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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훈풍 불자… 건설社, 다시 땅 사들이고 있다

화이트보스 2014. 1. 30. 08:23

부동산 시장 훈풍 불자… 건설社, 다시 땅 사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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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1.30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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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 상당수 해제로 서울 1월 주택 거래량 크게 늘어]
    - 시장 곳곳에서 溫氣
    미분양 7년8개월 만에 최저… 경매 낙찰가율 80% 웃돌아
    - 분주해진 건설社들
    아파트 건설 부지 하나 놓고 76개 업체가 몰려들기도

    작년 9월 경기도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 롯데캐슬 알바트로스'. 한때 전체 아파트(1416가구)의 절반 정도(686가구)가 미분양이었다. 하지만 10월부터 거래가 늘어 이달 현재 미분양 가구는 128개 남짓이다. 동탄2신도시 전체로도 5000여가구이던 미분양 물량이 400여가구로 급감했다.

    꽁꽁 얼어붙었던 '밑바닥' 주택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며 온기(溫氣)가 퍼지고 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집값이 오르고 각종 부동산 관련 지표와 시장 분위기가 일제히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도 아파트 공사용 부지 구입을 서두르고 있다.

    예비 청약자들이 최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마련된 ‘래미안 대치 청실’ 모델하우스를 찾아 아파트 모형(模型)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 청실’은 작년 11월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25.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주택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예비 청약자들이 최근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마련된 ‘래미안 대치 청실’ 모델하우스를 찾아 아파트 모형(模型)을 둘러보고 있다. 서울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 청실’은 작년 11월 1·2순위 청약에서 평균 25.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주택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전기병 기자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그동안 집값이 크게 떨어진 데다 각종 규제가 작년 말 동시다발적으로 풀리면서 주택 수요가 늘고 거래도 부쩍 증가했다"며 "주택 경기가 '바닥'을 찍고 되살아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주택 거래량, 매매가격 모두 상승

    주택 시장 회복의 징조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주택 거래량과 매매가부터 그렇다. 서울은 이달 28일 현재 아파트 매매 건수(4497건)가 2008년 미국발(發) 금융 위기 이후 1월 거래량 기준으로 2011년에 이어 둘째로 많다.

    한국감정원의 주간(週間) 가격 동향 조사에서 전국 아파트 가격은 21주 연속 올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올 들어 0.27% 상승했다. 대표적 재건축 아파트인 강남구 개포주공2단지(전용 20㎡)는 작년 말보다 2000만원 정도 올랐고, 강동구 둔촌주공(51㎡)은 1500만원 상승한 5억5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선뜻 투자하기 어려운 고가(高價) 아파트도 거래가 활발하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서초구 '반포 자이'는 최근 한 달 새 10가구 정도가 새 주인을 찾았다. 건설업계에서는 서울 강남의 재건축 단지와 세종시, 공공 기관들이 이전하는 혁신도시 등이 올해 부동산 시장을 견인할 곳으로 꼽는다. 작년 말 전주혁신도시에서 입주를 시작한 '우미린'(84㎡)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2000만원 가까이 웃돈이 붙었다.

    서울의 연도별 1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 그래프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도 최근 7년 8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6만1091가구)으로 떨어졌다. 경매 낙찰가율이 80%를 돌파한 것도 긍정적인 신호이다.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주택 가격과 소득 수준, 금리 등을 종합 분석할 때, 주택 구매력이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밝혔다. 국토연구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 금융 지원 등으로 올해 주택 거래량(87만가구)이 작년보다 약 2만가구 늘고 집값은 평균 1.3%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파트 부지 사기에 바쁜 건설사들

    중견 건설업체인 호반건설은 이달 들어 대구광역시와 경기도 고양시에 아파트 부지 두 곳을 사들였다. 작년 11~12월 두 달 동안 12개 사업지를 매입한 것을 포함하면 최근 3개월 동안 공동주택 용지 14개를 구입한 것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주택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여 땅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며 "이 택지들에 짓는 아파트는 올해 모두 분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도별 전국 미분양 주택 현황 그래프
    우미건설은 이달 초 경북 구미에서 중대형 아파트 1225가구를 지을 수 있는 공동주택 용지를 샀다. 2개월 전 경기도 평택에서 장만한 아파트 부지를 비롯해 올 상반기에만 수도권에서 5개 땅을 더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택지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작년 4분기에 판매한 공동주택 용지는 69개(3조7553억원)로 2012년 4분기(12개·1조2381억원)보다 5배 이상 늘었다. LH가 지난 21일 경기도 평택에서 공개 매각한 토지에는 76개 건설사가 몰려들기도 했다. LH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인기 지역은 이미 모두 팔렸을 정도"라고 말했다.

    주택 건설 장비도 속속 사들여

    주택 경기가 침체됐을 때 경매 시장에 넘쳐났던 굴착기, 덤프트럭 등 건설 중장비도 매물이 나오는 대로 속속 팔리고 있다. 경매 정보 업체 '디지털 태인'은 작년 7월 16.5%까지 떨어졌던 건설 중장비 낙찰률(경매 물건 중 낙찰된 비율)이 이달에는 4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월 경매 시장에 나오는 건설 장비는 같은 기간 77개에서 37개로 줄어든 반면, 구매자들은 70명에서 151명으로 갑절 넘게 늘었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에 매물로 나온 지게차에는 6명이 입찰을 신청해 감정가(1300만원)보다 비싼 1510만원에 팔렸다.

    하지만 최근 주택 시장에 켜진 청신호(靑信號)는 부동산 규제 완화를 계기로 형성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만큼 일시적 상승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희용 주택산업연구원장은 "주택 시장은 저점(底點)을 확인하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중"이라며 "최근 불거진 신흥국 재정 위기 등 국내외 경제 상황과 정부의 금융 지원, 추가적인 규제 완화에 따라 올해 주택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