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헬스케어

치매를 예방하려면 밥을 약간 부족하게 규칙적으로 먹어라

화이트보스 2014. 2. 5. 17:54

치매를 예방하려면 밥을 약간 부족하게 규칙적으로 먹어라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E-mail : cmass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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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4.02.05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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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다시 시작
    “치매만큼이나 뼈 건강도 중요하다”

    장모님이 재활 치료에 집중한다는 소식을 들은 아내는 희망으로 약간 흥분되어 있었다. 다시 장모님의 신발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감사와 행복을 내게 자랑하듯이 말했다.
    “엄마가 재활의학과에 가서 걷는 연습을 한대, 여보! 아이들이 신는 실내화를 사다 드리려고 하는데, 좀 큰 게 좋겠지? 오늘은 서는 연습부터 하신대. 정말 기적이야! 벌써 걷는다니! 정말 멋지지 않아? 어떻게 83세 노인을 수술할 수 있으며, 어떻게 수술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되었는데, 서고 걷고 할 수 있느냐고. 역시 신의 손이야, 신의 손!”
    아내는 장모님이 다 낫기라도 한 것처럼 신이 나서 들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머리가 맑아지고 좋아지면 뭐해? 골다공증이나 뼈가 약해 넘어지면 말짱 도루묵인걸! 백세시대에는 뼈에 대한 예방관리가 중요한 것 같아. 정말 중요한 건 뼈야 뼈! 나도 지금부터라도 뼈 관리에 들어가야겠어. 미리미리 튼튼하게 잘 관리해야 넘어져도 거뜬히 일어서지.”
    아내는 내가 진료 방향을 백세시대에 맞춰 치료보다는 예방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건의를 해왔다. 치매 예방으로 '똘똘백세'를 이루고 '건강백세'를 누리려면 뼈 관리도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장모님의 사고가 우리에게 정신을 번쩍 나게 했다. 아내는 이 모든 과정이 건강백세 시대를 준비하라는 가르침이며, 장모님이 사위에게 주신 큰 선물이라고 확신했다. 몸소 다쳐 가며 사위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했다. 깊이 새겨들을 말이었다.

    나이와 함께 뼈도 늙어간다. 뼈는 주로 혈액 속의 칼슘 농도를 조절하기 위해 항상 '파골'과 '조골'을 반복한다. 혈액 속의 칼슘 농도가 낮으면 파골로 뼈가 일부 부셔져 칼슘을 혈액으로 보내 농도를 올리고, 혈액 속의 칼슘 농도가 높으면 뼈로 칼슘을 흡수해 조골, 즉 골 생성을 한다. 나이 들면서 파골보다 골 생성이 조금씩 적어진다. 이로 인해 뼈의 단단한 정도를 말하는 골밀도가 줄어들어 골다공증이 생기고, 심해지면 조그만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질 수 있다.

    뼈는 대체로 30대 초반 이후부터 조금씩 약해진다. 특발성 골다공증, 제1형 골다공증, 제2형 골다공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특발성 골다공증은 폐경 전의 여성이나 70세 이전의 남성에게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제1형 골다공증은 특히 여성에게서 나타난다. 폐경으로 난포호르몬이 부족해지면 파골세포의 기능이 항진되어 뼈의 밀도가 약해진다. 51세부터 70세까지의 기간 동안 특히 해면골의 손실이 많다. 이로 인해 척추와 손목 근방의 팔에 골절이 잘 생긴다. 70세 이상의 남녀에게서 볼 수 있는 제2형 골다공증은 고관절 주위의 대퇴 경부와 골반, 그리고 척추 등의 골절이 잘 생긴다. 자연적인 노화 과정에다 칼슘이나 비타민D의 부족 같은 잘못된 식생활 습관과 운동 부족이 겹치면 뼈가 빨리 약해질 수 있다. 물론 부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중독증, 당뇨병, 류머티스 관절염, 신장병, 흡수장애 등의 질병이 있거나 헤파린 장기 복용, 스테로이드호르몬 남용, 알코올 중독 등으로도 골다공증이 생길 수도 있다.

    튼튼한 뼈를 만들려면 평소 체중이 실린 근력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근육이 약해지듯이 뼈도 약해지므로 운동을 더 많이 해야 한다. 나이와 함께 관절도 약해지므로 특히 무릎 관절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적정량의 칼슘 섭취와 비타민D 섭취, 비타민D 활성을 위해 햇볕을 쬐는 것도 좋다. 골 생성을 돕고 파골세포의 기능을 줄이는 다양한 약으로 골밀도를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아침에 병원에 가니 장모님이 내게 작은 소리로 말씀하셨다.
    “미안해 김 서방! 내가 실수를 했어. 괜히 무섭고 어떤 남자가 나를 데려가려고 기다리잖아. 그래서 무서워서 그랬어. 미안해, 내가 정신이 나갔었나 봐!”
    그렇게라도 기억하시는 장모님이 고마웠다. 기억이 좋아지시는 건가 싶어서 속으로 마냥 기뻤다. 간병인 아주머니는 내가 드린 약을 드시고 나서 훨씬 좋아지셨다며 당신이 더 기뻐했다. 매일 같이 서는 연습을 열심히 하시고, 그 다음은 걷는 연습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병원에서는 퇴원 준비를 하라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어떻게 이 상황에서 퇴원을 할 수 있냐며 펄쩍 뛰었다.

