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9.10 09:07
2012년 포스코가 마그네슘 강릉 옥계 지역에 연산 1만톤 규모의 마그네슘 제련공장을 준공했지만 지난해 발생한 페놀 유출 사고에 따른 토지 정화명령으로 장기간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News1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마그네슘의 8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마그네슘 매장량 세계2위라는 점에서 마그네슘 발굴과 제련에 대한 공정시설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마그네슘은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단단하다. 그러나 알루미늄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가공이 까다로워 제련비용이 높은 편이다. 때문에 그동안 가공하기 쉬워 제련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루미늄 수요가 마그네슘을 앞질렀다. 알루미늄은 빙정석과 형석을 전기로에서 가열하고 용해시킨 후 전기분해를 하는 제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반면 마그네슘은 주원료인 백운석 원석을 소성로, 환원로, 정련로 및 열처리 설비를 거쳐 제련된다. 마그네슘 원석 '백운석'은 강원도에만 약 1억9000만톤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비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은 경량화 소재 가운데 하나로 마그네슘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마그네슘 소재는 실용금속 중 가장 가볍고(비중 1.74g/㎤) 단단하기 때문이다. 철강과 알루미늄보다 가공이 어렵고 소재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볍고 단단한 특성 때문에 고급자동차 휠로도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세계 최초로 마그네슘 판재를 사용한 '뉴 SM7'를 지난 2일부터 시판하고 있다. 전자업체들도 마그네슘 합금을 휴대폰 부품으로 사용함에 따라 사용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마그네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우리나라 마그네슘 매장량이 세계2위인데도 불구하고 국산 자동차와 휴대폰에 쓰이는 마그네슘 소재들은 대부분 중국산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신형 '뉴 SM7 노바'에 사용한 마그네슘 판재 역시 중국산이다.
중국산 마그네슘을 수입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유일한 마그네슘 제련공장이 지난해부터 가동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 2012년 강릉 옥계지역에 연산 1만톤 규모의 마그네슘 제련공장을 준공했지만 지난해 발생한 페놀 유출 사고로 토지 정화명령을 받아 현재 가동을 못하고 있다. 이 사고로 49만㎡의 부지 위에 10만톤 규모의 마그네슘 생산 공장을 포함한 230만㎡ 규모의 클러스터를 조성하려 했던 '비철금속 소재부품 특화단지‘ 계획도 잠정 보류됐다.
문제는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소가 언제 다시 가동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마그네슘 제련소를 새로 건립할 계획도 없어, 국내 매장된 자원을 활용할 방법이 없다. 지금 새 제련소 건립을 추진한다고해도 수년의 시일이 걸려, 그때까지 중국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지난해 국내 마그네슘 사용량은 1만톤이 넘었다. 수요면에서 세계 5위 규모다. 한국마그네슘기술연구조합은 자동차 경량화 소재 채택과 정보통신기술(ICT)용 주조 성형 제품 등으로 마그네슘 수요가 2020년까지 최소 4만4000톤에서 최대 6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알루미늄 가격이 오르면서 마그네슘 소재가 더 각광받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포스코를 중심으로 마그네슘 제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