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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천시장 해군을 해적이라 말하는 세력과 선 못 그어 총·대선 연패

화이트보스 2014. 1. 22. 10:49

송영길 인천시장
"해군을 해적이라 말하는 세력과 선 못 그어 총·대선 연패
국민이 정권 맡겨도 경제·안보 문제없다고 느끼게 해야…
市長 4년동안 숙련공 돼… 차세대 주자로 준비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21일 "민주당은 부자들 돈을 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일지매·임꺽정 리더십으로는 안 된다"며 "민주당도 '성장(成長)'을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인천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당에는 안보와 성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해군을 해적(海賊)이라고 하는 세력과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총선·대선 연패했다. 시장(市長) 눈으로 패인(敗因)을 말해달라.

"민주당은 과거 진보 정당이나 시민 단체를 흡수할 수 있는 구심점이 있었지만, 지금은 너무 외부에 끌려다닌다. 대선 TV 토론 때 문재인 후보가 남쪽 정부라고 말하던 통진당 이정희 대표에게 왜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못 했나. 노무현 정부가 국가 생존 문제로 추진했던 한·미 FTA를 마치 고해성사하듯 잘못했다고 한 것은 집권당이 되길 포기하는 것이었다."

송영길 인천시장이 21일 인천 한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 시장은“시장으로 재직하며 경제와 성장 전략을 고민하게 됐고 안보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다”며“차세대 주자로 준비도 하고 있다”고 했다. /주완중 기자
송영길 인천시장이 21일 인천 한 호텔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 시장은“시장으로 재직하며 경제와 성장 전략을 고민하게 됐고 안보에 대한 생각도 깊어졌다”며“차세대 주자로 준비도 하고 있다”고 했다. /주완중 기자
―제주 해군기지도 마찬가지 아닌가.

"표현의 자유라고 하지만 우리 해군을 해적이라고 말하는 세력과 단호하게 선을 긋지 못했다."

―민주당이 구심점이 되려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한다. 마치 진보 정당이나 시민 단체가 개혁의 근본에 있고 민주당은 외피 같은 모양새로 돼있는 지금 같은 모습으로는 안 된다. 우리의 약점인 국가 안보론과 경제성장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제시해야 한다."

―안보론과 성장론을 보완하라는 뜻인가.

"그렇다. 민주당에 정권을 맡겨도 안보는 안심할 수 있다고 믿게 해야 한다. 부자들 돈을 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일지매·임꺽정 리더십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장영실, 목화씨로 솜을 만든 문익점의 리더십이 민주당에 필요하다."

―저성장 고령화 사회인데도 다시 성장론인가.

"일부 진보 세력은 저성장 시대라는 점만 강조하고, 성장을 이야기하면 보수, 친기업적 사고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국민소득 3만달러도 안 된 우리나라가 2%대 성장에 안주하면 안 된다. 고령화 사회를 먹여 살리고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주려면 최소 4%대 성장을 해야 한다. 진보도 성장을 이야기해야 한다. 모두가 분배만 이야기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 최근 박 대통령이 4%대 성장 이야기를 했는데 그런 주장을 민주당이 먼저 했어야 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최근 햇볕정책 보완을 언급했다.

"햇볕정책을 현실에 맞게 심화·발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다. 튼튼한 안보를 전제로 한 햇볕정책은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러나 북핵 때문에 햇볕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북핵은 햇볕정책 이전부터 존재했던 북의 전략이었다."

―통일 담론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인천은 서해 5도가 있어 안보에 민감한 지역이다.

"통일의 필요성, 현실적 이유에 대한 공감대를 키워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북에 대해 단계론적 접근이 필요하다. 북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접촉 면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스포츠 교류 같은 것도 확대해야 한다."

―북이 20일 인천아시안게임에 축구팀을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북이 참가할 뜻이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듣고 있었다. 인천 유나이티드 축구팀이 중국 단둥에서 북한 노동자 25명을 고용해 수제 축구화를 생산하고 있고 북측에 스포츠용품도 지원해왔다. 그런 스포츠 교류의 신뢰가 성과를 낸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 50대(1963년생)가 됐지만, 아직 486(4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세대 대표적 리더로 꼽힌다.

"486세대가 안보와 경제에 무능하다는 것은 편견이다. 실제 이명박 정권 때의 성장률이 노무현 정권 때보다 낮다. 진보가 유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저나 박원순 시장, 안희정 지사 같은 현직 단체장들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기회를 갖고 있다."

―지방선거 전략은 무엇인가.

"송영길 시장 4년에 대한 평가를 시민에게 묻고 싶다. 새누리당과 안철수 신당 후보가 누구냐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9월 19일 아시안게임을 현직 시장에게 맡길 것인지 바꿀 것인지 판단해줄 것이다. 나는 4년 동안 숙련공이 됐다고 자부한다."

―정치 논리를 배제하겠다는 말인가.

"그렇다. 링컨 대통령도 남북전쟁 때 퇴임 요구를 받고 '강을 건널 때는 말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았나. 인천은 아시안게임이라는 강을 건너야 한다."

―행정가와 정치가 중 무엇이 적성에 맞나.

"행정이 정치에 휘둘리면 안 되지만 행정만 하게 되면 중요한 문제점을 제대로 돌파하지 못한다."

―486 리더 중 차기 대선 주자로 안희정 충남지사만 거론된다. 송 시장은 인천시장이 종착역인가.

"안 지사가 주목받는 것은 잘된 일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 인천시장은 국가 지도자로서 네 가지 리더십을 훈련받는 곳이다. 우선 경제와 성장 전략을 고민한다. 서해 5도와 NLL을 포함하고 있어 안보를 생각하고 국제도시로서 외교 역량을 배운다. 여러 지역 출신이 살고 있어 통합의 리더십도 필요하다."

―차세대 주자로서 준비하고 있다는 뜻인가.

"그렇다."
정우상 | 기자
양승식 |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