    지금은 예전처럼 다치면 완전히 나을 때까지 병원에 있다가 퇴원하는 시대가 아니었다. 수술하고 나면 바로 퇴원하여 안정과 치료는 다른 병원에서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우리처럼 급한 수술 환자에게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을 생각지 못했던 아내는 상담실에 가서 재활병원에 대한 안내를 받고 몇몇 곳의 안내서와 연락처를 가지고 돌아왔다. 수술한 곳에서 완치하고 재활도 받으면 좋겠지만 우리 사회의 의료 시설이 여의치 않음을 우리도 그전 병원에서 경험하지 않았는가? 결국 우리는 걸어서 나가는 것에 집중하기로 하고 재활 치료에 더욱더 박차를 가했다. 입원실이 없어 수술도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환자들에게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 최선이라며 아내는 섭섭함을 대신하듯 단호하게 말했다. 마치 어떤 결심이라도 한 듯이.
    장모님의 재활 치료
    장모님의 재활 치료

    치매를 예방하는 두뇌 건강법 ④
    “밥만 잘 먹어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혈관의 노화는 뇌혈관 질환을 일으키고 혈관성 치매의 주원인이 된다. 또한 뇌혈관이 튼튼하지 못하면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퇴행성 치매에도 나쁜 영향을 끼친다.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도 뇌세포 노화와 혈관 노화의 원인이 된다. 뇌 건강을 유지하려면 혈관이 튼튼하고 그 혈관을 통해 신선한 혈액을 공급받고, 뇌를 혹사 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뇌의 노화를 늦추는 식사법의 핵심은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뇌세포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는 것과 유해산소인 활성산소의 생성을 줄이고 빨리 제거하는 데에 있다. 동맥경화 예방으로 혈관성 치매의 발생을 줄이고 조기 발견으로 약간의 회복과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과식이나 육류의 과다 섭취는 비만, 고혈당, 고지혈증, 고혈압 등과 함께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뇌경색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과다한 염분 섭취는 고혈압을 악화시키고 동맥경화를 가속화시킨다. 육류의 기름에는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므로 많이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혈중에 나쁜 역할을 하는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성분을 증가시킨다. 고지혈증과 고혈압, 동맥경화는 죽종을 형성하기 쉽고 이로 인해 주로 작은 혈관이 막혀 피질하혈관 치매를 일으키기 쉽다. 또한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서 환경오염과 화학물질, 자외선, 혈액순환장애, 스트레스, 과도한 운동, 과식 등으로 세포에서 산소를 많이 소모하여 에너지 생산을 하다 생기는 산소 찌꺼기이다. 활성산소는 불안정하여 다른 물질에 산화작용을 일으키고 신진대사를 방해하여 결국 세포가 활력을 잃고 노화가 촉진된다. 따라서 이러한 활성산소를 없애주는 비타민E·비타민C·폴리페놀 등의 항산화 물질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항산화 물질은 자연적인 방법으로 섭취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

    혈관성 치매와 달리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퇴행성 치매 예방에 특출한 방법은 없다. 특히 유전적 소인이 많은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 해도 평소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여 뇌 손상을 막고,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든 생선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은 도움이 된다. 미국 콜롬비아대학 연구진이 식습관과 치매 발병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을 많이 섭취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치매를 겪을 위험이 훨씬 덜했다. 연구진에 의하면 평소 올리브오일을 뿌린 샐러드, 땅콩, 생선, 토마토, 가금류 및 브로콜리 같은 채소, 과일을 많이 먹은 노인과 붉은 고기나 지방이 많이 든 음식을 전반적으로 먹지 않은 노인은 그 반대의 식습관을 가진 노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률이 최고 40퍼센트 정도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학적 접근은 다르다. 신허(腎虛), 음허화동(陰虛火動), 혈허(血虛), 기허(氣虛), 어혈(瘀血)과 기체(氣滯), 습(濕), 담(痰), 열(熱), 풍(風) 등이 어우러져 있다고 본다.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식단만큼이나 식사법도 중요하다. 음식물을 씹는 활동, 즉 음식물을 우리 몸에서 흡수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분해하는 저작 운동은 뇌신경과 연결되어 인지기능 향상을 돕고 뇌혈류를 증가시킨다. 치아와 뇌에는 말초신경과 중추신경을 연결하는 강력한 신경 네트워크가 있다. 따라서 천천히 꼭꼭 잘 씹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치아 관리도 중요하다. 치아 상태가 악화되어 저작 운동이 줄어드는 노인의 경우 치매 발병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남은 치아의 수가 많을수록 저작 횟수 또한 많아져 치매에 걸릴 확률도 줄어든다.

    과식 못지않게 밥을 몰아서 먹거나 불규칙한 식사로 인한 혈중 혈당의 불안정은 저혈당에 의한 뇌세포 스트레스 유발과 고혈당에 대한 인슐린 분비 증가로 고지혈증을 일으킨다. 노인의 경우 끼니를 거르면 저혈당에 빠지고 저혈당이 오래 지속되거나 비타민B가 부족하면 심각한 뇌손상의 원인이 되어 치매에 걸리거나 빨리 악화될 수 있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밥을 약간 부족하게 규칙적으로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