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사형 집행을 보도한 직후 중국과 미국·일본 당국은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장성택 처형 문제는) 북한의 내부 문제다. 중국은 앞으로도 북한과 경제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외교정책 근간 중 하나인 ‘내정 불간섭’ 원칙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내면은 전혀 다르다. 베이징(北京)의 소식통은 이날 “중국 지도부가 최근의 북한 상황에 격노하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 현재 북한 관련 부처는 대북 상황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하느라 대부분 야근하고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계적 대응 방안에는 앞으로 북한이 국면전환을 위해 국지 도발을 할 경우 지난 2월 핵실험 당시 했던 제재보다 훨씬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과의 고위 교류 중단과 석유와 식량지원 단계적 감소, 경협 중단 등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보당국은 장성택 실각 징후를 한 달 전부터 인지했지만 정치국 회의석상에서 연행되고 처형된 사실은 북한이 사전 통보하지 않아 전혀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태로 북·중 경제협력도 당분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난해 8월 장성택이 중국을 방문해 합의한 위화도와 황금평 특구개발, 4개 중국 지방정부 간 합작사업과 6개 기업의 투자사업은 보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양국 경제협력을 주도하는 장의 측근들이 대부분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펑(朱鋒)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갑작스러운 장의 처형으로 양국관계는 당분간 숨 고르기를 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존 관계에 전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 외교부는 이날 이광남 북한 외무성 의례국(의전국)장 일행이 12일 베이징에서 장쿤성(張昆生)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를 면담했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의 이 같은 행보는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중관계가 경색될 것이라는 국제 시각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도 조선중앙통신이 사형 소식을 전한 지 1시간 만인 12일 오후 5시30분쯤(현지시간)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로 동시 논평을 발표했다. 한국 국정원 발표로 장성택 숙청설이 처음 알려졌을 때만 해도 공식 논평을 자제했던 미 정부가 이번에 신속한 반응을 보인 건 이례적이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인 잔인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은 “우리는 북한 내부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역내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과 국무부의 이런 입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된 뒤 NSC 회의를 거쳐 정리됐다고 한다. “우방국과 협의하고 있다”는 대목은 중국 정부와 이번 사태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쳉 리 연구원은 “김정은의 공포스러운 행위는 히틀러와 스탈린을 연상시킨다”며 “김정은의 강건함 이면에 오히려 취약성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보다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관계국과 밀접하게 제휴해나가면서 냉정하게 정세를 주시하고, 계속 정보수집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안인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측근을 북한에 보내는 등 해법을 모색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일본 정부로선 북한 내 긴급사태에 당황하는 모습도 나타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이번 사태가 군의 영향력 확대로 연결될지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면전환용 핵실험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그는 “예단할 수 없으며 경계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워싱턴·도쿄=최형규·박승희·서승욱 특파원
관련기사
▶ [단독] 황장엽 "망명 전 장성택과 김정일 제거 모의" 진술
▶ "김경희 치매로 사람 못 알아봐…산송장 상태"
▶ 장성택 처형 뒤 첫 공개활동 김정은, 얼굴보니
▶ "처형에 헬기 격추용 기관총 사용…일반 탄환 10배"
▶ 北외무성,베이징서 中외교부면담…김정은방중?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장성택 처형 문제는) 북한의 내부 문제다. 중국은 앞으로도 북한과 경제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외교정책 근간 중 하나인 ‘내정 불간섭’ 원칙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내면은 전혀 다르다. 베이징(北京)의 소식통은 이날 “중국 지도부가 최근의 북한 상황에 격노하고 심각하게 보고 있다. 현재 북한 관련 부처는 대북 상황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점검하느라 대부분 야근하고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계적 대응 방안에는 앞으로 북한이 국면전환을 위해 국지 도발을 할 경우 지난 2월 핵실험 당시 했던 제재보다 훨씬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과의 고위 교류 중단과 석유와 식량지원 단계적 감소, 경협 중단 등 조치가 취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보당국은 장성택 실각 징후를 한 달 전부터 인지했지만 정치국 회의석상에서 연행되고 처형된 사실은 북한이 사전 통보하지 않아 전혀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뒷받침하듯 중국 외교부는 이날 이광남 북한 외무성 의례국(의전국)장 일행이 12일 베이징에서 장쿤성(張昆生)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를 면담했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의 이 같은 행보는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중관계가 경색될 것이라는 국제 시각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도 조선중앙통신이 사형 소식을 전한 지 1시간 만인 12일 오후 5시30분쯤(현지시간)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로 동시 논평을 발표했다. 한국 국정원 발표로 장성택 숙청설이 처음 알려졌을 때만 해도 공식 논평을 자제했던 미 정부가 이번에 신속한 반응을 보인 건 이례적이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인 잔인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은 “우리는 북한 내부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역내 동맹 및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과 국무부의 이런 입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된 뒤 NSC 회의를 거쳐 정리됐다고 한다. “우방국과 협의하고 있다”는 대목은 중국 정부와 이번 사태를 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쳉 리 연구원은 “김정은의 공포스러운 행위는 히틀러와 스탈린을 연상시킨다”며 “김정은의 강건함 이면에 오히려 취약성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보다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관계국과 밀접하게 제휴해나가면서 냉정하게 정세를 주시하고, 계속 정보수집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안인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측근을 북한에 보내는 등 해법을 모색해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일본 정부로선 북한 내 긴급사태에 당황하는 모습도 나타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은 “이번 사태가 군의 영향력 확대로 연결될지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면전환용 핵실험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그는 “예단할 수 없으며 경계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워싱턴·도쿄=최형규·박승희·서승욱 특파원
관련기사
▶ [단독] 황장엽 "망명 전 장성택과 김정일 제거 모의" 진술
▶ "김경희 치매로 사람 못 알아봐…산송장 상태"
▶ 장성택 처형 뒤 첫 공개활동 김정은, 얼굴보니
▶ "처형에 헬기 격추용 기관총 사용…일반 탄환 10배"
▶ 北외무성,베이징서 中외교부면담…김정은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