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5.07 14:39 | 수정 : 2014.05.07 19:29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공식 홈페이지에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학생들을 김주열·박종철 군에 비유하고, 이번 사고를 ‘박근혜 정부의 무능에 의한 타살’로 규정하는 추모 동영상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교조는 지난달 29일 공식 홈페이지에 ‘세월호 추모 영상’이라는 동영상을 게재했다. ‘껍데기의 나라를 떠나는 너희들에게-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게 바침’이라는 성우의 목소리로 시작하는 동영상에서 전교조는 이번 사고의 모든 책임을 정부에 돌렸다.
전교조는 “어쩌면 너희들은 처참한 시신으로 마산 중앙부두에 떠오른 열일곱 김주열인지도 몰라. 이승만 정권이 저지른 일이었다”, “어쩌면 너희들은 치안본부 대공수사단 남영동 분실에서 욕조 물고문으로 죽어간 박종철인지도 몰라. 전두환 정권이 저지른 일이었다” 등의 문구로,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학생들을 두 민주열사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전교조는 “이것은 박근혜 정부의 무능에 의한 타살이다. 이윤만이 미덕인 자본과 공권력에 의한 협살이다”라고 주장했다. 사고 이후 조치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사고의 원인 자체를 모두 ‘정부의 무능’에 돌린 것이다.
또 전교조는 “너희들이 제주를 향해 떠나던 날, 이 나라 국가정보원장과 대통령은 간첩 조작사건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했다. 얼마나 자존심이 상했을까. 그래서 세월호의 파이를 이리 키우고 싶었던 걸까”라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전교조는 “집권여당의 국회의원들이 막말 배틀을 하는 나라. 너희들의 삶과 죽음을 단지 기념사진으로나 남기는 나라. 이미 국가가 아니다”라며 국가를 부정했다. 그러면서 “팔걸이 의자에 앉아 왕사발 라면을 아가X에 쳐넣는 자가 교육부 장관인 나라, 계란도 안 넣은 라면을 먹었다며 안타까워하는 자가 이 나라 조타실의 대변인인 나라”라고 막말을 하기도 했다.
전교조는 또 “탄광 노동자였던 단란한 너희 가족을 도시공단에 노동자로 내몬 것은 석탄산업 합리화를 앞세운 노태우 정권이었다”, “여객선 운행 나이를 30살로 연장하여 일본에서 청춘을 보낸 낡은 배를 사도록 하고, 4대강 물장난으로 강산을 죽인 것은 이명박 정권이었다”라며 과거의 보수 정권도 비난했다. 이승만·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차례로 비판받았지만,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동영상에 언급되지 않았다.
전교조는 이 동영상에서 “너희들 중 누군가가 정승집 아들이거나 딸이었어도 제발 좀 살려달라는 목멘 호소를 종북이라 했을까”라고 주장했다. 동영상 끝 부분엔 “(저 세상엔) 채증에는 민첩하나 구조에는 서툰 경찰도 없을거야”라거나 “구조보다 문책을, 사과보다 호통을 우선하는 대통령도 없을거야”는 등의 문구를 넣기도 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이후 몇몇 단체들이 이번 사고를 정치 선동에 이용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진도 팽목항엔 '깊은 슬픔을 넘어 분노하라', '이런 대통령 필요 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민주노총의 전단이 등장하기도 했다.
또 한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은 지난 5일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살인자는 선장만이 아니란다. 선원만이 아니란다. 회사만도 아니란다. 해경만도 아니란다. 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대한민국의 정부란다"라는 문구를 낭독했다. 이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자 중 희생자 가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공동대표 정모씨는 통합진보당 당원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