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방파제 뒤로 한 해가 저물어 갑니다. 팽목항에 어둠이 깔리면 거친 맹골수로에서 시작된 사나운 바람이 쉴새없이 몰아칩니다. 모든 걸 그대로 얼려버릴 것 같은 차가운 바다. 칠흑보다 더 캄캄한 바다. 그곳에 우리 아이들이 잠들어있는데도 새해는 찾아올 모양입니다. 단원고 학생 조은화·허다윤 양, 남현철·박영인 군, 양승진·고창석 선생님 그리고 일반인 탑승객 권재근씨와 아들 혁규군, 이영숙씨. 2014년은 우리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습니다. 잊고 싶은 한 해였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기억해야합니다. 9명의 실종자와 가족들 그리고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몬 어른들의 잘못을.
/진도=최현배기자 cho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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