한미연합사 체제하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미군 대장인 한미연합사령관이 미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여 활용할 것이고, 이것을 알기 때문에 북한은 함부로 도발하기 어렵다.

    한국의 경우 북한과 근접하고 지리적 종심(縱深)이 짧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의 효과가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다.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한국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수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아 조치의 시간이 매우 짧고, 모든 지역에 대해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하고자 할 경우 너무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사일 방어는 방어적이라서 다른 국가의 협력을 획득하기가 쉽고, 계속적으로 기술을 향상시킬 경우 성과가 그만큼 누적된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미 MD 참여’라는 오해와 남북한 간 화해협력의 분위기를 저해할 수 있다는 잘못된 판단으로 미사일 방어에 관한 심도 있는 토의 없이 시간만 허비하고 말았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발표하는 등 미사일 방어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강화됐으나 여전히 실질적인 조치는 수반되지 않았다.

    아직 국방부와 합참에는 미사일 방어를 추진할 담당부서가 편성되지 않은 상태이고, 미사일 방어에 관한 육군과 공군 간의 역할분담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전력증강에 있어서도 항공기 방어용 PAC-2 미사일(지상용)과 SM-2 미사일(해상용)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 수도 서울과 핵심 전략시설을 방호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PAC-3 미사일을 최단 기간 내에 획득해 배치하고, 반응시간이 제한되는 점을 고려해 현지 지휘관에게 즉각 대응을 위한 권한을 위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하층방어용 PAC-3의 요격 고도가 20km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더욱 높은 고도에서 한 번 더 타격할 수 있도록 상층방어용으로 지상의 THAAD나 해상의 SM-3 미사일을 획득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와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노출돼 있는 일본은 어떠한가. 일본은 1998년 북한의 대포동 1호 미사일이 일본열도를 넘어간 것을 심각하게 인식해 미사일 방어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미국과의 협력을 핵심적인 요소로 인식해 긴밀하게 협의해 왔다. 지금은 16개 포대의 PAC-3, 그리고 SM-3 미사일을 구비한 4척의 이지스함을 구비하고 있다. 2006년에는 미국의 전방추진 ‘X-band’ 레이더를 일본 기지에 배치하도록 허용해 정보를 공유해 왔고, 올해에는 교토지역에 1대를 추가했다. 실제 미사일 요격 시 미군과 세부적인 조치를 협조할 수 있도록 상설협조 기구까지 설치한 상태다.

    
	주한미군이 보유 중인 탄도탄 요격미사일 PAC-3. 한국군도 탄도탄 요격률을 높이기 위해 PAC-3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이 보유 중인 탄도탄 요격미사일 PAC-3. 한국군도 탄도탄 요격률을 높이기 위해 PAC-3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 ‘킬 체인’으로 북한 미사일 파괴할 수 있나

    미사일 방어망은 구축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응징보복의 효과는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군은 발사가 임박한 북한의 핵미사일을 제거하기 위한 계획과 능력을 보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핵공격을 받아 수많은 국민이 사망하거나 국토가 황폐화한 후 응징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정승조(鄭承兆) 전 합참의장도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관한 ‘명백한 징후가 있을 경우’ 선제타격 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위한 능력을 ‘킬 체인(Kill-Chain)’이라고 표현했다.

    이후 한국에서는 킬 체인이 북한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최선의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것은 선제타격의 다른 표현일 뿐 새로운 용어도 아니고, 공식적인 군사용어도 아니다. 어떤 표적을 발견해 타격하는 모든 과정을 일컫는 미 공군의 은어적인 표현일 뿐이다.

    일반적으로는 ‘킬 체인의 완성’이나 ‘킬 체인의 단축’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표적을 파괴하는 데 필요한 표적탐지나 피해평가 등의 선행 및 후행 조치를 완비해야 한다거나 그것을 가능한 한 짧은 시간에 완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용어다.

    이것은 1991년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찾아서 정확하게 파괴하는 활동에서 비롯됐고, 현재 미군은 이를 6단계로 구분해 ‘F2T2EA’로 부른다. 즉, 탐지(Find)-식별(Fix)-추적(Tracking)-무기선정(Target)-교전(Engage)-평가(Assess)로 구분하고 있고, 35분 내에 완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군은 탐지(Find)-식별(Fix)-결심(Target)-타격(Engage) 4단계로 소개하면서 30분 이내에 완성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그러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것을 위한 실제적인 능력을 구비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당연히 킬 체인의 완성이나 단축을 위해서는 표적을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군의 능력은 너무나 제한된다. 따라서 한국은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호크(Global Hawk)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스텔스 성능을 가진 F-35 전투기, 북한 방공망을 피해 목표물을 선제 타격하는 데 필수적인 무기체계

    타격의 경우에도 현재 F-15K 2개 대대가 있지만, 북한의 방공망을 피해 발견된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하다. 스텔스 성능을 갖춘 F-35가 포함된 차세대 전투기 획득은 무산돼 수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에 관한 사항을 누가 판단해 건의하고, 누가 결정할 것인지에 대한 법적이거나 제도적인 절차도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다.

    킬 체인과 관련해 한국이 검토할 필요가 있는 사항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이 임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예방(preventive) 차원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제거하는 방안이다. 앞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이 더 많은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다. 그리하여 선제타격으로 모두 제거할 수 없을 정도로 북한이 대량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된다면 한국은 속수무책의 상황에 처하게 되기 때문이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조선 12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