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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초 FLNG ‘프리루드’가 거제도 해상에 떠올랐다. ‘프리루드’는 길이 640미터, 폭 97.5미터, 중량 약 20만 톤에 이른다. (사진제공: 삼성중공업) |
건조 능력 입증한 것… 향후 수주전 유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세계 최초의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Floating LNG)가 거제 앞바다에 떠올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3일 ‘로열더치셸’사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초의 FLNG ‘프리루드(Prelude)’의 진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LNG로 액화해 저장ㆍ하역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 설비다.
기존에는 해저 가스전에서 뽑아 올린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보낸 뒤 이를 액화ㆍ저장했다가 LNG선으로 수요처까지 운송했다. 삼성중공업의 이번 FLNG ‘프리루드’는 해상에서 이러한 모든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복합 설비라는 점에서 획기적이며 세계 최초이다.
FLNG를 이용해 해저 가스전을 개발할 경우 평균 2조 원에 달하는 육상 액화ㆍ저장설비 건설이 필요 없으며, 해저 파이프를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해저 생태계도 보호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FLNG의 진수까지 일정에 차질 없이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전개될 FLNG 수주 전(戰)에서 더욱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FLNG의 다양한 장점 때문에 로열더치셸을 비롯해 호주와 동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FLNG를 이용한 가스전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20여 개에 달한다.
특히 중형 FLNG를 통해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매장량 1억 톤 미만의 중소형 가스전이 전 세계적으로 350여 개에 달해, 향후 FLNG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번에 진수한 FLNG ‘프리루드’는 길이 488m, 폭 74m, 높이 110m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설비다. 진수 당시 중량은 약 20만 톤을 기록했고 LNG탱크를 가득 채우면 약 60만 톤까지 이른다. 세계 최대 항공모함도 중량이 10만 톤이며, 전 세계 조선소에서 진수된 그 어떤 선박과 해양설비보다도 크고 무거운 설비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설비가 물에 잠기는 예상 깊이와 진수 당일의 해수면 높이 등을 종합적으로 시뮬레이션을 했다”며 거대한 프리루드를 바다에 띄우는데 상당한 신경을 썼음을 나타냈다.
삼성중공업은 진수를 마친 프리루드 FLNG를 안벽에 계류한 뒤 앞으로 2년여에 걸쳐 ▲선체 내부 LNG 저장탱크 제작 ▲상부 플랜트 설비 설치 ▲내외부 의장 작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선체 상부에 8만 톤 규모의 플랜트 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공정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플랜트설비 설치를 위해 6000톤 규모의 모듈 14개로 나눠 제작한 뒤, 8000톤급 해상크레인을 이용해 순차적으로 탑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은 “세계 최초이자 최대의 FLNG 제작 과정에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면서 “발주처인 로열더치셸과의 긴밀한 협력, 완벽한 품질과 안전, 철저한 공정 관리를 통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박 사장은 “세계적 오일메이저들이 FLNG를 이용한 가스전 개발을 추진하고 있기에 삼성중공업이 FLNG 분야를 선도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이번 진수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설비 진수’라는 기록도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