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1960년 625t이었던
새우 수입량 1986년 21만t으로
크게 늘어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왜 새우 많이 먹을 수 있게 됐나’
무라이는 새우를 쫓아갔다
일본 기업들에 이익 남겨주고
현지인들에게는 피해만 안겨준
공적개발원조의 진실도 알렸다
그는 일본 외무성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인물이었다
왜 공정무역 대신 민중무역인가 그에 대한 무라이의 해답은 아시아의 민중이 상품 거래를 통해 연대하는 ‘민중무역’이었다. 지난 25년 동안 일본에서 민중무역을 꾸준히 진행해온 에이티제이(ATJ·Alter Trade Japan)의 쓰루 아키코 인도네시아 현지 경영책임자는 “민중무역이란 단순히 좋은 먹거리를 시중 가격보다 좀 비싸게 구입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에이티제이가 수입한 민중무역 상품을 판매하는 아플라(APLA·Alternative People’s Linkage in Asia)가 만든 동티모르산 커피 안내서를 살펴보자. 첫장을 여니, 제품의 사진과 가격 대신 동티모르 지도와 이 나라의 정치경제 정세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동티모르의 면적은 1만4600㎢로 일본 이와테현과 거의 비슷하고 통화는 달러, 주요 수출품은 포르투갈이 들여온 커피라는 사실이 설명돼 있다. 현지 정세를 설명하는 긴 설명 끝에 이들이 내리는 결론은 “(신생 국가인) 동티모르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일본인들이 이들의 유일한 수입원인 커피를 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인을 위해 값싸고 좋은 커피를 소비하기 위해 커피를 수입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본의 민중들이 커피를 통해 동티모르 민중들의 자립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쓰루 경영책임자는 “일본 시민들이 가진 지난 전쟁과 전후의 경제착취에 대한 부채의식이 민중무역과 같은 독특한 관계 맺기를 가능케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우린 (서구에서 쓰는) 공정무역이라는 용어보다는 민중무역이라는 용어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민중무역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80년대 중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리핀의 사탕수수 산지인 네그로스섬에서 발생한 기아 사태가 직접적인 계기였다. 1985년 세계의 설탕 값이 1파운드에 18센트에서 3분의 1인 6센트로 폭락하자 농장주들은 채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탕수수의 생산을 중단했다. 네그로스엔 전체 경작지의 70%를 상위 3.5%의 지주가 독점하고 있는 등 커다란 토지 분배 문제를 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