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의 재발견/민족사의 재발견

구한말 모습·역사 담긴 미공개 사진·자료 발굴

화이트보스 2014. 8. 13. 11:43

구한말 모습·역사 담긴 미공개 사진·자료 발굴

최혁  |  hchoi@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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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12  20: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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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콜로라도대학 소장 아처 헐버트 컬렉션서
본사 최혁 주필 찾아…근대사 연구 도움될 듯
117년전 궁중·백성들의 삶 관련 희귀자료 많아



   
▲ 보신각과 행인들보신각 앞에 흰 도포를 입은 양반들이 모여 있다. 짐을 가득 실은 노새가 그 앞을 지나가고 있다.

 

 

1890년대 조선사회를 묘사한 각종 자료와 사진이 발굴됐다. 남도일보 최혁 주필은 지난 6월 미국 콜로라도주 소재 콜로라도대학(Colorado College) 터트 도서관(Tutt Library)에서 1890년대 조선관련 자료 500여점과 사진 38점을 찾아냈다. 

이들 자료들은 1897년 조선에 들어와 1년 동안 독립신문 영문판 주필을 맡았던 아처 헐버트(Archer Butler Hulbert)가 모은 것이다. 아처 헐버트는 조선인의 개화와 계몽,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한 호머 헐버트 박사의 친동생이다. 아처 헐버트는 콜롬비아, 하버드, 콜로라도 대학 교수를 지내면서 미국 서부개척사의 정리와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학자이다. 그가 사망하자 유족들은 그가 수집·보관해 왔던 39박스 분량의 각종 자료들을 콜라라도 대학에 기증했는데 이것이 바로 아처 헐버트 컬렉션(Archer Hulbert Collection)이다.

아처 헐버트 컬렉션에는 1박스 분량의 조선관련 자료가 포함돼 있다.(Box No 29) 이번에 발굴된 사진과 자료들은 한국 근현대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는 고종과 조정대신, 경복궁, 동대문, 남대문, 개항 직후의 제물포, 백성들의 생활상, 러일전쟁에서 패배한 러시아군인들의 철수 모습 등이 담겨져 있다.

기록물은 대부분 당시 미국언론에 소개된 조선관련 기사들이다. 1897년과 1898년 당시 미국사회에 조선이 어떤 모습으로 알려졌는지를 살펴볼 수 있는 기사들이다. 기사들 상당수는 존재여부가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다. 또 조선에 머물면서 느꼈던 조선의 정치·경제·역사에 대한 개인적 소회를 담은 편지와 기록들이 500여점에 달하고 있다.

아처 헐버트 컬렉션의 존재는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비공개 컬렉션이었던 탓에 지금까지 그 정확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콜로라도 대학 측은 방대한 분량의 아처 헐버트 컬렉션에 대한 정리·분류작업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공개 방침을 고수해왔으나 최근 공개결정을 내렸다.

아처 헐버트는 조선에서 1년 동안 머물며 독립신문 발행을 도운 뒤 귀국, 각종 강연을 통해 조선을 알리는 활동을 펼쳤다. 그는 특히 형 호머 헐버트와 함께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조선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미국사회에 널리 알렸다. 아처 헐버트는 1902년 미국에서 ‘제주도의 여왕(The Queen of Quel-parte)’라는 한국 소재 소설을 출판하기도 했다.

   
▲ 최혁 주필이 콜로라도 대학 터트도서관에서 발굴한 아츠 헐버트 컬렉션 사진을 도서관직원 제시랜달(Jessy Randall)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콜로라도 대학은 최근 비공개였던 아츠 헐버트 컬렉션을 공개했는데 최 주필은 한국인 최초로 이를 열람했다.

 


한편, 최혁 주필은 지난 2000년 유타대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10년 동안 한인 미국초기이민사를 연구해 왔다. 유타주와 와이오밍주, 네바다주등 미 중서부 일대를 대상으로 철도·광노동자로 일하던 한인들의 나라사랑으로 가득했던 삶을 발굴해 몇 권의 책으로 담았다. 한인 노동자들과 관련된 희귀사진과 자료들을 다수 발굴, 한인이민사 정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주필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기획취재지원을 받아 지난 6월 한 달 동안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유타, 콜로라도, 네브라스카 등 5개주를 대상으로 초기이민자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취재했다. 이 과정에서 아처 헐버트 컬렉션을 발굴하게 됐다. 그는 또 이번 취재를 통해 1902년 초기 미국 이민자들 중 일부가 일제의 체포를 피해 하와이로 건너온 동학운동 참가자라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최혁 주필 kjhyuck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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