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이 대안이다/자주 국방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 1~2명 휴전선 통해 월북

화이트보스 2014. 1. 21. 11:43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 1~2명 휴전선 통해 월북

  • 안치용
    재미 탐사보도전문기자
    E-mail : jesim56@gmail.com
    조선일보가 ‘뉴욕의 저승사자’로 표현한 탐사보도전문기자로 1인미..
    더보기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미투데이

    입력 : 2014.01.21 05:27
    • 스크랩 메일 인쇄
    • 글꼴 글꼴 크게 글꼴 작게

    미국 국무부 비밀전문 첫 공개
    1~2명 생존해 서부 전선 미군 지역 철책 뚫고 월북
    미국 정부는 민간인 탈출계획 만지작...독일 등 '우리도 데려가라' 아우성

    1968년1월25일 생포된 공비 김신조가 동료들의 사체를 확인하고 있다.
    1968년1월25일 생포된 공비 김신조가 동료들의 사체를 확인하고 있다.
    지금부터 46년전인 1968년 1월 21일, ‘박정희 목따러 왔수다’라는 말로 대한민국을 깜짝 놀라게 했던 무장공비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사건. 이 사건이 발생한지 사흘 뒤인 24일밤 김신조 일당 1~2명이 미군 관할인 서부전선 철책을 뚫고 월북했다는 사실이 미국 국무부 비밀전문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 전문은 김신조 일당이 31명이라는 당시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모두 33명임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사건 당시 생존자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는데, 이 비밀전문은 주한 미국대사관이 도주자가 있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해 미국 국무부에 보고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번 비밀전문은 처음 공개되는 자료입니다.

