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공천 후폭풍, 야당의 핵심 지지층 이탈
‘권은희 전략공천 여진(餘震)’이 7·30 재보선 정국을 흔들고 있다.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乙)에 전략공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일주일만에 10%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충청 등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져서 “야당에 대한 호남권의 부정적 기류가 중부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권은희 전략공천 여진(餘震)’이 7·30 재보선 정국을 흔들고 있다.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광주 광산을(乙)에 전략공천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일주일만에 10%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충청 등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하락이 두드러져서 “야당에 대한 호남권의 부정적 기류가 중부권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안철수,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7.30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에서 권은희 후보에게 공천장과 운동화를 주고있다./이진한기자
매주 실시하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전국적으로 7월 첫째주(1~3일) 조사에선 31%였지만 일주일 뒤인 둘째주(8~10일) 조사에선 28%로 하락했다. 야당의 전국적인 지지율 하락엔 텃밭인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의 영향이 컸다. 호남에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63%에서 53%로 10%포인트나 하락했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불거진 ‘국정원 댓글’사건에서 수사과정에 외압이 있었음을 폭로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권 후보가 새정치연합의 공천을 수락한 7월 9일을 전후로 지지율 변동이 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갤럽조사에선 호남 뿐 아니라 전통적으로 야당의 강세 지역이던 서울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35%에서 30%로 하락했다. 여야(與野) 중립지대로 꼽히는 충청권에서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37%에서 30%로 크게 하락했다.
지역 뿐 아니라 연령과 직업별로도 야당의 핵심 기반에서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연령별로 가장 야당 지지율이 높은 30대에서 일주일만에 46%에서 33%로 급락했고, 대학생도 46%에서 36%로 낙폭이 컸다.
- 갤럽 정당 지지율 추세
재보선 판세에도 영향줄까?
7·30 재보선이 열리는 주요 지역의 초반 판세도 예상 밖으로 야당이 고전하는 지역이 많다. 한국일보 코리아리서치의 7월9~10일 서울 동작을(乙)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한 재보선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는 51.9%로 22.3%인 새정치연합의 기동민 후보와 14.1%인 정의당 노회찬 후보에 크게 앞섰다. 이 지역은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56.1% 득표율로 43.0%인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에게 압승한 곳이다. 코리아리서치의 7월9~10일 전남 순천·곡성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한 재보선 여론조사에선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30.5%로 42.4%인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에게 11.9%포인트 열세였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정당 지지율이 새정치연합(58.4%)과 새누리당(14.3%)의 차이가 44.1%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 후보는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코리아리서치 재보선 전남 순천-곡성 조사
약 2주일 남은 7·30 재보선의 결과가 현재의 여론조사와는 다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도 일주일 전 여론조사에서 광주시장의 경우 무소속의 강운태 후보가 새정치연합의 윤장현 후보를 10% 안팎의 차이로 크게 앞섰지만, 실제 투표 결과에선 윤 후보가 58.1%로 31.9%인 강 후보를 26.2%포인트 차이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방선거 당시 전략공천으로 인해 윤 후보에 대한 비판론이 거셌던 상황에서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이 새정치연합을 두둔하기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 새정치연합 후보를 선택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이 여권을 향한 심판론이 거셌던 과거 재보선과는 달리 권 후보 공천으로 인해 야당이 공격을 받을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선거 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센터장은 “야권 핵심 지지층의 이탈과 여권 지지층의 결집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권 후보의 공천은 선거를 앞두고 야권 지지층의 결집도를 약화시킨 사안이기 때문에 재보선 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