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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적설량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설경

화이트보스 2015. 1. 20. 15:49

엄청난 적설량이 만들어낸 환상적인 설경

도동에서 정상까지 왕복하는 코스 인기

글 | 김기환 월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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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울릉도는 말 그대로 설국(雪國)이다. 폭설이 한 번 지나가면 엄청난 눈이 섬을 뒤덮어 옆집도 오가기 힘들게 되는 곳이다. 특히 산 위의 적설량은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바닷가보다 훨씬 많고 잘 녹지도 않는다. 덕분에 울릉도 성인봉은 겨울철 눈꽃 산행지로 언제나 인기다. 특히 동해 바다의 습기를 머금은 눈이 나무와 바위에 붙어 만들어 내는 설경은 환상적이다. 
 
울릉도는 성인봉을 중심으로 내리뻗은 세 가닥 굵은 산줄기가 뼈대를 형성하고 있는 섬이다. 나리분지는 북동쪽과 북서쪽으로 뻗어나간 산줄기 사이에 둥지를 틀었고, 도동항은 남쪽으로 흘러내린 산줄기의 동쪽에 자리를 잡았다. 성인봉 주등산로는 도동항에서 성인봉 남동릉을 따라 나 있다.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984m)은 해발 고도가 1,000m에 가까운 산이다. 배가 닿는 도동항에서 출발해 정상에 오르려면 산 높이만큼 고도를 올려야 한다. 산길에 눈까지 깊게 쌓인 상태라면 결코 만만한 산이 아니다. 하지만 폭설이 내리면 울릉도 산악인들이 방문객을 위해 길을 뚫어두기 때문에 정상까지 오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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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방으로 막힘 없는 조망이 펼쳐지는 성인봉 정상.
 

성인봉 산행은 여객선 선착장인 도동항에서 시작한다. 도동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산 쪽으로 올라가면 커다란 고가도로가 보인다. 이 부근에서 오른쪽으로 대원사 가는 길이 나 있다. 대원사 가는 길 입구에 안내판이 서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원사 방향으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타고 10분쯤 오르면 성인봉 등산로가 시작된다.
 
산길을 따라 오르다 마지막 집을 지나면 휴식장소가 나온다. 이어 478.5m봉 북사면을 가로지르는 산길이 나타난다. 고도가 높아지는 이 부근부터 눈이 눈에 띄게 깊어진다. 산길 주변에 자라는 나무가 한결 굵어지며 숲도 짙어진다. 굵고 시원스런 활엽수에 쌓인 하얀 눈꽃을 보면서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516.7m봉 북사면으로 접어들면 추락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고정로프가 설치된 지점이 나타난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아이젠을 신고 조심스레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다. 이후 간이휴게소를 지나 가파른 길을 오르면 도동~성인봉 간 등산로의 중간휴식처로 이름 높은 팔각정이 나온다. 이 정자에서 보는 내려다보는 동해의 조망이 시원스럽다. 도동항에서 팔각정까지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팔각정 이후 산길은 능선 오른쪽 사면을 타고 계속되다 바람등대라 부르는 능선 상의 안부에 이른다. 도동에서 팔각정~바람등대로 이어지는 코스는 사면을 가로지르는 산길로 걷기 수월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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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울릉중계소 들머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설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멋진 겨울풍경을 연출한다.
 

아름드리 수목이 가득한 바람등대를 지나면 경사가 다소 급해진다. 하지만 성인봉까지 널찍한 능선길이 이어지며 길을 찾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 통나무 계단이 곳곳에 눈에 띄는 널찍한 길을 따라 15분쯤 오르면 헬기장이라 부르는 쉼터가 나온다.
 
헬기장에서 정상까지는 10분 거리. 정상에는 ‘聖人峰’ 한자가 새겨진 표지석이 서 있는데, 겨울철에는 눈에 묻혀 있기 십상이다. 표지석 바로 옆 바위에 올라서면 성인봉 일대의 산세와 바다가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정상 20m 북쪽 아래에 조망대가 있는데, 그곳에서 보는 북쪽 경치가 막힘이 없다. 북서쪽으로 뻗은 형제봉~송곳봉 능선과 나리분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겨울철에는 정상에 오른 뒤 올라온 길을 되짚어 하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리령 방향으로 길이 잘 나 있다면 그쪽을 이용해도 된다. 정상 직전의 쉼터에서 서쪽 아래로 나리분지로 가는 등산로가 나 있다.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둔 급경사 길을 20분쯤 내려가면 나오는 작은 공터에서 우측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나리분지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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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도 성인봉 개념도

 
교통 울릉도행 여객선은 겨울에는 포항에서만 뜬다. 겨울에는 풍랑으로 결항하는 경우가 잦아 사전에 확인이 필수다.
 
울릉도 여객선을 운영하고 있다. 대저해운 (www.daezer.com), 태성해운(www.tssc.co.kr) 홈페이지에서 운항 일정을 미리 알아봐야 한다. 문의 울릉도 도동 여객선터미널 054-791-0801~3.
 
포항에서 오전 9시와 9시 40분, 울릉도에서 오후 2시와 3시 출발. 3시간 소요. 1등실 기준 포항~울릉 편도 6만4,500원.
 
숙식(지역번호 054) 콘도형 숙박시설인 울릉콘도(791-1020, 1015)를 비롯, 도동항 인근에 숙박업소가 밀집해 있다.