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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의 비결

화이트보스 2014. 10. 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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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長壽) 비결

  • 오태진 블로그
    논설위원실 수석논설위원
    E-mail : tjoh@chosun.com
    1981년 조선일보에 입사했다. 사회부·문화부·경제부 기자와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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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0.27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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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3전시실에 가면 '농암(聾巖) 이현보의 가족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조선 중기 문신 농암의 초상화(보물 872호)와 영천 이씨 문집·서화(보물 1202호)를 모아놓았다. 초상화 속 일흔 살 농암은 입술 붉고 볼 발그레한 홍안(紅顔)이다. 그는 여든여덟까지 살았다. 고조부(84세)부터 증조부(76) 조부(84) 외조부(93) 부친(98) 모친(85)에 증손까지 장수했다. 평균 수명 서른다섯이던 시대에 집안 7대가 적어도 여든 안팎 수명을 누렸다.

▶'분천헌연도(獻宴圖)'에도 눈길이 멈춘다. 농암이 낙동강 지류 분천변에 애일당 짓고 부모 위해 베푼 잔치를 그렸다. '애일(愛日)'은 '하루를 아껴 효도한다'는 뜻이다. 농암은 일흔 넘도록 부모 앞에서 때때옷 입고 춤췄다. 잔치엔 동네 노인은 물론 여자·천민도 불러 대접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엔 선조 임금 글씨 '積善(적선)'이 있다. 농암의 베푸는 마음을 기려 써 보낸 어필(御筆)이다. 농암 집안 장수는 타고났겠지만 대 이은 덕행과 효도 덕도 클 것이다. 지금도 안동 농암 종택은 노부모 모시고 온 가족의 아침 밥값을 받지 않는다.

[만물상] 장수(長壽) 비결
▶여섯 인문학자가 쓴 '노년의 풍경'이 주말 조선일보 '책'면에 실렸다. 자료를 두루 뒤져 옛 노인의 삶과 지혜를 모았다. 이 책에도 농암 이야기가 나온다. 그가 낙향하자 임금이 끊임없이 관직 내리고 간언을 청했다. 농암은 꿈쩍하지 않았다. 산과 강을 즐기며 어부가를 읊었다. '근심 걱정 없으니 어부 생활이 최고로다.' 노년을 자기 뜻대로 산 그를 퇴계는 늙은 신선, 노선(老仙)이라고 했다.

▶한림대 김용선 교수는 고려 묘비와 문헌을 조사해 고려 사람 평균 수명을 마흔으로 짐작했다. 고려 왕은 마흔두 살이었고 승려는 일흔에 이르렀다. 잘 먹고 편히 욕망 따라 사는 게 장수에 이롭지 않다는 얘기다. 조선시대에도 왕 평균 수명은 마흔여섯인 반면 청백리는 예순여덟이었다. 내시(內侍) 평균 수명이 일흔이었다는 연구도 있다. 거세돼 남성 호르몬이 끊긴 것이 장수 이유라고 했다.

▶18세기 실학자 성호 이익은 여든셋까지 살았다. 책 '노년의 풍경'은 그가 기름진 음식 대신 평생 거친 음식을 적게 먹은 덕분이라고 했다. 그가 늘그막에 '30년 전 일은 모두 기억해도 눈앞 일은 문득 잊어버린다'고 썼다. 지금 노인의 한숨과 어찌 그리 똑같은지 감탄스럽다. 그는 '요즘 자식이 부모를 업신여기고 젊은이가 노인을 능멸한다'고도 했다. 혀차는 소리가 바로 곁에서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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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 通 (총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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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의석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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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영님께, 요즘 <종가체험>이라고 해서 숙식을 제공하고 돈을 받습니다. 물론 전통적인 측면에서 종가집에 찾아온 객에게 돈을 받는 것은 예법에 어긋 나겠지만, 현대적인 관점에서는 종가집의 유지 보수 또는 잊혀져가는 전통을 이으려면 약간의 돈을 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면에서 농암 종택에서는 노부모를 모시고 오는 가족에게 할인을 해주는 듯 합니다. 종가에서 최고로 치는 덕목은 효도라는 측면에서 타당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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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영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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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이상하다 생각치 않습니까? '지금도 안동 농암 종택은 노부모 모시고 온 가족의 아침 밥값을 받지 않는다.' 도대체 어느 종택이 가족의 아침 밥값을 받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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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석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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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년전 인류의 조상은 40살도 채 살지 못했다. 인간의 수명이 늘어난 원인은 무엇인가? 궁극적으로 기술과 문화의 발전 덕분이다. 하지만 그 전에 강력한 진화적 동인(動因)이 있었다. 인간은 유인원과는 달리 정교한 음성언어의 구사가 가능한 구강구조가 진화했는데, 이로써 인간은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후세에 전승할 수 있었다. 때때로 노인 한 명의 고급정보는 부족 전체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다. 이처럼 문자가 발명되기 전까지 노인은 중요한 생존정보의 전달자였다. 한자 '놈 자(者)'의 자원에도 이러한 의미가 숨겨져 있는데 '노인()이 이것저것 가려서 말한다(白)'라는 뜻이다. 그래서 특정분야 전문가에 '자(者)'자가 많이 붙는다. 그런데 '놈'이라는 칭호가 붙은 것은 노인이 잘난 척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이 놈 제법 좀 아는데!") 늙으면 대체로 말이 많아지고 아는 척을 많이 하는 법이다. 노인들이여(나도 늙으면 노인이 되겠지만), 현대사회에서 젊은이들에게 공경받고 싶다면 하고 싶은 말과 아는 체를 줄이시는 지혜를 발휘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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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운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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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을 받고 싶다고 어디 받을수 있나 보제, 말많은건 오히려 당신이요,당신 늙으면 돼게 말 겠다. 좀 안답시고는 너나잘해라

김미행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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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이익같은 선배도 말년에 단기 기억상실을 겪었다고 하시네. 일자무식인 어머님은 70대가 되니 성격이 변해서 드세지고 매사에 이제는 안 참고 살겠다면서 본능대로 말하고 행동하신다. 외로우니 사람을 만나면 말도 안되는 소리를 끝도 없이 반복해서 질리게 만든다. 착하고 점잖던 본래 모습은 간 곳 없이 사라졌다.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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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운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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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해도 어찌 이렇게 하나, 딸은 엄마 닮는 것도 모르고...

김종현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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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질 하면서 50살 까지 사는 삶을 내시로 백년을 사는 삶과 어찌 비교하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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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태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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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워야 오래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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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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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의 빈곤인지, 연구의 빈곤지 모르나 인물 소개의 현란함 보다는 좀 더 실제적인 농암가의 장수 비결을 정리해 오늘의 우리의 실정에 맞게 소개했더라면 더 좋았을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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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원종 썸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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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논설위원 께서 본업인 글 쓰기보다 부업인사회 활동에 바쁘신게지요. 이정도도 삭제 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