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르는 눈물에 지워지지 않은 박 대통령 화장 네티즌 공방(攻防)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 지 34일째인 지난 19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직접적으로 공식 사과하며, 연설 말미에 ‘의인’ 희생자의 이름을 언급하는 도중 눈물을 보였다. 박 대통령이 연설 도중에 눈물을 흘린 것은 지난 2004년 정당대표 TV연설 이후 9년 만이다.
이 날 박 대통령은 잿빛 재킷에 액세서리는 물론 화장기 없는 얼굴로 연단에 섰다. 네티즌들 사이에 박 대통령이 눈물에도 화장이 지워지지 않은 ‘민낯’은 화제가 됐다. 박 대통령이 화장 없이 공식석상에 나선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T·P·O(Time, Place, Occasion·시간 장소 목적)’에 따라 옷의 색상과 화장법을 달리 활용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극대화해왔다. 박 대통령은 화장을 짙게 하는 건 아니지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늘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 박 대통령은 잿빛 재킷에 액세서리는 물론 화장기 없는 얼굴로 연단에 섰다. 네티즌들 사이에 박 대통령이 눈물에도 화장이 지워지지 않은 ‘민낯’은 화제가 됐다. 박 대통령이 화장 없이 공식석상에 나선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T·P·O(Time, Place, Occasion·시간 장소 목적)’에 따라 옷의 색상과 화장법을 달리 활용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극대화해왔다. 박 대통령은 화장을 짙게 하는 건 아니지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늘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 힐러리 클린턴 미국 전 국무장관(왼쪽)과 박근혜 대통령 / 조선일보DB
대중을 상대하는 정치인은 외모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여성 정치인에게 단정한 화장은 신뢰와 근면함의 상징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화장은 지난달 25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때 논란이 됐다.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온 나라가 침통한 와중에 박 대통령은 파스텔톤 파란색 재킷과 브로치에 베이지계열 아이섀도를 곁들였다. 이는 짙은 회색 양복의 오바마 대통령과는 더욱 대조가 됐다.
박 대통령의 낙루(落淚)에 대해 아이디 ‘워터샤이닝(watershining)’은 “(박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옷도 잿빛이고, 화장도 거의 안하고, 악세사리도 전무하다”면서 “사과를 제대로 하게 보이려고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 하사은(@hasaeun)은 “(박 대통령이) 검정옷에 브로치도 없고, 기초화장만 했다”면서 “지난번과 다르다”라고 했다.
박 대통령의 민낯을 놓고 ‘계획적인 눈물’이라고 의심하는 글도 많았다. 트위터 아이디 위선자(@vudemdvudghk)는 “흐르는 눈물을 보란듯이 훔치지도 않고서, 예정된 눈물인 듯 화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했다. 트위터 아이디 끌로에(@floscule)는 “보통 화장한 얼굴에서 눈물이 나오려고 하면 눈물이 떨어지기 전에 자꾸 훔치기 마련이다”라면서 “양옆으로 눈물길 날 때까지 닦지도 않는 것을 보니 다 짜고치는 고스톱이다”라고 비아냥거렸다.
-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눈물을 보인 여성 정치인. 왼쪽부터 박근혜 대통령,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조선일보 DB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2008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하루 앞둔 7일 포츠머스 커피숍에서 흘린 눈물은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의 눈물’로 회자된다. 똑똑하고 드센 여자로 각인된 힐러리는 처음으로 약한 모습을 대중에 내비쳤고, 민주당은 선거에서 승리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 힐러리의 화장은 번지지 않았다. 원래 별명이 ‘울보’인 독일 메르켈 총리도 화장을 번진 모습을 보인 적은 없다. 그녀는 환경장관 때에도 눈물을 흘려가며 반대론자들을 설복시켰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눈물을 흘린 것은 4차례다. 그는 지난 2004년 3월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당시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 정당 대표 TV 연설 중 눈물을 훔쳤다. 이밖에 지난 2010년 4월 27일 천안함 폭침 희생자 합동분향소, 대선이 한창이던 2012년 12월 강원도 유세를 수행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이춘상 보좌관 상갓집에서, 최근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현악 4중주단이 우리 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연주하자 눈물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