    윌리암 포터 주한미국대사가 1968년 1월 25일 오전 미국 국무부에 타전한 비밀전문.
    윌리암 포터 주한미국대사가 1968년 1월 25일 오전 미국 국무부에 타전한 비밀전문.
    윌리암 포터 주한미국대사가 1968년 1월 25일 오전 9시 34분 미국 국무부와 주일미국대사관, 하와이의 미태평양사령부, 유엔 주재 미국대표부 등에 타전한 비밀전문에 따르면 1·21사태가 발생한 사흘뒤인 1월 24일밤 북한군 8명에서 10명정도가 비무장지대 절책 너머 북쪽에서 소총과 수류탄으로 미군 초소를 공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미군은 동이 트면서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전개, 미군초소에서 멀지 않은 지점의 철책에 3피트 깊이의 구멍이 뚫려 있음을 발견했고, 족적과 혈흔 등을 추적한 결과 무장공비 1명 내지 2명이 월북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포터대사는 미군초소의 위치가 UTM 좌표 CT 089029 지점이라고 밝히고, 북한군이 미군초소에 총격을 가한 것은 무장공비의 월북을 돕기 위해 미군의 감시를 분산시키기 위한 술책이라고 보고했습니다. 포터대사는 이외에도 1월 24일 저녁과 1월 25일 새벽에 총격전이 발생했으며, 1월 25일 UTM 좌표 BS 996980 지점에서 총격전으로 인해 미군 8명이 부상을 입고 한국군은 2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암 포터 주한미국대사가 1968년 1월 23일 오후 미국 국무부에 타전한 비밀전문.
    윌리암 포터 주한미국대사가 1968년 1월 23일 오후 미국 국무부에 타전한 비밀전문.
    포터 대사는 이에 앞서 1월 23일 오후 1시 24분 미 국무부 등에 보낸 비밀전문을 통해 1월 23일 새벽 4시 28분 미 2사단이 관할하는 비무장지대 철책에 3명에서 5명의 북한군이 총격을 가해왔다고 보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군은 즉각 대응에 나섰으며 같은 날 새벽 6시 25분 북한군이 재차 공격을 감행, 미군 3명이 부상했으며, 총격지점 인근 철책에서 고성능 폭탄으로 뚫은 구멍 2개가 발견됐고 그 지점의 철책은 북쪽으로 휘어져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포터 대사는 북한군의 총격전은 첫째 1·21사태를 일으킨 무장공비의 탈출을 도우려는 것, 둘째 북한군의 새로운 침투공작, 세째 미군의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행동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포터대사는 생포한 김신조를 그들이 침투한 철책지점으로 데려가 확인한 결과 김신조 등 무장공비들은 미 2사단이 관할하는 철조망을 뚫고 침투했으며 침투지점의 UTM 좌표는 CT 089055 였다고 확인했습니다. 1·21사태 사흘 뒤인 24일밤 무장공비 1-2명이 월북에 성공한 철책의 좌표는 CT 089029, 이들이 침투한 지점의 좌표는 CT 089055로 결국 생존한 무장공비들은 그들이 침투한 지점 인근의 철책을 통해 다시 월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처럼 미국이 무장공비 1-2명이 월북한 것으로 보고함에 따라 1·21사태 당시 침투한 무장공비가 과연 몇명인지에 대해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당시 정부는 124군부대 소속 31명의 무장공비가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침투했다가 이중 김신조 1명만 생포됐으며 나머지 30명은 사살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인터넷백과사전은 당시 31명 침투, 1명 생포, 28명 사살, 2명은 실종이라고 기록하는등 사살된 무장공비 숫자가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박정희대통령을 암살할 계획이었다고 말하는 간첩 김신조. 기자회견 장소에는 노획무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박정희대통령을 암살할 계획이었다고 말하는 간첩 김신조. 기자회견 장소에는 노획무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한편 미국은 1968년 1월 북한의 청와대 습격과 푸에블로호 납치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자 한국에 체류하던 미국민을 탈출시키는 작전을 조심스럽게 검토했으며, 이 과정에서 네덜란드, 일본, 독일, 스웨덴 등이 자국민도 탈출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와대 습격 6일, 푸에블로호 피납 4일뒤인 1968년 1월 27일 윌리엄 포터 주한미국대사는 국무무와 태평양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등에 보낸 '도피및 탈출 작전'이라는 비밀전문에서 “주한미국대사관은 조심스럽게 상황을 검토했으며, 지금 시점은 도피 및 탈출작전을 공식적으로 경보할 단계는 아니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포터대사는 이 전문에서 '도피및 탈출위원회'는 주한미군사령부와 협조해 도피 탈출작전(E & E PLAN)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E & E PLAN 이란 ESCAPE AND EVASION PLAN, 즉 도피 및 탈출작전으로 한반도 유사시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국민들을 한반도 밖으로 비상 소개시키는 작전을 말하는 것입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ESCAPE AND EVASION OPERATIONS (E&E) 라는 작전계획(OPLAN)을 수립, 유사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포터 대사는 나흘뒤인 1968년 2월 1일 국무부 본부의 버거 대사에게 도피 및 탈출작전에 대해 보고합니다. 포터대사는 이 전문에서 “한국에 체류중인 미군 가족과 비필수 미국 국민이 약 1만1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네덜란드와 일본, 독일, 스웨덴, 그리고 유엔산하기구도 미국이 만약 미국 국민들을 한국에서 탈출시킨다면 자국민들도 그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고, 유엔 산하 일부기구의 한국내 직원들이 포함되지 않자 미국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1968년 2월 21일 주한 미국대사관에 하달한 비밀전문.
    미국 국무부가 1968년 2월 21일 주한 미국대사관에 하달한 비밀전문.
    1968년 2월 21일 미국 국무부는 주한미국대사관에 보낸 전문에서 “네덜란드 대사관이 한국에서 소개가 필요할 경우 자국민을 도와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했다”며 “한국체류 네덜란드인은 서울 16명 등 모두 21명”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이 전문에서 “만약 소개작전이 진행되고 네덜란드인들이 도움을 요청한다면 (탈출비행기 등의) 좌석에 여유가 있으면 본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주한미국대사가 이들을 탈출대상에 포함시켜 주라”고 지시했습니다. 네덜란드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자국민을 포함시켜달라고 아우성이었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2월 21일 국무부로부터 네덜란드인들을 포함시켜주라는 지시를 받은 뒤 약 1주일이 지난 2월 27일 국무부로 또 다시 전문을 보냈습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이 전문에서 “수년동안 도피 및 탈출작전에는 영국 및 영연방 국민, UNCURK의 직원, 그리고 서울 소재 스칸디나비아병원의 직원들에게는 미국민과 똑같은 우선권을 부여, 탈출시키도록 돼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들 국가와 맺은 계약이나 계약내용을 담은 기록 등이 대사관에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말하자면 이들도 함께 탈출시키는 것은 맞지만 그 세부사항은 대사관에 없으므로 국무부가 대사관으로 보내달라는 부탁입니다.
    윌리암 포터 주한미국대사가 1968년 2월 27일 미국 국무부에 타전한 비밀전문.
    윌리암 포터 주한미국대사가 1968년 2월 27일 미국 국무부에 타전한 비밀전문.
    주한미국대사관은 또 자국민을 도피 탈출계획의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한 한국 주재 독일, 일본, 스웨덴 대사관에 스스로 자국민들의 탈출을 주선해야 한다고 통보하는 한편, 미국정부도 민간항공기를 이용하는 만큼 그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독일, 일본, 스웨덴대사관에 군사수단(군용기 또는 군함 등)을 이용한 비상탈출 때에는 각국 정부가 그들 본국 정부 또는 주재국 정부의 자원을 이용해야 한다고 통보했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이들 나라에게 미군은 좌석 등이 여유가 있을 경우에만 이들 나라를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렇더라도 이는 '도피 및 탈출계획'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사시에 자리가 있으면 혹시 탈출시켜 줄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탈출계획의 정식 대상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한국내 유엔직원들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UNKURK 직원들은 미국민들과 똑같은 우선권을 부여받지만 UNCURK를 제외한 다른 UN기구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UNCURK와는 달리 도피 탈출작전때 제3국 국민대우를 받는다고 보고했습니다. 말하자면 포터대사가 유엔직원들은 어떻게 할지 지침을 달라, 그런 전문이었습니다.

    결국 한달뒤인 3월 25일 미국무부는 '도피탈출계획'이란 제목의 비밀전문을 주한미국대사관에 보내고 유엔직원들을 모두 대피계획에 포함시키라고 지시했습니다. 국무부는 이 전문에서 “UNCURK 직원 외 다른 유엔직원들이 탈출대상에서 제외되면 유엔본부가 미국에 비우호적으로 나올 수 있다”며 “이들을 모두 포함해도 유엔 관련 직원은 50명에 불과하므로 미국의 도피 탈출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주한미국대사관이 이의가 없다면 대사재량하에 도피탈출계획을 수정해 UN직원을 모두 포함시키고 이를 UNCURK 사무총장에게 통보해 주라”고 지시했습니다.
    2011년 1월 21일 1.21사태 43주년을 맞아 무장공비로 침투했던 김신조씨가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남방한계선 철책을 넘었던 현장에서 육군 비룡부대 장병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11년 1월 21일 1.21사태 43주년을 맞아 무장공비로 침투했던 김신조씨가 비무장지대를 통과해 남방한계선 철책을 넘었던 현장에서 육군 비룡부대 장병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문서1,2
    • 문서3,4
    • 문서5,6
    • 문서7,8
    • 문서9,10
    • 문서11,12

    1. 1.21 김신조 보고 1, 19680122, 안치용.pdf


    2. 1.21 김신조 보고 2, 19680122, 안치용.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